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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 어렵다

by 아루나

미얀마는 각 도시마다의 색깔들이 있다.

그리고 내 마음 상태에 따라서 그 색깔들이 밝아지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했던 것 같다.


처음 도착했던 만달레이에서는 많이 움츠렸다.

그래서인지 만달레이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삶과 죽음 그리고 인생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던 도시이다.

만달레이에서 바간으로 이동했을 때는 비가 내린 후 무지개를 만난 것처럼 개운하고 화사했다.

사람들도 더 순수했고, 내가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하기도 하고 더 마음을 열고 지냈다.


양곤은?


신호도 없는 무질서 속에서 수많은 차들이 사고 없이 다니고 서로 배려해주면서 살아가는 곳.

화려한 황금사원 아래 자신의 끼니는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자신이 수중에 모은 돈을 사원에 기부하고 기도하는 사람들.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은 식당과 카페들.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곳에서 철장 문 너머로 화하게 웃고 있는 사람들.

길거리 강아지들이 많지만 쫓아내지 않고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는 곳.

2-5시간 사이로 일어나는 정전이 일상인 곳.

신호등이 많지 않아서 무단횡단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무질서 속 질서와

가난함 속 부유함과

무관심 속 친절함


동전의 양면처럼 매력이 넘치지만 내겐 유난히 어려웠던 곳이었다.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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