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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자의 수레바퀴 Nov 22. 2024

순대국 이야기

밖에서 혼자 먹는 음식은 세 가지다.

순댓국, 중국집 그리고 햄버거.

가장 흔하고 만만하고 든든하다.


결정적으로 배고픔을 치유할 수 있고, 숙취를 치료해 줄 수 있다.

어제도 피곤과 숙취에 시달리며 이틀 전부터 먹고 싶던 순댓국으로 점심을 정했다.

아니 아예 가게까지 정했다.

나 같은 즉흥인간에게는 쉽지 않은 계획이다.


동네에 순댓국집은 맛집이 두 군데다.

하나는 노포느낌, 다른 하나는 지식산업센터 내에 입주해 있다.

맛집은 공실이 파다한 가운데 입점해도 잘된다.

다들 사람들 생각은 같으니까...


오랜만에 찾아가는데 못 찾겠다. 지산은 늘 헷갈린다.

점심시간 20여 분전에 도착했다.

맞춰서 가면 또 웨이팅일 것 같아서...


오랜만에 간 사이에 테이블마다 결제 태블릿이 설치되어 있다.

나는 굳이 문을 들어서자마자 주문했더니 태블릿으로 결제를 하랜다.

그렇게 결제를 하고 나면 단지 두 개를 준다. 김치와 깍두기가 들어있다.

기타 양파, 고추 그리고 쌈장은 셀프다.


이미 식당 안에 절반은 찼다. 내가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사이에도 끊임없이 손님들이 몰려온다.

맛집이라는 뜻이지. 순댓국집 찾는다고 길을 헤매면서 인근 식당을 얼핏 보니 파리만 날리고 있다.


날씨 탓 계절 탓일 수도 있겠지만, 예전에 여름에 방문해도 여기는 문전성시였다.

그냥 깔끔하다. 친절하고.


모처럼 먹어서일까. 숙취 때문일까. 배가 고파서일까.

세 가지 모두 다.

미친 듯이 흡입을 하고 보니 배가 차고, 해장이 되는 기분이다.

이미 옆테이블은 반주까지 하고 있다.


여기는 얼큰이와 기본이 있는데, 나는 기본을 주문했다.

가격도 9천 원이다.

요즘 같은 고물가에 천 원 싸다.


정말 순댓국은 소울푸드다.

한 끼 때우기도 좋고, 술 한잔 하기도 좋고, 그냥 다 좋다.

든든하다.


사실 오늘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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