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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HSonG Sep 12. 2024

한국의 “생활체육화” 되어버린 MMA

로드 FC와 AFC, 블랙컴뱃과 ZFN까지. 그리고 그 사이.

최근 한국 MMA는, 정찬성 관장의 ZFN 출범. 그리고 “김동현 관장의 애제자”라는 고석현 선수가 DWCS(데이나 화이트 컨텐더 시리즈)를 통해 UFC로 입성했다는 소식을 통해서 느끼는 것은 “드디어 한국 MMA가 우물 안에 머물러 있지 않게 되었다”라는 점입니다. 분명 전체적인 시작은 브라질, 미국, 영국, 일본보다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 UFC 진출 선수 중 아시아 전체 선수를 놓고 보면 한국은 중국 출신 선수보다 근소하게 현역 선수들이 많고, 일본 선수들보다는 이제 선수의 “양” 뿐만 아니라 선수의 “질”이 굉장히 올라갔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하락기”와 맞닿아 있습니다.


- “길바닥”에서는 머물 수 없어서 만들었던 “로드 FC”


로드 FC의 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스피릿 MC”입니다. 좀 나중에 드러났지만, 초대 로드의 정문홍 대표는 2008년 당시 사업을 하면서 격투기 팀인 ”팀 포스“를 운영하고 있었고 (본인도 격투기를 수련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러면서 스피릿 MC에서 많은 선수들을 발굴하고 출전시켜 왔는데 그중에 길영복, 김석모 선수가 그 당시 스피릿 MC에서 어느 정도의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스피릿 MC가 2010년 아마추어리그 경기를 끝으로 “리그가 없어지고” 일본 쪽의 단체들도 야쿠자 스캔들과 재정난으로 없어지는 상황이 되자마자, 한국에서 일본으로 날아가서 활동하던 선수들과 스피릿 MC에서 뛰던 선수들은 모조리 실업자 신세가 되고 맙니다.


이 상황에서 정문홍 당시 대표는 2개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먼저는 “한국 MMA의 스포츠로써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것“ 그리고 ”MMA 선수들의 생계를 안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그는 2010년 초에 ”아예 한국에서 MMA 대회를 만들자 “라는 방향을 잡고 대회를 개최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하여 준비과정 끝에 8월 “로드 FC”의 개최를 선언했고, 바로 10월 23일 서울에서 ”첫 번째 로드 FC 경기“를 하게 됩니다.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 이벤트홀 특설경기장에 케이지를 깔고 말이죠.


이게 무려 “14년 동안” 리그가 진행될 줄은 저도 정말 몰랐습니다.

이 중에 딱 하나, 방송인 이승윤 씨가 박종우 선수와 같이 한 이벤트전 성격의 경기 하나를 빼면 대부분의 경기는 스피릿 MC, 및 네오파이트 등의 이미 없어졌던 단체들의 “끊겼던” 챔피언들의 경기가 주로 이어졌기 때문에 아예 부제가 “The Resurrection of Champions” (챔피언의 부활)로 정해진 감이 있습니다.


로드 FC 1회 대회의 경기결과 기록지

물론 첫 대회는 작은 경기장 특성상 ”700명“ 관중 정도만 경기를 보러 왔었지만, ”그래도 스피릿 MC가 없어진 후” 오랜만에 치러지는 한국 MMA의 정규 리그라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고, 이때의 경기들이 입소문과 방송인 이승윤 씨의 MMA 도전, 또한 격투기 선수 외에 당시 TV에서 진행되던 일반인 합창단 도전에 참여했던 서두원 선수등으로 인해 로드 FC는 “흐름을 타는 데”에는 성공합니다. 일단 1회 대회는 케이블 채널인 ”Y스타“ 에서 특집경기로 중계되었지만 2회 대회부터 34회 대회까지는 스피릿 MC의 중계 방송사였던 CJ E&M이 중계권을 그대로 이어서 로드 FC를 중계하게 됩니다.


- 분화, TFC와 시작된 “양대 리그”


보통 한국 MMA의 역사는 일본 MMA의 역사하고는 조금 다른 차이점이 있습니다. 일본 MMA의 경우 “실전형 프로레슬링” 단체였던 UWF에서 단체들이 갈라지자 하면서 생긴 “갈등” 이 시작이었다면, 한국 MMA의 역사는 “도장들을 중심”으로 “분화” 되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로드 FC의 경우 팀 포스, 그리고 원주에 있던 정진 MMA 도장을 중심으로 생겼는데, 이미 그전 스피릿 MC 시기에도 Deep 등의 해외단체 등으로 선수들을 보내왔던 “팀 매드“ (김동현 관장이 있었던) 그리고 “코리안 탑팀” 등의 도장들이 이미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 역시 핵심은 “코리안 탑팀”이었습니다. 로드 FC가 대회가 계속되고 규모가 커지고, 다양한 선수들과 다양한 도장들이 참여하게 된 것은 좋았지만, 이때부터 드디어 나온 것은 “도장들 간의 자존심 싸움” 이긴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큰 논란은 아무래도 “특정 선수”들에게 판정이 유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 이 논란이 폭발한 것은 국내 선수들 간의 경기가 아닌 2013 시즌에 벌어진 “남의철:쿠메 타카스케”의 메인이벤트였던 “로드 FC 13회 대회”였습니다. 이 대회 때는 다소 논란이 있던 판정이 2개 있었는데, 차정환 선수와 루이스 라모스 선수의 경기에서도 석연치 않은 판정에 이어 남의철 선수의 메인이벤트에서 벌어진 “케이지-펜스 그립” 파울을 제대로 안 봤다는 일본 쪽 세컨드들의 클레임. 그리고 “점수 발표를 하지 않은 채 무승부 연장”을 한 것에 이어 연장 라운드마저도 점수를 공개하지 않고, 남의철 선수의 승리를 발표해 버렸다는 것에 일본 쪽 세컨드들이 문자 그대로 “폭발” 해버렸고, 이 건이 지렛대가 되어 코리안 탑팀을 포함한 다른 도장들도 “로드 FC의 판정 체계가 합리적이지 않다 “라는 문제 제기를 합니다.


