성공하는 스타트업의 다섯 번째 습관
*참고 도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The 7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결론부터 말하면,
대화할 때에는 상대를 먼저 이해하고, 다음에 나를 이해시킨다
대인관계에서 Think Win-Win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네 번째 습관은 그야말로 'Think', 생각에 관한 습관입니다. 생각만 하면 Win-Win의 결과를 만들 수 없습니다. 대화가 필요합니다. 좁게 보면 대화, 넓게 보면 소통이 필요합니다. 다섯 번째 습관은 Win-Win을 실현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습관입니다. 물론 대화의 끝이 무거래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에게 나를 이해시키는 최선의 노력을 해보는 것이 다섯 번째 습관입니다. 다섯 번째 습관의 키워드는 단연코 '이해'입니다.
처음 연기를 배울 때 햄릿의 독백으로 연습하던 날이 있었습니다. 흔히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로 번역되는 햄릿의 대사입니다. 다음 대사는 기억나지도 않는데 그날 수업에서 '이해'에 관해 배운 것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화두는 햄릿을 이해할 수 있는가? 였습니다. 햄릿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 햄릿의 마음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햄릿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햄릿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햄릿을 우유부단한 인물쯤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에 당신의 삼촌이 당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당신의 어머니와 결혼한다면 어떨 것 같나요? 상상조차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햄릿은 그런 일을 겪은 사람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아버지의 귀신을 봅니다. 삼촌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미친 척하며 살아갑니다. 실제로 미쳐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치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살아야 할지 죽어야 할지, 존재해야 할지 사라져야 할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과연 햄릿은 우유부단한 사람일까요? 햄릿 같은 상황을 겪은 사람에게 함부로 우유부단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햄릿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10여 년 전 연습실에서는 달랐습니다. 햄릿의 마음이 이해되냐는 선생의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했습니다. "네! 이해되는데요." 무식했고 용감했습니다. 연기력은 표현력이 아니라 이해력입니다. 인물을 잘 이해하면 잘 표현됩니다. 저는 아직 햄릿을 잘 표현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날 이해는 그리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해한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당시에는 연기를 배우면서 한창 The 7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이하 7Habits) 프로그램을 강의하던 때였습니다. 자연스레 다섯 번째 습관이 떠올랐습니다. 이해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거라면 '먼저 이해하고, 다음에 이해시키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상대를 이해하는 게 먼저인데, 상대를 이해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다음에 이해시키기' 까지는 엄두도 못 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Win-Win을 실현하려면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서전적 반응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서전적 반응은 상대를 먼저 이해하는데 방해가 되는 습관입니다. 첫 번째 습관에서 다룬 일종의 반사적인(Reactive) 반응입니다. 반사적인(Reactive) 반응은 주도적(Proactive)이지 못한 반응입니다. 습관적으로 자사전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첫 번째 습관이 훈련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S-T-C (Stop-Think-Choose) 하지 못하면 대화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주도적인(Proactive) 반응과 반사적인(Reactive) 반응을 아래 그림으로 다시 보고 가겠습니다.
위 그림을 다섯 번째 습관에 적용해보겠습니다. '자극'에 해당하는 것이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입니다. Proactive하지 못하고 Reactive 한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반사적으로 반응합니다. 즉 자서전적 반응을 보입니다. 더 쉽게 말해서 자기 마음대로 받아들입니다. 듣고 싶은 대로 듣고, 보고 싶은 대로 봅니다. 스티븐코비는 특히 상대의 말을 들을 때 자신의 추론, 경험, 선입견, 편견, 가치관 등으로 걸러낸다고 설명합니다. Reactive 한 사람들은 자신이 자서전적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알아차리지(self-awareness) 못합니다.
누구에게나 멘탈모델(Mental Model)이 있습니다. 멘탈 모델이란 생각하는 방식입니다. 세상을 이해하거나 추론하는 사고 모델입니다. 7Habits에서 말하는 패러다임(paradigm)과 같은 개념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멘탈모델에 따라서 자사전적 반응을 합니다. 일종의 자기중심적 편향(Egocentric Bias)이 일어납니다. 7Habits에서는 자서전적 반응으로 탐색(probing), 충고(advising), 평가(evaluating), 해석(interpreting)을 꼽습니다. 모두 좋은 의도가 담겨있을 수 있지만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습관에서 강조한 Self-awareness 가 필요합니다. 혹시 내가 상대의 말이나 행동을 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도 모르게 상대를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추론을 위해서 정보를 탐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섯 번째 습관 역시 첫 번째 습관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에포케(epoche), 즉 '판단 중지'라는 말처럼 Stop 해야 합니다. 그리고 Think Win-Win 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반응을 Choose 해야 합니다.
자서전적 반응을 하지 말고 상대를 이해하라고 해도 어떻게 이해하냐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잠깐 네 번째 습관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Win의 의미는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면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세 번째 습관으로 더 가보겠습니다. 상대방 역시 가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상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면 상대방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소중한 것을 먼저 하고 싶은 만큼 상대방도 소중한 것을 먼저 하고 싶을 겁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는 상대방의 미션(사명)과 비전으로부터 나옵니다. 두 번째 습관에서 다룬 '끝'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원하는 삶, 상대방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이해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7Habits에서는 공감적 경청으로 상대를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먼저 이해하기'에 대한 내용입니다. 다섯 번째 습관은 '먼저 이해하고, 다음에 이해시켜라'입니다. 이제 이해시키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할 차례입니다. 다섯 번째 습관은 마냥 들어주라는 게 아닙니다. Think Win-Win이 먼저입니다. 대화의 끝이 무거래로 끝날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이해하고, 최선을 다해 이해시켰지만 결과는 무거래일 수 있습니다.
7Habits에서는 이해시키는 방법 중 하나로 'I Message'를 제안합니다. '나 전달법'으로도 알려진 I Message는 토마스 고든 (Thomas Gordon)이 소개한 대화 방식입니다. I(나)를 주어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반대 개념을 You Message, '너 전달법'이라고 합니다. You Message는 You(너)를 주어로 상대의 행동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You Message는 I Message에 비해 상대를 방어적으로 만들거나 저항감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데는 You Message보다 I Message가 효과적입니다.
처방하기 전에 진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