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코끼리와 개미를 똑같이 사랑하지 못했다.
아침엔 분명 돈을 주고 코끼리를 줄 바나나를 샀다.
그리곤 먹이를 줬지. 한참을 관찰했지.
그들의 사랑스러움을 발견했지.
생명의 신비를 느꼈지.
그날 오후,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테이블 위로
개미가 기어 올라왔다.
자꾸 눈앞에서 돌아다니는 게 신경 쓰였다.
좀 내려가봐
손을 휘휘 젓고 입 바람을 불어 봐도
꿋꿋하게 다가온다.
아잇, 내려가라고
나는 가지고 있던 노트로 슬며시 개미를 밀어냈다.
어디 갔는지 찾아보니 테이블 모서리에 죽어있다.
심장이 두근댔다.
나 자신이 코끼리와 개미를 똑같이 대하지 못하는 인간임이 부끄러워 견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