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인문학 1】
빛이 있어 세상이 있고
빛이 사라지면 세상도 사라져.
빛이 있어 색이 있고
색이 있어 청산도의 봄도 있어.
갑자기 빛이 사라지면
빛과 색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궁금했어.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크고 작은 대회에서 상을 타기도 했지. 그러면서 점차 색의 유혹에 빠지고, 색이 없는 세상을 상상도 해봤어. 색이 없는 세상? 상상만 해도 삭막하고 끔찍하잖아. 그래서 색의 근원을 찾다 보니 가시광선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어. 가시광선은 또 무얼까. 그것을 알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빛과 색의 인문학>이라는 제목으로 묶게 된 거야.
글을 쓰다 보니 물리학 이야기가 많이 나와. 뉴턴, 아인슈타인, 오펜하이머 등 쟁쟁한 물리학자들의 이름이 등장했어. 그들이 말한 법칙을 들으면서 점차 황홀경에 빠졌어. 물리학이 어렵긴 하지만 무척 아름다운 학문이라는 것도 알았어. 따로 공부하고, 동시에 온오프라인 수강을 통해 '빛과 색채'에 관한 지식을 축적했어. 이걸 바탕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거야. 그렇더라도 글의 내용을 검증하고 감수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했어. 자칫하면 근거가 약한 개인적인 주장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고 고민했지.
내용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작업을 생성형 AI인 챗GPT-4와 함께한 거야. 과학적이고 이론적 근거가 필요한 내용은 관련 자료의 출처를 밝히면서 일일이 챗GPT-4와 함께 검증했어. 덕분에 이론적 틀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었지. 물론, 챗GPT-4가 아직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물리학과 미학의 전문 지식을 확인하는 데는 큰 도움을 받았어. 브런치를 통해 공개한 글들을 다시 GPT-4의 검증을 받아 필요한 부분만 수정했어.
갑자기 빛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햇빛뿐만 아니라 별빛과 심지어 인간이 만든 형광 등 불빛마저 사라지면 사람이 살 수 있을까? 그런 세상이 어떤 건지 상상조차 힘들어. 필름 사진을 현상하는 암실을 떠올려 봐. 바늘구멍만 한 불빛도 허용하지 않는 절대 어둠의 방에서 사람은 살 수 없어.
빛은 세상을 따뜻하게 해 주지. 태양 빛은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에게 에너지와 열을 선물해. 아무런 대가 없이 공짜로 무한의 에너지를 퍼 주지. 빛이 없으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세상은 꽁꽁 얼어버리겠지. 약 50억 년이면 태양의 수명이 다한다고 하니 그때는 빛이 사라지겠지. 빛은 세상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보면 될 거야.
세상은 빛과 함께 시작했어. <창세기> 이전의 세상은 빛이 없는 세상이었어. 하나님께서 "빛이 있어라!" 하고 말씀하시자 빛이 생겼다고 해. <빅뱅> 이전의 세상은 어떨까? 알 수 없지만, 밀도와 중력이 무지하게 높은 어둠의 세상이 아니었을까? 약 138억 년 전 우주 대폭발 이후 은하와 항성, 그리고 행성 등 수많은 별이 만들어졌어. 이러한 별들은 그 자체로 빛을 발산했어. 그리고 약 46억 년 전에 우리의 태양이 탄생했지.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천체들의 무리를 태양계라고 해. 여기에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의 8개의 행성이 있어. 또한 이들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들도 있어, 그중에서 지구 주위를 도는 것은 달이지. 태양계의 모든 천체는 햇빛을 받고 있어. 지구보다 태양에 가까운 행성은 낮의 온도가 매우 높으며, 반대로 지구보다 더 먼 행성의 온도는 매우 낮아.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우리에게 딱 좋은 햇빛과 온도를 제공하는 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야.
키다리 아저씨 태양
우주가 얼마나 거대한지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알 수 있어. 수없이 많은 별들이 쏟아지는 것을 볼 수 있어. 우리의 태양계는 그중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해. 태양계가 속한 은하계, 즉 은하수보다 훨씬 큰 안드로메다 은하에는 약 1조 개의 별이 존재한다고 해. 우주는 그보다도 훨씬 넓고 아득하며, 더 큰 별 무리가 무수히 많아.
우주에 있는 별들이 아무리 많아도 우리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진 않지만, 태양은 그렇지 않아. 태양이 없다면 지구의 생명체는 하루도 버틸 수 없을 거야. 태양은 태양계 전체 질량의 99.86%를 차지하며, 나머지 행성과 위성들의 질량 합계는 0.14%에 불과하다고 해. 이를 통해 태양의 엄청난 힘을 짐작할 수 있어.