그로 인해 2013 시즌의 남의철 선수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짙게 남아버립니다.

결국 이로 인해 코리안 탑팀이 한동안 “로드 FC 보이콧”을 선언해 버렸고, 바로 코리안 탑팀은 2013년 6월 “TOP FC”라는 이름의 대회를 열기로 합니다. TFC는 그러면서 바로 “하부리그” 의 창설인 “TOP FC 드림리그” 도 바로 발표하면서 “우리는 로드와는 다른 노선을 타겠다 “라는 발표를 합니다. 그중의 하나가 “채점표 공개” 로 로드 FC가 당시 판정의 점수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의 정 반대의 방향으로 가기로 하면서 내놓은 정책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TFC는 그래도 단체 이름을 TFC로 바꿨던 2016년 시즌까지는 “그래도 무난한 운영” 그리고 한국 최대의 MMA 도장 중 하나였던 “코리안 탑팀” 의 이름값으로 길게 가면서 로드와는 일종의 “양대리그”를 형성하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이때의 “분화” 상황은 결과적으로 한국 MMA에게는 “질적 성장” 의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긍정적인 점이 있습니다. 왜냐면 이후에 로드 FC도 TFC의 드림리그 정책을 벤치마킹하여 하부리그인 “로드 FC 센트럴리그”를 만들었고, 이러면서 ”아마추어 선수들이 로드/TFC로 상향식 프로진출”을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걸 빼면 로드 FC의 고질적 문제였다는 ”특정 선수에게 다소 편향된 푸시“ 를 TFC도 있긴 했었다는 씁쓸함을 감출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정확하게는 ”채점표 공개” 가 되긴 하지만 “어떻게 채점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3 부심들의 기준“ 에 있었기 때문에 결국 부심들이 ”그나마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 기술규정에 맞춘다 “고 한들, 완전하게 선수들과 코치들을 ”만족시키는 “ 판정을 할 수는 없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2016 시즌 ~ 2019 시즌, 난립하는 단체들

그러나 이렇게 있던 “양대리그” 도 2016 시즌 “균열”이 나게 됩니다. 로드 FC와 TFC가 진행되는 것은 좋았는데, 이제 “돈 냄새”를 맡은 사람들이 나오면서 너도나도 “MMA 대회를 개최하고 보자”라는 심리로 여러 단체가 난립하게 됩니다. 평론가들은 지금 와서 “코로나 이전의 거품 낀 시기”라고 혹평을 하는 시기가 바로 이 시기인데, 이때 난립한 단체들을 보면 “이런 단체도 있었나?” 싶었던 곳들도 많습니다. 다만 후에 몇몇 선수들이 회고하기로는 이 중의 몇 개 대회는 “파이트머니도 제대로 안 주는” 사기범죄 냄새가 짙은 경우도 많았고, 메디컬이 딸랑 앰뷸런스 한두 대 배치해놓고 말았다거나 하는 진짜 “주먹구구” 식의 운영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이 중에서 그나마 “멀쩡” 했던 곳이 “파이트머니 중 일부를 기부한다”라는 테마로 진행했던 AFC(엔젤스파이팅) 이 그나마 “멀쩡” 하긴 했습니다. 애초에 자선경기 성격이 짙어서 “파이트머니 자체를 크게 주지 않았 “다는 웃픈 점이 존재는 하지만, 대체로 언더카드를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 메인카드를 프로 선수들에게 배정하는 정책으로 다소 ”선수들의 참여를 많이 열어놓은 편“이었고, 그중에서 괜찮았던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서 메인카드로 경기를 하긴 하는 일종의 ”상향식 진행“ 이 그럭저럭 갖춰는 지면서 선수들의 참여도는 꽤 많았던 곳이 AFC이긴 합니다.


