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
시작은 힘들고 외로워
작업 흥분할 때까지 기다려야 해
인내하고 격려하면서
학습과 운동은 재미가 있어야 해.
인간의 뇌는 태아 때부터 성장하기 시작하지. 아이가 처음 하는 학습은 놀이와 움직임이야. 아이들은 자라면서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잖아. 갓난아기 때는 눈을 맞추고, 웃고, 고개를 들기 시작해. 그러다가 몸으로 기다가, 어느 순간 일어서지. 넘어지기도 하며 걷기 시작해. 그때부터 아이는 놀이하고, 자전거를 타고, 공도 차. 이렇게 움직이고 운동하면서 쑥쑥 자라나. 아이의 머릿속 뇌도 움직임과 함께 자라나. 학습, 놀이, 운동은 뉴런과 시냅스의 연결망을 촘촘하게 만들어.
아이들이 뭔가를 제대로 배우고, 익히는 것은 중요한 일이야. 특히 3세 이후 배운 것들은 신경망의 장기 기억 저장소에 입력되기 시작하지. 6세나 8세 사이에 배운 것들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아. 이때 배운 수영이나 악기 연주하는 법은 어른이 되어도 기억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야. 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익히고 배우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도를 반복해야 해. 실패를 거듭하면서 아이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혀 오래도록 기억하는 거야.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야. 아이가 실패해도 부모는 격려해줘야 해. 부모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아이는 도전하고 실패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그 과정에서 아이의 뉴런은 자극받고, 시냅스는 확장하지. 두뇌 발달의 물리적 조건인 뉴런이 강화하고, 시냅스가 발달한다는 뜻이야. 아이를 격려하고 존중하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의 뇌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발달하지.
아이의 두뇌를 발달시키는 데는 학습과 운동이 큰 힘이 된다고 했잖아. 아이들이 즐기는 놀이도 운동이고, 운동장에서 뛰노는 것도 운동이야. 그 과정에서 세상 사는 법을 익히고 학습하는 거야. 아이들이 온몸을 사용해서 뛰고 달리면 아이들의 감각기관과 운동기관이 자극받아. 또 뇌의 운동과 감각에 연관된 많은 영역이 동시에 활발하게 움직여. 자극은 뉴런과 시냅스의 자양분이고 영양제이지.
아이는 태어나서 약 20년에서 25년 동안 부모의 지원을 받으면서 성장해. 그사이에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익힐 거야. 이렇게 익힌 것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고난과 역경을 이기는 데 큰 힘이 되지. 학습을 ‘놀이’처럼 하는 게 좋아. 이때 익히는 감정과 행동 반응은 우리 두뇌의 인지 기능을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돼.
10년의 규칙
새로운 기능을 배우고, 지식을 학습하는 데는 힘이 많이 들어. 6세가 지나고 초등학교 들어갈 때쯤이면 아이의 머릿속은 부지런히 시냅스의 가지치기를 해. 어떤 역량을 보존하고 강화할지 결정하지. 특히 이 작업은 사춘기까지 집중적으로 진행돼. 뇌의 가지치기 과정 때문에 운동선수나 예술가의 기량이 사춘기를 지나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거야. 그러니 뭔가를 배우는 일은 6세 전후부터 8세 이전에 체계적으로 시작하면 좋아. 아이의 두뇌 발달 상태에 따라 그 시기가 조금 앞당겨질 수도 있지만, 아이가 싫어하는 걸 너무 강압적으로 하는 건 좋지 않아.
미국 교육심리학자인 벤저민 블룸(Benjamin S. Bloom)은 ‘10년 규칙(10-year rule)’을 주장했어.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 이상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지. 올림픽 수영선수는 평균 15년, 세계 최정상의 피아니스트도 15년 동안 엄청나게 연습했어.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과학자, 수학자, 조각가 역시 예외 없이 최소한 10년 넘게 자기 분야에 몰두하고 기량을 갈고닦은 것으로 밝혔어.
미국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손(K. Anders Ericsson)도 최소한 10년 정도 노력해야 국제적 수준의 전문 기술 혹은 능력을 익힌다고 말했어. 그는 또 천재들이 반드시 남보다 뛰어난 머리를 갖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어. 그는 예술과 과학 분야에서 크게 성공한 인물들의 지능지수가 보통 사람들보다 약간 높은 115~130인 것이라고 주장했어. 그는 보통의 지능도 노력하면 얼마든지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어. 재미있는 사실은 어떤 재능이라도 시작한 지 10년 가까이 되었을 때 실력이 수직으로 상승한다는 점이야.