태양의 거대한 질량은 주변의 물질을 자신을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중력을 만들어냈어. 이 중력 덕분에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안정적으로 돌 수 있게 되었지. 그 결과로, 태양계 안의 행성들이 다른 별들과 충돌할 위험이 크게 줄어들었어. 태양은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열과 빛을 생성해, 태양계 안의 모든 별들에 에너지를 제공하고 있어.
지구의 생명체에게는 빛이 정말로 소중한 존재야.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빛을 에너지로 변환하며, 이 과정에서 산소를 생성해. 이 산소는 우리 사람들과 다른 동물들이 호흡하기 위해 필요하잖아. 또한, 광합성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하면서 우리의 환경을 좀 더 건강하게 유지해 줘. 식물이 성장하면서 생기는 에너지는 모든 생명체의 주요 에너지원이 되는 거야.
태양의 빛 덕분에 우리는 사물을 볼 수 있고, 낮과 밤을 경험할 수 있어. 빛은 의학부터 예술, 통신 분야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 적당한 햇빛 아래에 있으면, 우리의 몸에서는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이 분비된다고 해. 그렇다면 빛은 지구의 생명체에 아무런 대가 없이 다양한 이점을 주는 '키다리 아저씨'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빛은 그저 가시광선뿐이 아니야. 감마선에서부터 극저주파까지, 다양한 파장의 빛이 존재해. 이 중에서도 엑스선이나 자외선처럼 파장이 짧은 빛은 에너지가 매우 강렬해서, 직접적으로 받으면 위험할 수도 있어.
청산도의 빛은 초록이야
태양이 뿜어내는 전자기파는 하나하나가 빛이고, 전부가 빛이야. 그중 우리 눈에 보이는 380~750nm 사이의 파장을 가시광선이라고 해. 우리가 말하는 빛이 바로 이거야. 가시광선이 미세한 입자와 부딪힐 때, 파장이 산란하면서 세상의 색을 뿌리게 돼. 그 덕분에 우리는 무지개색을 볼 수 있는 거야.
3월의 공기는 여전히 맵고 차가워. 여물지 못한 어린 고양이 앙칼진 발톱 같은 바람이 얼굴을 스쳐. 도시의 겨울이 떠나기 싫어 한참을 뭉그적거리고, 아침과 저녁으로 늦은 겨울이 똬리를 틀고 버티지. 그렇지만, 남녘의 푸른 섬, 청산도(靑山島)에는 가장 일찍 봄의 색깔이 찾아온다고 해. 겨우내 노지에서 자란 초록 봄동 수확으로 섬사람의 손길이 바빠지면 봄볕이 완연하지.
봄 햇살을 받은 섬은 온통 초록으로 물들고, 봄 바다는 더 짙은 푸른색으로 변해. 그때부터 봄은 기지개를 켜고, 세상에 색을 뿌리기 시작하지. 남해로 오른 봄 햇살은 산수유의 노랑과 벚꽃의 분홍으로 남녘을 채색하지. 그 길을 따라 북상하면서 봄의 색깔을 마음껏 채색하지. 신의 붓질에는 자욱이 남지 않는다는 말이 있어. 깔끔하고 매끄러운 솜씨로 온산과 들에 천연의 색을 칠하지.
청산도의 초록은 봄 햇빛을 따라온 거야. 빛이 아득하고 멀면 섬은 여전히 겨울 색을 벗지 못해. 빛이 없다면 청산도의 아름다운 색도 없어지지. 색이 없는 섬을 생각해 봐. 상상이 가지 않을 거야. 섬은 색 없이 산 날이 하루도 없고, 색 없이 섬을 해 본 적이 없어. 빛이 생기는 순간 색도 생겼어. 색은 빛과 함께 있고, 빛이 없으면 색도 없어. 빛은 세상을 만들고, 색은 문명을 만들었다고 보면 돼. 빛과 색이 없었다면, 인류의 탄생도 문명도 없었어.
빛은 우리에게 많은 선물을 주었어. 그중에서도 색채의 선물 또한 너무 소중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야. 색이 없는 세상은 빛이 없는 세상, 즉 세상의 끝이라는 것을 뜻하지. 햇볕이 좋은 날에는 밖으로 나가 봐. 빛과 색의 향연을 즐기면 힐링이 되어 좋아.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발라야 해. 환경오염 때문에 오존층에 생긴 구멍으로 자외선이 쏟아질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