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술여행 Jun 17. 2021

홍콩 아트바젤:갤러리로세계일주하기⑤-아시아

타이베이 Eslite 갤러리

대망의 홍콩 갤러리로 세계일주하기 시리즈의 마지막 포스팅으로 아시아 편이다.(무려 2년의 세월이 흐른...!)


사실, 평소에 아시아 작가는 관심이 크게 없던지라, 아트바젤에서도 부스를 많이 안 돌아본 것이 사실이다. 

(홍콩 아트바젤을 갔는데 아시아 아트 씬은 관심 없는 아이러니)

그중에서도 눈이 갔던 석판화 작품을 볼 수 있었던 타이베이에 있는 한 갤러리를 소개해볼까 한다.



타이베이 Eslite 갤러리
©예술여행

'Eslite'이라는 브랜드는 갤러리보다 서점으로 많은 분들에게 익숙하실 텐데,

한국 관광객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중화권(홍콩/대만/중국) 여행책자에 한 번씩 등장하는 Eslite(성품) 서점으로 대만에서 먼저 문을 열었다. 그 이후 타이베이에 갤러리를 열면서 본격적으로 중화권 현대미술 작가들을 소개해주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부스에서 석판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Squatting/Tied up/First Cut/Lying on its Belly©예술여행

언뜻 보면 회화작품으로 보일 정도로 석판화가 가진 장점들- 색을 보다 다양하게 쓸 수 있고 판에 직접 드로잉을 하기 때문에 회화 느낌을 낼 수 있다- 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이다.


물론,

원색으로 작업할 때도 가장 석판화스럽게 작업을 하는 걸 볼 수 있다.

왼쪽부터Hong Hai'er Putting in Earrings 1,2,3©예술여행


일반적으로 판화는 회화처럼 투시나 명암 표현을 하기에는 조금 투박하다 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석판화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인 판에 직접 적으로 드로잉 할 수 있다는 부분을 잘 살려내서

위 사진들을 보면 화면 안에서의 거리감이라던지, 입체감이 느껴지도록 작업을 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liu xiaodong-Blue Self Portrait,2019©예술여행

또한, 위 작품처럼 석판화로 표현할 수 있는 물을 이용한 표현법을 볼 수 있는데,


동판/목판 같이 판에 도구(니들)를 이용해 판을 긁은 다음 그 틈에 잉크를 집어넣어서 찍어내는 오목 판화가 아닌,

석판화는 석판 플레이트에 직접 붓으로 그림을 그려서 찍어낼 수 있는 평판화 이기 때문에

연필, 크레용, 먹물 과같이 다양한 드로잉 재료들을 이용해서 작업할 수 있는 판 법이다.


오른쪽 디테일 컷에서는 물 느낌도 많이 나고 실제로 연필로 드로잉 한 연필선의 디테일까지 세세하게 느껴질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liu xiaodong - Hometown Boy Print Series©예술여행


마찬가지로 수채화 느낌이 물씬 나는 작가의 석판 작품들이다. 판화작품에서는 보통 선명함을 많이 중요시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맑은 느낌이 강하게 나고 나서 다른 석판화 작품과는 다르게 흐릿한 기억, 추억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석판화 작품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실제로 회화(아크릴, 오일) 위주의 작업을 하는 작가 류 샤오동은  중국 출신으로 주로 유화, 아크릴을 이용해서 일상 속에 녹아든 중국의 현대사 모습을 담는 작가이다.


My Egypt /Li Wu Works the Night Shift and Still Can't Sleep by Day©Eslite Gallery


작가의 표현방법 또한 인상적인데, 풍부한 색조를 거칠고 즉흥적인 붓터치를 이용해서

주로 시골에서 보냈던 유년시절의 풍경들을 표현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의 모습들이지만 작가만의 표현법이 더해지면서 결과적으로 작품에는 작가가 사람들을 바라보는 인간적인 부분이 덧입혀지고 관객들에게는 작품을 보는 재미가 더해진다.




작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작가 특유의 표현법이 작가만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왔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이러한 부분이 좀 더 자세히 드러났던 2013년 런던 리손갤러리 프로젝트를 소개해볼까 한다.



먼저, 리손갤러리 프로젝트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해보자면,

Liu Xiaodong: Half Street 
27 September – 2 November 2013 , Lisson Gallery


2013년 런던 Lisson Gallery에서 열린 Liu Xiaodong: Half Street  전시는 작가의 런던 첫 전시로, 
6주 동안 런던의 펍, 커피숍과 같은 로컬 장소들에서 관찰한 런더너들의 모습을 기록한 전시이다. 
이전에 작가가 티베트, 일본, 이태리, 쿠바, 이스라엘 에서의 모습을 보여줬던 것처럼, 런던의 세 가지 각기 다른 로컬 장소들의 모습을 관찰한 후, 실제 사이즈에 가깝게 캔버스에 표현하고 8장의 포토 아크릴 페인팅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업의 일부분으로, 작가는 각각의 장소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서 장소에 대한 사진, 글을 남겼는데 이 부분 또한 전시회에 공개되었고 관객들은 작가의 작업방식을 엿볼 수 있다.


전시회전경 ©Lisson Gallery




위 전시를 리서치하던 와중에 작가의 인터뷰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작가의 작품관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인터뷰 일부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인터뷰 링크: https://ocula.com/magazine/conversations/liu-xiaodong/




✔︎ 이번 런던에서의 프로젝트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어요?