그리고 그다음은 코리안탑팀 출신인 양동이, 임현규 선수를 중심으로 “분화”가 되었던 더블 G, 다만 이쪽의 경우 너무 초반에 대회 규모를 키운다고 장충체육관에서 대회를 자주 열었던 것이 코로나 시기에는 다소 독으로 다가온 감이 있긴 했습니다. 그러나 대체로 이쪽은 “국내 선수들끼리만 붙는 것은 실력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라는 기조를 가지고 있어서 일본 및 중앙아시아, 동유럽 리그의 선수들도 데려와서 경기를 자주 하기도 했고, 그러다 보니 초기에는 한국 선수들의 패배율이 유독 높았긴 합니다. (특히 개최 첫해인 2018 시즌이 유독 그랬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 건의 “분기점” 같은 사건이 터집니다. TFC가 갑자기 “재정 이유”를 들어서 일종의 “개점휴업” 상태로 들어간 사건이 터집니다. 아무래도 로드 FC가 이미 일찍이 한국 MMA의 시장 파이를 너무 빠르게 먹었던 것도 컸고, 로드 FC는 2010년대 후반부터 드디어 자체 “도장 체인점”이라 할 수 있는 “로드짐”을 굴리기 시작하면서 “자생”을 선택하게 됩니다. 어쩌면 “시장의 맹점”을 간파한 것이기도 했는데, 결국 여러 단체가 난립하는 것은 좋지만, “뿌리가 단단하지 않으면” 결국 의미가 없다.라는 것을 로드 측이 일찍 간파한 것이 컸습니다. 또 이 시기 드라마 “쌈, 마이웨이” 가 히트를 하면서 MMA에 대한 관심이 더 이상 “매니아적인” 것이 되지 않으면서 MMA를 드디어 “프로선수가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닌 취미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이 경우는 주짓수 도장 정도만 가고 말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자체에서 (특히 구로구청과 중구청 같은 데서 열었던) “생활체육 레슬링반”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짓수, 올림픽 레슬링등의 그래플링 종목의 수강자들이 늘어났고, 이것에 이어서 로드짐에서 가볍게 MMA를 배워보려는 사람까지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나름 체육 강좌로써는 인기 강좌였다고 하는 구로구청 레슬링교실


아무튼 이 TFC의 개점휴업 사태로 인해 TFC에서 경기를 하던 선수들이 일부는 AFC로, 일부는 더블 G로 가면서 한국 MMA의 풀은 “로드 FC, 그리고 그 밑의 AFC와 더블 G, 그리고 그 밑의 여러 단체들”(….)이라는 일종의 피라미드 구조의 풀이 짜이게 됩니다.  그나마 이 구조가 참 잘 유지가 되었으면 좋았으련만… 이 구도는 고작 2년 정도만 굴러가고 2020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맙니다.


- 코로나19 사태, 그리고 “자연스러운” 한국 MMA의 구조조정


코로나 19 사태는 한국 MMA 판도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을 해버립니다. 먼저, 재정이 건실하지 않은 단체들은 직격탄을 맞고 모조리 정리되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없어진" 단체들도 많았습니다. 로드 FC는 한동한 축소 운영을 해야 했습니다. 아프리카 TV(현재 SOOP)의 잠실 e스포츠 경기장을 개조해서 MMA 경기인 ARC(AfreecaTv-ROAD Championship) 경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AFC는 아예 더블 G와 "통합 타이틀전"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사이 더블 G는 자연스럽게 개점휴업상태가 됩니다.)


원래는 코로나19 사태 상황에 하던 "비상용" 경기였던 ARC는 최근 로드 FC 글로벌 토너먼트 2024 예선전을 위해 다시 부활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 MMA가 겪게 된 가장 큰 변화는 "MMA 종목의 생활체육화"가 제대로 정착이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중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서 제대로 개인 운동을 하기 힘들어서 "홈 트레이닝"의 시대가 와버렸는데, 주짓수 도장들이 "홈 트레이닝"으로 할 수 있는 주짓수 동작들을 교본화, 홈트레이닝 영상 교재로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고, 비상사태도 종료가 되자, 다시 체육관을 다닐 수 있게 되면서 "개인의 건강을 위한" MMA 수련이 늘어나게 됩니다. 아무래도 투기종목은 "몸을 다 써야" 하며, 유산소와 무산소를 동시에 할 수 있다 보니 전신운동으로 하기에는 최적의 운동이었다는 것도 주요한 포인트였다고 봅니다.


로드 FC에서 뛰었던 조남진 관장이 클래스 101에서 진행하는 홈트레이닝 주짓수 강좌
이미 서울에서는 "유명한 도장" 이 된 역삼동 코리안좀비 MMA 도장

그리고 이렇게 되면서 점점 "아마추어들을 위한" MMA 경기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중에서 제일 화제가 되었던 것은 "블랙컴뱃"으로, 원래는 격투기 관련 영상 칼럼을 주로 만들던 유튜브 채널 "무채색필름"에서 "재야의 MMA 고수를 찾아보자"라는 모토에서 (물론 정확하게는 이전 다른 격투기 영상 칼럼 채널과의 갈등을 해결하다가 발전된 기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추진하던 경기였는데, 이제는 햇수로 2년이 흘러서 직접 체육관까지 운영하여 취미반과 전문 MMA 선수 육성반 등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해 있습니다.


블랙컴뱃 박평화 대표가 (검정) 직접 소개하는 블랙컴뱃 직영 체육관 (부천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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