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들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중략) //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지으면서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우리는 자주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는 포기를 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나 둘 중 어느 하나도 버릴 수 없을 때 우리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매일 아침 잠자리에서 십 분을 더 잘 것인가 일어날 것인가, 아침밥을 먹을 것인가 굶을 것인가 등의 사소한 선택에서부터 공부를 할 것인가 취업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진로선택, 독신으로 살 것인가 결혼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인생의 문제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은 끝이 없습니다.
우리는 항상 선택의 시험대 위에 놓입니다. 어떤 것도 미리 경험해볼 수 없으니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최상의 선택을 위해 고민합니다. 그러나 어떤 것을 선택한다 해도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미련이나 아쉬움은 남게 마련입니다.
시인은 숲의 입구에서 두 갈래 길을 만났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던 시인은 그중 풀이 더 많고 사람들이 걸은 흔적이 적은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걸었던 길이라면 어느 정도 다듬어져서 걷기도 편했겠지만 시인은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은 길을 선택했기에 때로는 중간에서 길을 잃고 헤매거나, 풀을 베는 수고를 하거나, 길을 새로 만드는 노력도 했을 겁니다. 그러나 시인은 훗날 자신의 선택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그 길을 선택함으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입니다.
우리에게 시인과 같은 선택의 기회가 온다면 우리는 어떤 길을 선택하게 될까요. 두 갈래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눈으로 확인할 수 없을 때 어떤 사람은 조금 더 편한 길을 선택해서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려 하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꽃이나 나무가 많은 길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길을 만들기도 하겠지만 결국엔 선택할 당시 자신이 가진 철학이나 가치관에 따라 결정하게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선택하는 것은 내 삶이 지향하는 것이고 결국에는 그 선택에 따라 내 인생이 바뀌어 간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매번 부딪히는 사소한 선택의 순간에서도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오늘 나의 사소한 선택 하나가 최종적으로 만나게 될 나의 인생을 백팔십도 바꿀 수 있다는 것…, 새해가 되고 또 다시 선택의 순간과 마주하면서 그동안 나의 선택의 기준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