전시링크:https://www.lissongallery.com/exhibitions/liu-xiaodong-half-street


©Lisson Gallery

• 이번 프로젝트에서 저는 일주일 동안 리손갤러리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펍, 레스토랑 등을 관찰했어요. 그러면서 펍 두 곳을 그리기로 결심했는데, 사람들이 먹으러, 마시러 혹은 누군가를 만나러 오는 장소인만큼 

그곳의 자연스러움이나 캐주얼한 분위기를 그리게 되었죠. 그와 동시에 레스토랑도 그리게 되었는데 익숙하지만 각각의 다른 배경들을 가지고 있는 장소들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장소들을 택한 건 어느 정도 각 장소가 내가 그리기에 적합하게 큰 장소인가 하는 것도 고려사항이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했던 건, 이 세 군대의 장소 모두 제가 그리고 싶어 할 만한 장소여야 했어요. 그곳의 색깔이라던가, 캐릭터, 건축적인 요소들이 저에게 흥미롭게 다가왔고 다른 프로젝트들과 마찬가지로, 작업 과정 속에서 저의 흥미를 끌만한 장소들의 새로운 부분이라던지, 사람들에 대한 부분들이 더해져 완성되었습니다.





✔︎작업방식을 보면 작가님은 사람들 그 자체 모습에 대해서 직접 직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작가님의 관찰 방식에 대해서 좀 더 말씀해주시겠어요?


• 저는 각각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나 정치적인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합니다. 그 속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일상이나 삶 속의 일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에 차용을 해요. 

예를 들어, 저는 누군가를 그릴 때, 그들의 환경이나 그들의 생활을 담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그들의 내면에 담긴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싶고 이번 런던에서 했던 프로젝트도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화가로서, 작가님의 색채에는 인상파적인 부분이 두드러지는데 이러한 표현방식이 작가님 작품에서의 역사적인 부분이랑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해주시겠어요?


• 제가 이러한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2002년부터인데, 그전에 저의 작업 과정은 사진을 찍은 후 그 사진을 기반으로 다시 작업실에서 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어요. 그러나 제가 작업실에서 벗어나 작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작업이 조금씩 재밌어지기 시작했죠. 제가 느끼기에는 이 방식이 이전보다 조금 더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라고 느껴졌어요. 그리고 다른 여러 가능성들에 대한 요소들도 받아들이게 됐고요. 개방된 장소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거는 제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는다는 걸 의미하고 각각의 장소에 따라서 생길 수 있는 애로사항들이 때로는 이점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궂은 날씨가 때로는 제가 작품을 완성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장소에 대한 첫인상을 바꿔주기도 합니다. 또한, 그림은 단순히 작업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제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로 이번 런던에서의 프로젝트 중에 썼던 노트들 또한 전시에서 작품으로써 전시됩니다.




✔︎작가님의 작품세계에서의 주된 영감이 되는 요소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것을 어디서부터 얻으시는지 궁금해요.


• 중국에서의 미술교육은 받을 때는 뿌리 깊은 사회 사실주의였어요. 그리고 그것은 지금까지도 제 작업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고요. 저는 아직도 그때 제가 배웠던 것들을 기반으로 작업하고 있죠. 제 생각에는 어쩌면 새로운 요소들은 오래된 길들을 여행하면서 나올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서양미술사에서 존경하는 화가를 꼽자면 세잔의 작품들을 특히 좋아합니다.




✔︎작가님의 관점에서 21세기에서 페인팅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많은 화가들이 회화의 죽음이라고 말하고들 하는데 오늘날의 작가로서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많은 사람들이 페인팅은 오래전에 죽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 많은 아티스트들이 활동하고 있고 이러한 침체된 상황들을 다시 소생시키고 있어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이 부분은 일반화되기보다는 개개인에 따라서 달라질 거 같아요. 지금 상황에서는 꼭 새로운 것만이 좋은 거라고 말할 수는 없거든요. 어떨 때는 

이미 지나간 것들이 좋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좋고 나쁜고 정의를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해요.



참고링크:

https://hk.asiatatler.com/life/chinese-artist-liu-xiaodong-artworks-migration

https://www.cobosocial.com/dossiers/humans-will-have-to-be-kinder-to-robots-a-conversation-with-liu-xiaodong/

https://www.theartnewspaper.com/interview/liu-xiaodong-painting-against-time

https://art21.org/artist/liu-xiaodong/

http://www.artnet.com/artists/liu-xiaodong/

https://www.lissongallery.com/artists/liu-xiaodong

https://ocula.com/art-galleries/eslite-gallery/exhibitions/liu-xiaodong-cai-guo-qiang-shida-kuo-lin-yen-wei/

https://www.eslitegallery.com/en/authors/liu-xiaodong-%e5%8a%89%e5%b0%8f%e6%9d%b1/#1509012629169-8cf36638-6b75

https://www.eslitegallery.com/en/authors/liu-xiaodong-%e5%8a%89%e5%b0%8f%e6%9d%b1/#1509012629169-8cf36638-6b75


 **위 포스팅에 기재된 사진을 포함한 모든 내용의 저작권은 예술여행(Jin)에게 있으므로, 서면동의 없이 사진/내용의 전부 혹은 일부를 무단으로 복제하거나 사용하는 경우, 어떠한 목적이나 용도에 상관없이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됨을 알려드립니다. 2차 가공 및 재업로드 금지**

이전 10화 홍콩 아트바젤:갤러리로 세계 일주하기④-아프리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