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붕어빵이에요.
흐린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요.
이번 비가 그치면 부쩍 추워진다는데 아이들이 이미 줄줄이 감기 걸려서 걱정입니다. 저희 집이 인구밀도가 높거든요. 거리두기는 불가능하고, 감기 도돌이표가 시작됐네요.
하지만 나쁜 것들 위엔 좋은 것들도 항상 존재하는 법이죠.
가령 추운 건 싫지만 따뜻함을 느낄 수 있으니 좋아요.
(진저리치게 싫은게 있을 땐 역설법을 쓰세요.ㅎ)
저는 믹스커피를 참 좋아해요. 커피믹스인가요?
이렇게 추위가 찾아오기 시작할 때 특히 더 자주 찾는 것 같아요.
술보다 자리가 좋아서 애주가가 된 사람이 있듯, 저 역시 잠깐의 여유가 좋아서 믹스커피를 좋아하게 된 거거든요. 건강에 해롭다거나 살이 찐다거나 하는 건 별로 개의치 않아요. 달렸으면 좀 쉬고 그래야죠.(합리화ㅎ)
아무튼 그래서 믹스커피와 종이컵은 떨어지지 않게 쟁여놓고 있어요.
믹스는 종이컵이 제격이죠. 대량으로 사두면 아이들 쌓기 놀이할 때도 쓰고, 글을 적어 선물하기도 합니다. 이렇게요.
사무실에 계신 분들이라면 믹스커피 자주 애용하시겠죠.
믹스커피라는 단어로 글을 지어봤어요.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이렇게 커피 한잔 건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 커피의 따뜻함보다 마음의 따뜻함에 감동할 수 있는 일상의 선물이랄까요.
전 사행시를 지어봤지만 이렇게까지 머리 굴릴 필요는 없고요, '힘내세요'처럼 간단한 응원 메세지도 아주 좋습니다.
저처럼 집에서 타드시는 분들은 배우자나 부모님께도 종이컵 차 한잔 권해보세요. 커피 말고도 좋은 차가 많이 있으니까요. 녹차, 우롱차, 둥글레차, 작두콩차... 또 뭐있죠?
한 템포 쉬어가라는 뜻에서 전하는 거니까 진중한 글보다는 위트 있고 간단한 글이 좋아요. 제가 적은 건 글이 좀 길죠. 느낌을 보여드리려고 한 것뿐이니 부담갖지 마세요.
사랑하는 아내에게는
같이 있는데도 보고 싶네 ~♡
공부하는 자녀에게
열심히 하는 모습 보기 좋다
쉬면서 해
때로는 하고 싶던 말을 적을 수도 있겠죠.
사실은 사랑한다규!
점수 좀 따야 할 땐
승진 축하합니다
말로 하기 쑥스러우니까
화내서 미안해
차 한잔으로 마음 전하기 어려울 거 하나도 없어요.
가을겨울 하면 떠오르는 아주 중요한 간식거리가 있어요.
붕어빵
고구마랑 붕어빵이랑 겨울간식전에서 대적하면 누가 이길까요?
전 붕어빵에 한 표 던집니다.
고구마는 내가 씻어서 쪄야 되고 붕어빵은 그냥 사 오면 되니까요. 풉 (붕세권 자랑하는 거예요.)
저희 아이들은 한창 크는 중이라 수시로 배가 고파요.
집에 잠시 들를 때 싱크대에 간식봉지가 놓여있어야 해요. 그 시간에 제가 집을 비우게 되면 이렇게 메모를 남겨두고 갑니다.
글 하나 쓸 때 한문장만 쓰는 게 아니죠. 우리 역시 하루 일과 중 마침표가 가끔씩 있어줘야 합니다. 이 쪽지가 한 일정의 마침표가 되어 숨고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거예요.
붕어빵 좋아하는 아이들 많죠?
저도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에 붕어빵을 가끔 사가는데, 집에 가면 눅눅해져 있어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그래도 뭐, 붕어빵 최고죠.
오늘은 간식 포장지에 직접 써보는 쪽지를 만들어봤어요.
곧 빼빼로데이라 또 다루긴 할 겁니다.ㅎ 종이컵이 눈에 들어와서 한번 써봤어요.
종이컵에 무늬가 있으면 민무늬 쪽에 쓰거나, 민무늬마저 없다면 유성매직을 사용해 돋보이도록 쓰면 됩니다. 꼭 흰 종이컵이어야 할 이유도 없고요. 단, 입술에 닿지 않도록 조금 내려서 써주세요.
그리고 붕어빵 말고도 길거리 포장음식은 많아요. 어떤 포장지라도 쪽지를 덧댈 수 있어요.
살면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여러분은 혹시 오늘 마음 표현을 해보셨나요?
별 일이 없어도, 이벤트가 아니라도 평소에 이렇게 마음을 주고받는다면 우리들의 관계가 더 따뜻하고 깊어지겠죠.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랍니다. 가장 어려운 단계는 1단계예요. 자기가 어떤 마음인지를 아는 것. 많은 분들이 본인 마음에 관심이 없으시더라고요.ㅎ
'문득 생각해보니 내가 아들을 사랑하는구나, 오늘은 붕어빵을 사가야지.'
이정도면 충분합니다.
재미있는 글들을 쓰다 보니 한 가지 생각나는 게 있어서 적어봤어요. 짤로 올려봅니다.
어제 연재도 건너뛰고 해서 양심에 찔렸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