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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화 Feb 09. 2020

1-2. 첫 번째 습관 사례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첫 번째 습관

모튼 섬 Moreton Island  탕갈루마 리조트 Tangalooma Island Resort 객실에서 찍은 사진


호주 대륙의 오른쪽 가운데쯤 브리즈번 Brisbane이 있다. 그곳에서 배를 타고 동쪽 바다로 나가면 모튼 섬 Moreton Island이 나온다. 섬의 서쪽 해안은 내가 아는 단어로 형언하기 싫을 만큼 아름다웠다. 탕갈루마 리조트는 모든 객실이 오션 뷰지만 특히 2층 객실에서 본 바다와 하늘은 어마어마했다. 해변에 앉아 있으면 오늘이 저물어 가는 것이 아쉬웠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일몰이 장관이라는 것이다. 그냥 멍하니 해변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내가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 같은 착각을 만끽했다.



그런데,


일몰을 보지 못했다…

구름이 해를 점점 가리더니 바다와 해가 닿을 때쯤엔 아예 보이지 않았다.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한 노을 색으로 잠시 괜찮았지만 그래도 꽤 서운했다. 아쉬웠다. 뭔가 운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다는 이상한 감정들이 나를 휘감으려 할 때 번뜩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다른 감정을 선택하고 싶었다. 어차피 내가 구름을 걷어버릴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이곳의 다른 아름다움을 만끽하자고 생각했다. 얼른 여전히 시원한 바람과 맥주, 가슴이 뻥 뚫리는 파도로 눈을 돌렸다.




첫 번째 습관의 예를 들어 달라고 해서 예전에 쓴 글에 덧붙여 봅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서 선택의 자유를 경험했던 소중한 기억입니다. 물론 저도 자주 저러진 않습니다. 열심히 설명하고 있지만 실천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같이 힘을 내보시죠!


호주의 날씨, 구름이 해를 가린 건 저에게 주어진 ‘자극’입니다. 첫 번째 습관은 자극이 주어졌을 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반응을 선택하자는 것입니다. 그게 주도적인 반응이라고 했습니다. 구름이 해를 가렸을 때 아쉽고, 서운하고, 운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아쉬움, 서운함은 김정입니다.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건 생각입니다. 자아의식(self-awareness)을 발휘해서 나의 감정과 생각을 겨우 알아차렸습니다. 그럼 그 순간 제가 원하는 것은 뭐였을까요? 짜증내고 욕하며 아내 기분까지 나쁘게 하고, 여행을 망치는 것이었을까요? 그렇다면 저는 지금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나름 신혼여행이었거든요. 저의 욕구는 행복한 기분으로 여행을 즐기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제가 원하는 결과였습니다. 그래서 의지를 발휘했습니다. 인간의 4가지 천부능력 중에 하나라고 했던 ‘독립의지’ 말입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저는 얼른 다른 곳에 집중하는 반응을 했습니다. 실제로 아내에게 바람이 시원하다고 말했습니다. 맥주도 한 모금 들이켰습니다. 희한하게 기분이 괜찮아졌습니다. 호주 하늘의 구름이 해을 가린 것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었습니다.


자극: 구름이 해를 가림
자극과 반응 사이 : 자아의식을 발휘해서 서운하고 아쉬운 감정과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알아차림, 여행을 잘 마치고 싶다는 욕구를 알아차리고 독립의지를 발휘함
반응: 파도와 맥주로 눈을 돌림


인간은 감각한 것만 지각할 수 있습니다. 지각보다 감각이 먼저입니다. 감각하지 못한 것은 지각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감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자극’입니다.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고, 향기를 맡는 것이 자극입니다. 이런 자극들을 감각한 다음 지각이 일어납니다. 결국 Stop-Think-Choose는 감각-지각-행동 과정에서 주도성을 발휘하자는 뜻 입니다.


여기까지가 세 가지 핵심 개넘으로 요약했던 첫 번째 습관의 예시입니다. 원래 책에는 훨씬 많은 분량의 다양한 개념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영향력의 원’이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주도성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은 분은 아래 내용을 이어서 보시길 추천합니다.




바람의 방향과 비 오는 하늘과 따가운 햇살을 통제할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돛을 만지고, 우산을 챙기고, 선글라스를 끼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저것 때문에 누구 때문에 내 맘대로 안되니 속상할 수 있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건 분명하다. 그런데 계속해서 무언가로 인해 속상해하고, 답답해하고, 안타까워하다 보면 오히려 다른 무언가가 아닌 내가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꼴이 된다. 속상함, 답답함, 안타까움을 애써 붙잡고 있는 셈이다. 얼른 놓지 않으면 감정의 늪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뭐지?


이렇게 물어야 한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으로 부터 오는 감정에 휩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일단은 벗어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얼른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수용해야 한다. 통제 가능한 것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를 관리하는 길이다.


출처: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통제 가능한 것'과 '통제 불가능한 것'에 대해서 스티븐 코비(Stephen Richards Covey)는 영향력의 원(circle of influence)과 관심의 원(circle of concern)으로 설명한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은 관심의 원이고 돛을 조정하는 일은 영향력의 원이다. 영향력의 원은 우리가 영향력, 즉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들이 속한 영역이다. 관심의 원은 우리가 관심만 있을 뿐 영향력이나 통제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들이 속한 영역을 말한다. 내가 어떤 영역, 즉 어떤 원에 더 집중하는가는 나의 Proactivity 수준을 말해준다.


흥미로운 것은 영향력의 원이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는 것!


출처: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Proactive한 사람들이 가진 에너지의 본질은 영향력의 원을 크게 만드는 특성이 있다.


우리가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해서 노력할수록 우리의 통제력은 커진다. 해를 가리고, 비를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날씨가 나를 통제하는 상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산을 쌓아 바람의 흐름을 바꾸면 적어도 내가 있는 곳의 날씨는 바꿀 수도 있다.


바람은 움직일 수 없지만 돛은 움직일 수 있다
해는 가릴 수 없지만 눈은 가릴 수 있다
비는 멈출 수 없지만 우산은 펼 수 있다


 누군가 바람의 방향을 탓하는 동안 누군가는 돛을 조정한다. 누군가 따가운 햇살을 탓하는 동안 누군가는 선글라스를 낀다. 누군가 비 오는 하늘을 탓하는 동안 누군가는 우산을 편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만약 당신이 바람의 방향과 따가운 햇살과 비 오는 하늘을 통제할 수 있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날씨를 보며 마음껏 탓하고, 욕하고, 저주하고, 비난하고, 공격해도 괜찮다. 그렇지 않다면... 영향력의 원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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