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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연 Jan 12. 2021

남편은 나를 이해하는'척' 했지만, 이해하지 못했다.

부부상담 중 가장 기억나는 상담사의 말이 있다. 


상담사가 나에게 물었다. 

"시댁과 그런 안 좋은 일이 있고 나서 어떤 기분이 들었죠?"


"너무 서럽고 슬프기도 하고 비참하기도 했어요."



상담사는 남편에게도 물었다. 

"남편분은 아내분이 그런 일을 있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죠?"


"화가 나고 이해가 안 됐어요."


상담사는 이어서 말했다.

"이게 차이예요. 남편분은 화가 나고 이해가 안 되는 거지만, 아내분은 화나는 감정에 서럽기도 하고 비참하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느껴요. 어쩌면 남편분은 아내분을 이해한다고 생각하셨지만 아닐 수도 있겠네요."


남편은 상담사의 말을 듣고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상담사는 나에게 다시 물었다. 

"만약에 남편분이 친정에서 시댁에서와 똑같은 일을 당했다고 하면 어떻게 하실 것 같으세요?"


"저라면 부모님께 그러지 말라고 강하게 말할 것 같아요. 이런 일이 다시 있으면 친정에 다신 오지 않겠다고 엄포도 놓을 것 같고요."


"아내분이 남편분에게 원하는 행동은 이런 게 아녔을까 싶네요. 좀 더 강력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거요."


남편은 고개를 떨구고 다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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