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이론 편 : 발성 편

목소리 훈련 왜 해야 해? 메라비언의 법칙

by mbly

호흡훈련 편 다 읽고 오셨나요?


이렇게 호흡 훈련으로 만든 깊고 단단한 숨에 소리만 얹으면, 발성이 잘 되는 겁니다.


설명 끄읕.


아니요, 차근차근해 봐야죠.


호흡훈련이 더 쉽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발성훈련이 더 쉽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더 쉬운 것부터 공략해 나가시면 됩니다.


발성이 잘 되면 호흡이 저절로 잘 된다고 볼 수 있고, 호흡이 잘 되면 발성도 쉽게 잘 되거든요. 이건 나중에 발음 훈련으로 가서도 마찬가지예요. 발음이 잘 되면 발성도 잘 되고, 또 호흡도 잘 되고요, 순서를 달리해도 마찬가지예요.


호흡 → 발성 → 발음

발음 → 발성 → 호흡

발성 → 호흡 → 발음


나에게 편한 것 먼저 공략해 보세요. 순서가 중요한 것은 아니랍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발성훈련 이야기를 해볼까요?


발성 훈련, 목소리를 좋게 만드는 훈련이죠. 근데, 왜 목소리가 좋으면 좋을까요?


아니 뭐 누구나 아나운서를 할 것도 아니고, 성우를 할 것도 아니잖아요? 목소리라는 게 다양할 수도 있는 거지.


맞습니다. 다르니까 매력적인 거 맞아요. 그런데 요 이야기를 좀 들어보세요.



제대로 표현해야 오해하지 않는다.



우리가 면접을 보러 갔다고 칩시다. ‘나는 여기에 뽑힐만한 사람이다. 주체적이고 자신감 있고 도전정신이 강한 사람이다. ‘ 요걸 이야기하고 싶단 말이죠? 그런데 목소리가 너어무 떨리는 거예요. 뭐 거의 소리가 새어 나오다시피 하면서 들릴락 말락 하게 말을 했다고 쳐요.


어때요? 주체적으로 볼까요? 자신감 있게 들릴까요? 도전정신이 읽힐까요?


아마도 아닐 겁니다.




제가 아나운서를 하면서도 아나운서 시험을 보러 다녔어요. 지역방송국의 아나운서들은 기한이 정해진 계약직이 대부분이고 재계약이 정말 어렵거든요. 내 살 길을 내가 찾아야 해서 회사에 피해를 안 주는 선에서 틈을 내어 시험을 보러 다녔습니다.


저는 경력이 있으니까 면접에서 노련미를 뽐내고 싶었어요. 뉴스 진행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MC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저는 여러 번 해봤으니까 면접에서도 잘할 수 있겠더라고요. 돌발 상황도 여러 번 경험해 봐서 어느 정도 대처 노하우가 쌓인 상태라 즉흥 스피치에도 자신이 있었죠.


그런데 이게 웬걸. 면접장에 딱 들어갔는데 목소리가 달달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러운 미소는커녕, 웃는 눈 모양이긴 한데 동공에 생기가 없고, 입꼬리는 한쪽은 올라가고 한쪽은 내려가고. 엉망진창이었지요.


목소리가 달달 떨리니까 이게 자꾸 신경이 쓰이면서 호흡도 더 가빠지고, 호흡이 가빠지니까 좋은 소리가 나오질 않더라고요. 부드럽고 안정적인 중저음은커녕, 갈라지고 꺾이고... 입으로는 '저는 노련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목소리는 완전 생초보, 날 것의 느낌...


앞에 계신 면접관들은 어떻게 들으셨겠어요? 노련미를 느끼셨겠어요? 아니겠죠.


'쟤는 경력도 있다는 애가 왜 저렇게...' 아마도 이렇게 느끼지 않으셨을까요..


말하는 제 귀에도 들리잖아요. '내가 말하는 내용과 표현하는 목소리가 다르다.. 생초짜의 목소리로 노련미를 자랑하고 있다니... 오 마이갓.' 내가 지금 잘못하고 있다는 걸 너무 잘 알겠으니까 더 혼란이 오면서 면접관이 뭘 물어봤는지도 잊어버렸습니다.



00번 지원자, 지금 제가 뭘 물어봤죠?



면접장에서 이런 질문 들어보셨나요? 망했다는 얘기죠.....


제가 가지고 간 답변 대본은 완벽했어요. 기승전결 짜임새가 있었고 근거도 명확했죠. 그런데 목소리가 내용을 제대로 드러내질 못했습니다. 면접관들은 내용이 아니라 표현, 목소리 먼저 머릿속에 들어왔을 거고요.


“저는 긴장하지 않았습니다..” (동공이 흔들리며.. 목소리가 기어 들어가며..)


이쯤에서 이 이론 하나를 이야기할게요.



