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쓰고 춤추리
나는 불만 고양이야
온통 불만으로 가득하지
어느 순간부터 여기 이 곳에 존재해
그리고 살아남아하고 남겨졌어
나는 어떻게 어디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배가 고프면 먹이를 찾고
고단하면 쉬고 그게 다야
그런데 고작 그게 너무 어려워
난 맨 몸으로 세상에 서 있어
시끄러운 TV 소리가 창밖으로 흘러나와
나의 낮잠을 깨우는 어느 날이었어
'삶에 감사함을 느끼세요 하루하루 눈부신 아침을 맞이하는 것!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잠깐
참나 이게 무슨 소리야?
세상에 눈을 뜬 걸 감사하라고?
저 인간은 진짜 세상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면서
멋대로 얘기하고 있군.
하루하루 굶주림에 지친 아침을
맞이해보면 축복이란 말 대신 고통이란 말을 하게 될 거야
저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어.
대체 삶에 감사함을 느끼라니.
아 내게도,
앞을 보지 못 할 수도 있는데 그나마 눈은 멀쩡하니까?
걸어 다니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나마 다리는 온전하니까?
이런 것들을 감사해하라 이 말이지?
나는 그렇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 한단 말이지?
흥
그렇다면 세상은 온통 뒤죽박죽 엉망진창에
불공평한 곳이란 걸 인정하지 그래?
어쩜 그때부터 불만을 갖게 되었는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