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꿈과 허영을 문장으로 남긴, 시대의 파티러버
“I was within and without,
simultaneously enchanted
and repelled
by the inexhaustible variety of life.”
나는 안에 있으면서도 밖에 있었고,
삶의 무궁무진한 다양성에
동시에 매혹되고 혐오를 느꼈어요.
– 『위대한 개츠비』 중
만약 1920년대를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을 딱 한 명만 꼽아야 한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스콧 F. 피츠제럴드를 택하지 않을까요.
재즈 시대(Jazz Age)의 화려함을 상징하는 작가이자,
스스로 그 시대를 만들어간 파티러버였기 때문이죠.
1920년대는
재즈와 샴페인, 파티들로 가득했던 시대였고,
그 중심에 그가 있었습니다.
1896년, 미네소타에서 태어난 피츠제럴드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문학적 감수성을 키우며
조금은 힘들게,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1920년,
그의 첫 장편 『낙원의 이쪽(This Side of Paradise)』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인생이 뒤집혀요.
이 책 덕분에
사랑하던 젤다 세이어와 결혼할 수 있었죠.
젤다는 단순한 연인이 아니라
그의 인생을 함께 뒤흔든 ‘퀸’, 그 자체였습니다.
아름답고 반짝이며 예측 불가한 그녀와 피츠제럴드는
당대 최고의 커플이였고,
최고의 가십 제조기였죠.
그들은 뉴욕, 파리, 프랑스 리비에라를 떠돌며
파티를 열고,
샴페인을 마셨으며,
예술가들과 어울렸습니다.
특히 그가 좋아했던 것은 샴페인.
심지어 이런 말을 남겼다죠.
뭐든 지나친 것은 나쁘지만,
샴페인은 괜찮다.
1924년,
부인 젤다와 함께 유럽으로 건너온 피츠제럴드는
화려한 생활 가운데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출간합니다.
이 책으로 그는
재즈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라는
명성을 얻게 되죠.
피츠제럴드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그의 글보다 그의 삶이 더 유명하다는 거예요.
늘 술을 달고 살았고,
젤다와의 관계는 자극적이고 아슬아슬했어요.
젤다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했고,
피츠제럴드는 알코올 중독과 돈 문제에 시달렸어요.
결국 둘은 서서히 무너져갔죠.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말았던 젤다는
정신착란으로 불을 지르기도 했고,
결국 정신병원의 화재사고로 사망했죠.
젤다의 사치와 병원비를 위해
생계형 작가가 된 피츠제럴드는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기도 했어요.
거대한 재능을 지닌 문학 작가가
모텔에서 B급 영화 대사를 고치며 생계를 유지한다는 건,
그 누구보다 자신에게 가장 힘든 일이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그런 파란만장한 인생 덕분(?)이었는지,
그의 글은 더 깊고, 더 넓어졌으며,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스콧 F. 피츠제럴드는 4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어요.
짧고 격렬했던 인생이었지만,
그는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재즈 시대’의 작가로 남아 있어요.
그가 남긴 문장에는
찬란한 청춘과 불안한 욕망,
그리고 파멸의 아름다움이 모두 담겨 있어요.
그가 남긴 대표작들을 소개할게요: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아메리칸드림의 허망함을 가장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
화려함의 극치였던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불멸의 고전.
『밤은 부드러워(Tender Is the Night)』
젤다와의 결혼생활을 바탕으로 쓴 소설.
천재성과 몰락, 그리고 사랑의 균열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음.
『낙원의 이쪽(This Side of Paradise)』
피츠제럴드의 데뷔작.
그 자신의 청춘의 모습이기도.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The Beautiful and Damned)』
화려한 사랑의 파멸을 그린 반자전적 소설.
제목만으로도 피츠제럴드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느껴지게 만드는 게 포인트.
“우리는 파티를 너무 많이 열었고,
너무 많이 마셨고,
너무 빨리 늙어버렸다.”
그가 말한 이 문장은,
어쩌면 자신이 살아낸 모든 날들에 대한
짧은 요약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콧 F. 피츠제럴드는
그 시대의 파티러버였고,
자신만의 문장으로
그 화려한 시대를 영원히 붙잡아낸 사람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그의 글을 다시 읽는다는 건,
그 반짝이던 그들의 밤을 다시금 불러내는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