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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여행 Sep 27. 2019

홍콩 아트바젤:갤러리로 세계일주 하기① -유럽

런던 Project Native Informant 갤러리 

아트 바젤에서 갤러리로 세계일주 하기 그 첫 번째 포스팅으로 유럽 편을 시작해볼까 한다.

너무나 좋은 갤러리, 재기 발랄한 갤러리들이 많았던 터라 고르는데 고민이 되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갤러리 Project Native Informant는 런던에 있는 갤러리로 디스커버리(신진작가) 섹션에서 발견한 갤러리이다. 

이번 아트 바젤에서는 소속 작가들 중에 Juliana Huxtable의 작품을 볼 수 있었고, 하고많은 부스 중에 이 갤러리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강렬한 작품 스타일, 그리고 부스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기도 했었지만 무엇보다도 작품 프로파일을 따로 준비해서 관람객들에게 나눠줬기 때문이다.


출처:예술여행

바로 이 작품, 첫인상은 페인팅인가 했는데 프린트, 꼴라쥬 작업이었고 배지를 액자에 그대로 매달아 놓은 모습이 흥미로웠다.

https://projectnativeinformant.com

그리고 또 인상적이었던 것이 부스 인테리어였다. 보통 다른 갤러리들은 흰 벽에 작품을 걸어두었는데

저런 패턴으로 부스를 꾸민 갤러리는 이곳밖에 없었어서 더 기억에 남는다.


Juliana Huxtable -ZOOSEXUALITY


Juliana Huxtable 줄리아나 헉스타블의 ZOOSEXUALITY 프로젝트는 인간 우월주의(speciesism)와 의인관(anthropomorphism)의 관계를 자율성, 정체성, 역사, 공상과학을 통해서 연구한 프로젝트이다.

만약 역사적으로 인간이 지금의 모습과는 반대로 동물처럼 형성이 되었다면 (주체적인 존재가 아닌 소유물로서, 자율적인 존재가 아닌 노예로서, 지각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의식이 없는 존재로써)이라는 반대의 상황을 가정하면서 인간 형상을 재구상하게 되고 특정 동물의 특징을 인간의 몸에 합성시키고 있다. 각각의 이미지는 천에 프린트, 페인트 되기도 하고 액자에 배지를 덧붙이면서 작가의 의도를 전달하고 있다.

작품들은 작가가 디자인한 벽지에 전시되어있는데 벽지의 문양은 새로운 생물체를 떠올리게 한다.


https://projectnativeinformant.com
https://projectnativeinformant.com

굉장히 대담하고 파격적인 비주얼이 눈에 띄고

보통 2D 그림은 화이트 큐브(흰 벽)에 설치되는데 본인이 직접 디자인한 벽지로 꾸민 전시장의 모습이 현장에서도 인상적이었다. 

조금 더 리서치를 해보니 흥미로운 인터뷰를 하나 찾게 되었다.

 


Juliana Huxtable on zoosexuality, furries, and the fetishization of outrage

Caroline Busta and @LILINTERNET

The artist meets up with New Models’ Caroline Busta and @LILINTERNET ahead of Art Basel Hong Kong


인터뷰 전문:

https://www.artbasel.com/news/juliana-huxtable-project-native-informant-art-basel-hong-kong


(인터뷰 중 일부 발췌)

.

Caroline Busta: 동물의 털로 뒤덮인 사람부터 프레임에 붙여진 배지까지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한 가지 눈에 띄는 건 단순히 작품 자체만이 아니라 설치적인 면에서 -음악, 조명, 그리고 벽지까지 작품들이 낯선 공간에 있는 느낌보다는 이미 그 인테리어에 같이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Juliana Huxtable: 사실 제 시작점은 장식적인 부분이 아니에요. 저는 사이키델릭 한 이미지, 그리고 문화적인 특성, 모티브들을 어떻게 하면 검열되지 않은 상태로 표현할 수 있을까 였어요. 이러한 시작점이 그림에서 사람 얼굴이 동물의 몸에 스며드는 형상으로 표현해봤습니다.


CB: 사실 제가 벽을 보고 느꼈던 첫인상은 부티크 호텔의 장식적인 느낌이었는데, 가까이에서 보니까 나팔관과 다른 장기들이 연결되어있는 모습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JH: 맞아요. 또한 소화기관, 문어 발판을 넣기도 하는데 저는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성적 장기(organs)들의 모습을 깨고 싶었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성적 욕망을 해소하고 싶었어요.


LILINTERNET: 작품을 봤을 때, 2000년대 인터넷에서 어떻게 이미지들이 만들어지고 퍼졌는지를 떠올리게 됐어요. 한창 온라인상에서의 인터넷 용어/기호들이 쏟아져 나올 때, 개방된 또 하나의 사회에서 제대로 된 의미 해석조차 구축되어있지 않았던 그 시절이 떠오르는데요. 혹시 이러한 점 부분도 염두하면서 작품 제작을 하신 건가요?

