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적 인간

by 양양

본디 나는 비관적 인간이다.


비관적 인간이라 함은, 행복보다는 우울의 에너지를 더 강하게 느끼고 10가지 중 9가지를 가져도 못 가진 1가지에 집착하는 것이다.


배부르게 유럽여행을 하는 나는 변함없었다. 에펠탑의 낭만보다는 안 그래도 까무잡잡한 피부가 더 까맣게 되어버린 것이 우울했고, 갈수록 더 해가는 외로움과 불편한 호스텔 생활이 불만이었다.


큰맘 먹고 30유로나 주고 시킨 오리스테이크는 내 부족한 프랑스어 실력으로 인해 잘못 주문되어 장조림맛 고기수프가 되어있었고 이 역시 비관에 일조했다.


그런데 찜찜한 마음으로 계산하는 나에게 웨이터가 서투른 한국말로 “맛있게 드셨어요? 계산?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비관적 세상은 한순간에 행복과 행운으로 가득 찼다. 나는 앞으로 어떤 불행에서도 행복을 찾기로 하고, 하루 종일 긍정적인 것들을 찾아다녔다.


숙소에 돌아와 우연히 한국인 친구를 만났다. 나이도 동갑이고 미술을 하는 친구였다. 인스타 맞팔을 했는데 세상에나... 미술학과 학생회장 하정이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세상이 이렇게나 좁다. 우리는 1시간이 넘게 떠들었고 결국 같이 재즈바까지 가기로 약속했다. 내 외로움은 결말을 맞이했다.


생각을 전환하기로 마음먹으니, 이런 일이 일어난다

부디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내 인생이 온통 불행으로 가득 찬다 해도, 내가 설령 망한다 해도, 내 기대만큼 내 삶이 충족되지 않는다 해도, 그 안에서 행복을 열심히 파먹는 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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