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그림 Oct 09. 2018

3. 불만의 시작

가면을 쓰고 춤추리




나는 불만 고양이야

온통 불만으로 가득하지

어느 순간부터 여기 이 곳에 존재해

그리고 살아남아하고 남겨졌어

나는 어떻게 어디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배가 고프면 먹이를 찾고 

고단하면 쉬고 그게 다야

그런데 고작 그게 너무 어려워

난 맨 몸으로 세상에 서 있어





시끄러운 TV 소리가 창밖으로 흘러나와

나의 낮잠을 깨우는 어느 날이었어


'삶에 감사함을 느끼세요 하루하루 눈부신 아침을 맞이하는 것!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잠깐

참나 이게 무슨 소리야?

세상에 눈을 뜬 걸 감사하라고?

저 인간은 진짜 세상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면서 

멋대로 얘기하고 있군.


하루하루 굶주림에 지친 아침을

맞이해보면 축복이란 말 대신 고통이란 말을 하게 될 거야

저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어.

대체 삶에 감사함을 느끼라니.

아 내게도,

앞을 보지 못 할 수도 있는데 그나마 눈은 멀쩡하니까?

걸어 다니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나마 다리는 온전하니까?

이런 것들을 감사해하라 이 말이지?

나는 그렇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 한단 말이지?

그렇다면 세상은 온통 뒤죽박죽 엉망진창에 

불공평한 곳이란 걸 인정하지 그래?



어쩜 그때부터 불만을 갖게 되었는지도 몰라.







이전 02화 2. 불공평한 세상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