JH: 묘사(representation), 그리고  identity(정체성)을 둘러싼 여러 질문들을 찾아봤는데 주로 오직 교훈적인 규범에 한하여 다뤄지고 토론되고 있더라고요. 그렇지만 최소한 예술에 있어서 만큼은 성별, 인종을 묘사할 때 교훈적인 테두리를 벗어난 답을 내릴 수 있어야 된다고 느꼈고 그렇게 해서 trans-species(지금 작가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동물과 인간이 합체된 모습)의 형상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전문을 읽어보면

남녀 간의 성차별부터 시작해서 최근에 트위터로 시작된 미투#MeToo 운동, 그리고 인종차별, 백인우월주의 등

우리 주변에서 무심하게 넘겨졌던 것들, 당연시하게 여겨졌던 그릇된 사상/행동/현상 들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러한 문제들이 예술계에서 얘기되지 않는 것에 대해 더 이상 예술 art은 자유롭지 않다고 얘기하고 있다. 또한, 인터뷰 후반에는 밤문화 유흥(nightlife)에 대해서 표현의 자유가 허락된 곳이라 묘사하면서 우리 몸에 대한 의미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이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인터뷰 마지막 질문 '당신의 작품에서 관객들이 무엇을 느끼길 원하나요?'라는 질문에

작가는 '관객들이 욕망, 갈망, 욕구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 그리고 아직은 명쾌하게 정의 내릴 수 없을지라도,  성 정체성, 성 그리고 온라인 문화 같이 현대사회의 질문들을 이해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작가의 대답을 볼 수 있었다.

 



갤러리 소개 포스팅인 만큼 줄리아나가 소속된 갤러리에도 관심이 생겼는데,

아직은 많은 사람에게 생소할 이 갤러리는 2013년 런던 베이스로 갤러리스트 Stephan Tanbin Sastrawidjaja 이 설립한 갤러리이다.  

나 또한 처음 알게 된 갤러리여서 리서치를 하다가 찾게 된 인터뷰를 찾게 되었다.



Interview: Gallerist Stephan Tanbin Sastrawidjaja On Establishing Project Native Informant


인터뷰 전문:

https://somethingcurated.com/2019/04/09/interview-gallerist-stephan-tanbin-sastrawidjaja-on-establishin g-project-native-informant/


(인터뷰 내용 중 일부 발췌)

.

Something Curated: 갤러리 이름 Project Native Informant의 뜻을 알려주세요

Stephan Tanbin Sastrawidjaja: Native(현지인) Informant(정보원)의 뜻은 '그 지역을 잘 알고 있는 스파이' 로써, 독립 후 식민지 피해자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반역자를 보고하는 이중 첩보원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Something Curated: 갤러리 Project Native Informant 작가들의 전반적인 작품 스타일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Stephan Tanbin Sastrawidjaja: 저는 아티스트를 볼 때 지금 현재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기존의 고정관념과는 다른 의견을 보여주는 아티스트를 눈여겨봅니다. 특히, 기존의 평론을 좀 더 발전시켜서 작업을 한다거나, 특정 재료(medium), 경제, 문화, 사회 구조를 예술로써 승화시키는 예술가들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SC: 예술 업계로 들어오면서 어떻게 본인만의 인사이트(insight)를 구축하게 되셨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STS: 사실 저는 프로 예술세계에 다소 늦은 나이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Paula Cooper Gallery에서 인턴을 했던 때가 30살에 가까웠었고, 저의 갤러리를 38살에 오픈했으니까요. 저희 가족은 LA 이민세대이기 때문에 '예술'이라는 거에 그다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문학, 평론을 공부하게 되었고 LGBT 사회운동(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을 하게 되었어요. 이후 많은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SC: 지금까지 여러 나라에서 지내보셨을 텐데, 런던 예술계만의 특이점이 있을까요?

STS: 런던 예술계만의 특이점이라고 한다면 굉장히 개방적이라는 것입니다. 또, LA, 뉴욕 혹은 베를린처럼 일시적으로 유행한다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겨울 5주 동안 Vanessa Carlos의 CONDO (인터내셔널 갤러리 교류 네트워크)라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세계 각지에 여러 갤러리들을 초청하는 행사가 열렸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은 런던이라는 도시이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아트 바젤에 갔을 때는 이미 유명한 갤러리들을 보는 것보다 이렇게 새로운 갤러리들을 만나는 매력이 훨씬 크다.
특히 이번에 소개한 Project Native Informant 갤러리 같은 경우는,

이전에 내가 유럽 갤러리들에서 봐왔던 클래식한 느낌보다는 젊은 아티스트의 훨씬 더 과감한 표현과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만,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홈페이지를 둘러봐도 런던/유럽 출신 작가들이 없어서 유럽에 위치한 갤러리 치고는 굉장히 광적인 분위기가 강하다는 것.

그래서!

브런치 글로서는 한 개의 갤러리밖에 소개를 못하지만 인상적이었던 다른 갤러리 몇 개를 간단히 소개해볼까 한다.




베를린- 컨템프로리 파인아트 Contemporary Fine Arts 갤러리


nick goss - blue moon


베를린에 있는 컨템프로리 파인아트 Contemporary Fine Arts 갤러리 부스에서 본 닉 고스 Nick Goss의 작품. 런던 Slade School of Fine Art를 졸업한 영국 출신 작가이다. 과거의 기억들을 다시 이어 붙이면서 기억 속에만 있던 풍경들을 다시금 재현하는 작가이다. 철학적인 주제라서 기억에 남는 작가다.



앤트워프 ZENO X GALLERY 


Mircea Suciu - color palette , a beauty supreme(11)

벨기에 앤트워프에 있는 ZENO X GALLERY 부스에서 보았던 Mircea Suciu 작품들. 

주로 신문, 잡지에서 찾은 사진을 베이스로 작업하는 작가다. 주로 사회 정치적이고 심리학적인 주제로 작업을 하는 작가로서, 사람들이 서로 다른 사람을 도용하면서 각자의 정체성을 잃는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작가이다. 한국 광주비엔날레도 참여했었고 프라하, 이스탄불 비엔날레에도 참여한 작가인 만큼 리서치해보면 영감이 될만한 자료가 정말 많다.



아트바젤에서 갤러리로 세계일주 하기② - 북미 편이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art-travel/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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