메라비언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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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심리학자 메라비언 박사가 주장한 커뮤니케이션 이론입니다. 우리가 누굴 딱 봤어요. 근데 어떤 사람은 참 호감이에요. 근데 어떤 사람은 주는 거 없이 비호감일 때가 있잖아요? 이걸 뭘 보고 결정하냐.. 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눈 : 시각 정보



제일 크게 영향을 미치는 건 눈으로 보는 거, 눈에 들어오는 정보가 55%만큼 영향을 줍니다.


20231012_105309.jpg 얼굴이 다했다



왜 아기들이 이쁜 사람을 더 좋아한다고도 하고, 투표할 때 "아이고~ 이번 누구 후보는 인물이 훤하구먼~" 이런 것도 중요하게 보고 그러잖아요? 정치인, 공인들이 본인의 이미지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게 괜히 그러는 게 아니죠. 시각적인 정보가 큰 영향을 미치니까.


바디랭귀지도 시각적인 정보죠? 이 사람이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는가?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가? 아니면 따뜻하고 다정하게 느껴지는 제스처를 보여주고 있는가? 자신감 있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 요런 정보들이 의식하는지도 모르게 의식 속으로 들어간다는 거죠. 나도 모르게 이걸로 상대방을 판단하고 있다..



2) 귀 : 청각정보


두 번째로 영향을 미치는 게 목소리나 말투 같은, 귀로 듣는 정보예요. 38%.


20231012_105403.jpg “잘 자요~”



똑같은 말이라도 어떤 목소리가 들리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해 다르게 인식합니다.


유재석 씨의 이미지가 데뷔 초반과 지금 확연히 다르잖아요. 유재석 씨 데뷔 초반부터 그를 좋아한 팬은 그리 많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유느님이죠. 남녀노소를 떠나 호불호가 거의 없는 - 불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거예요. 마냥 웃기기만 한 개그맨이 아니라 신뢰감까지 느껴지는 지금의 모습에는 그의 목소리도 일조를 했을 거예요. 데뷔 초반에는 얇고 톤이 높은 소리를 많이 냈는데 지금은 중저음으로 단단해지고 명료해졌습니다. 편안하면서도 귀에 쏙쏙 꽂히죠.




3) 내용 정보



마지막으로 호불호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말의 내용입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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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기소개하라고 하면 어떤 생각 먼저 해요?


‘뭐라고 하지?’부터 생각하잖아요? ‘어떻게 표현하지?’ 이런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그런데 막상 자기소개를 하고 나서 사람들은 내가 뭐라고 말했는지는 잘 기억을 못 해요. 활짝 웃었다거나 빨간색 바지를 입었다거나 이런 것만 기억한단 말이죠.



“아 참, 그때 빨간 바지 입었던 사람이 너였어?”

“야, 너 그때 땀 뻘뻘 흘리고, 염소 목소리 내고, 진짜 긴장했었잖아?”



나중에 물어보면 이렇게 기억하고 있단 말이에요. 뭐라고 했는지, 내용은 7%밖에 영향을 못 미치니까 그렇습니다.


그런데 하나 더 생각해야 할 것은 그렇다고 해서 내용을 대충 준비해도 괜찮다는 건 아닙니다.


강의 준비를 하는데 '뭘 전달해 줘야 할지, 흐름을 어떻게 이어갈지, 질문은 뭘 던질지' 이걸 하나도 생각 안 하고 갈 수는 없잖아요? 마냥 '재밌게 해야겠다, 웃겨줘야겠다' 이러고 강의를 갈 순 없단 말이에요. 그럼 이게 무슨 소리냐.


그냥 말하면 내용은 7%밖에 상대에게 안 들어가니까, 100% 잘 들어가게 나머지 요소들을 잘 활용을 해야 한다.


시각적인 요소, 태도나 제스처나 미소나 이런 것들 그리고 청각적인 요소, 말투나 목소리나 억양이나 이런 것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내용을 최대한 잘 살려보자!라는 겁니다. 되셨죠?


자, ‘제대로 표현해야 오해하지 않는다.’ 여기에서부터 메라비언의 법칙까지 왔는데요, 정리해 볼게요.




우리가 지금 스피치를 배우면서 발성훈련을 해야 하는 이유는, 내용을 제대로 실어서 보내주려고였어요.


그럼, '나는 자신감이 있다'라는 내용을 표현해야 하는 분은 자신감 있게 표현하는 목소리를 가져가시고, '당신은 나를 믿어도 좋다'라는 내용을 표현해야 하는 분은 신뢰감 있게 표현하는 목소리를 가져가시고,


또 '나는 따뜻한 사람이니 나에게 의지해도 좋다'라는 내용을 말하고 싶은 분은 따뜻한 목소리를 가져가시는 거예요. 그렇게 각각의 목표에 맞는 발성훈련을 지금부터 해보시는 거지요.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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