특히 에릭손은 10년의 규칙을 '1만 시간'의 단위로 환산한 개념을 소개했어. 우리가 매일 하루 3시간씩 공부하거나 운동한다고 생각해 봐. 1년 365일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면, 1년에 1,095시간이 돼. 이걸 10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면 약 1만 시간이 조금 넘어. 각 분야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기까지 적어도 1만 시간 이상을 노력한 결과라는 거야.
에릭손이 주장한 '1만 시간의 규칙'은 단순히 시간적 투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야. 그는 '목적 지향적 연습(Deliberate Practice)'의 중요성에 큰 중점을 두었지. 단순한 시간 투자보다는 그 시간 동안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습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어. 즉, 체계적이고 집중된 연습으로 1만 시간을 투자하면 그때 비로소 진정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야.
데이비드 솅크(David Shenk)와 앤더스 에릭손은 각각 모차르트가 천재인지, 아니면 지독한 연습 벌레인가를 조사했어.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모차르트의 어릴 때 작곡 실력은 높긴 해도, 솜씨 있는 어른에 비할 바는 아니야. 당시에는 모차르트 같은 어린 연주자가 드물었지만, 지금은 훨씬 많은 아이가 모차르트보다 실력이 훨씬 낫다고 해. 이들도 모차르트가 음악적 재능을 가진 건 사실이지만, 어릴 적에는 그리 놀랄 만한 천재는 아니라고 해. 모차르트는 자신의 음악성을 꽃피우기 위해 10년 이상을 노력했어.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혹독한 조기교육에 따라 오랫동안 자신의 실력을 연마한 거야.
신경세포들은 반복적으로 학습할수록 시냅스가 강화하고, 뇌의 구조적 변화를 유도해. 어릴 때부터 10년 이상을 집중적으로 배운 악기나 운동을 배운 사람의 뇌 피질의 크기는 사람보다 몇 배나 커다고 하지. 이런 사례는 많아. 좁고 미로 같은 런던 시내를 오랫동안 운전한 기사의 해마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크게 발달했다고 해. 런던의 수많은 거리, 랜드마크, 경로 복잡한 공간 정보를 학습하고 저장하는 해마가 발달했다고 해석하고 있어.
'작업 흥분'이 필요해.
이쯤에서 이야기를 정리할게. 조기 교육이 나쁜 건 아니야. 다만, 아이의 두뇌 발달 속도에 맞추는 게 좋다는 말이야. 그 나이에 맞는 학습은 아이의 두뇌 발달에도 도움이 되지. 무얼 하더라도 재미가 있어야 해. 처음에는 흥미가 없어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해. 아이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부모가 함께하고, 또 재미있게 하도록 지원해야 해.
운동을 하든, 공부를 하든, 책을 읽든 시작은 즐거워야 해. 그렇지만, 처음부터 재미있고, 즐겁게 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아. 심리학과 뇌과학의 용어 중에 '작업 흥분'이라는 단어가 있어.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는 미적거리다가 일단 작업을 시작하면 긍정적인 느낌이나 열정을 보인다는 뜻이지. 일이나 프로젝트에 몰입하고 열정을 느끼는 흥분 상태를 '작업 흥분'이라고 해. 이렇게 되면 사람은 성취감과 기대, 새로운 경험을 통해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되지. 머릿속에 보상과 쾌락, 동기부여를 강화하는 도파민이 생성되기 때문이야.
'작업 흥분'은 머릿속의 동기, 보상, 주의, 학습 등과 관련된 여러 뇌 영역을 활성화해. 이 과정에서 머릿속 도파민이 만들어져. 어떤 작업에 성공했을 때나, 그 작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 머릿속에서 쾌락 물질이 만들어진다는 거야. 이렇게 되면 계획, 의사결정, 동기부여 그리고 감정 조절을 책임지는 전두엽을 활성화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그것 말고도 학습과 기억 능력을 통제하는 해마의 기능도 향상해 주니까 일석삼조의 이득을 얻는 셈이지.
자, 이제 마무리할게. 새로운 학습을 시작하는 건 좋은 일이야. 처음에는 재미가 없어도 억지라도 시작해 뵈. 일단 탄력이 붙으면 스스로 재미를 만들 수 있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기를 존중하는 자존감이 상승하지. 아이들을 양육할 때 두뇌 발달에 따른 학습을 시작하고, '작업 흥분'의 원리를 잘 활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거야. 그래도 한사코 싫어한다면? '작업 흥분'을 일으키는 방법을 바꾸는 게 좋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