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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연 Jan 11. 2021

남편에게 시댁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다.

마음의 상처로 울기만 하는 날이 일주일이 넘어가자, 남편이 부부 상담을 받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사실 난 정신과를 가봐야 하나 싶었는데, 부부상담도 꽤 괜찮은 선택지인 것 같았다. 


집 근처에 부부상담이 가능한 곳이 있어 그곳에 문의를 하고 예약을 잡았다. 


그리고 남편에게 선언했다. 

시댁에 가지 않겠다고. 연락도 내가 하고 싶을 때만 하겠다고. 


남편은 생각보다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 


그래도 시댁에 영영 가지 않을 수는 없지 않겠냐며 걱정이 된다고 했다. 

현재 상태에서 시댁에 가면 싸우기만 할 것 같은데 싸우는 것보단 피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 


남편은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언제 괜찮아지냐고 묻는데 그건 나도 모른다고 했다. 


설날에도 나는 친정에 갈 테니 남편에게 혼자 시댁에 가라고 했다. 

남편은 그건 아닌 거 같다며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태에선 도저히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거듭 말했다. 



며칠 지나 부부상담 예약 날이 다가왔다. 

처음으로 부부상담을 받은 날. 부부상담 가서 기억나는 건 펑펑 운 기억밖에 없다. 


"어떤 문제 때문에 오셨어요?"라고 상담사가 질문하면 

시댁과의 안 좋았던 기억이 떠올라서 펑펑 울면서 말했다.

거의 모든 질문을 울면서 말한 것 같다. 


2시간 가까이 우리의 문제를 말하고 나서야 첫 번째 상담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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