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주 블로크 <어느 날 길에서 작은 선을 주웠어요>
사랑의 기혹시 술은 내일이 아닌 오늘, 지금을 위해서 갈고닦는 것
여러분은 혹시 꿈꾸고 있는 직업이 있나요?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직업을 물어보면 연예인, 유튜버나 크리에이터를 많이 꼽던데 여러분은 어떤 어떤 직업을 원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더 궁금한 건 여러분들이 원하는 그 것들을 위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꿈을 이룬다는 건 정말 멋진 일입니다. 그런데 혹시 그 미래의 꿈 때문에 친구들과 놀고 싶은 시간을 포기했다면, 어른이 되서 행복할 수 있을 거라는 엄마의 말을 기억하며 조금은 힘겨운 오늘을 보냈다면, 그리고 오늘같은 날이 내일도 그 다음날도 이어진다면.... 우리는 언제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놀 수 있을까요? 이러다가 엄마가 말하는 어른이 어느 순간 되어 버리는 건 아닌지 좀 걱정이 되긴 합니다. ^^
많은 사람들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고통이나 불행을 견뎌 냅니다. 그런데요, 그렇게 견디고 참는다고 해서 좋은 미래가 온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수많은 경쟁자들을 밀치고 살아남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사랑하는 친구들이 적이 되기도 하며, 반대로 남들에 비해 부족한 자신을 보며 초라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꿈을 이룬다는 건 분명 행복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연하듯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다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시간을 잘 활용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원하는 미래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선을 주웠어요>에서 주인공은 길바닥에 떨어진 작은 선(線) 하나를 줍게 됩니다. 아이는 그 선에게 그림을 그리는 법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선은 아이보다 훨씬 그림을 잘 그리지 뭐예요.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와 그림을 잘 그리는 선은 그렇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모든 것을 함께 하는 사이가 됩니다.
선과 아이는 항상 함께였습니다. 아이의 곁에서 떠나지 않는 선은 꿈과 용기를 주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매일매일이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듯이 아이와 선은 싸우는 날이 많아집니다. 때때로 선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곤경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아마도 선은 아이와 자신이 꿈꾸었던 미래가 고작 이런 모습인 줄 알았다면 차라리 꿈을 꾸지 않았을 텐데, 그림 그리기를 포기했을 텐데 라고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내가 선을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그림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다른 미래를 꿈꾸었다면 지금보다 행복했을지도 모르는데, 라며 선을 원망했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여러분이 꿈꿔왔던 미래를 드디어 맞이했는데 여러분이 생각했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이거나 행복과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떨 것 같나요? 혹시 잘못 선택한 여러분 스스로를 탓하고 싶을까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다른 희망을 찾아서 다시 시작할까요? 아마도 아닐 겁니다. 지금의 나의 모습이 내가 간절히 원하고 소망했던 미래의 모습이라면 분명 극복하려고 노력할 겁니다. 실망쯤은 견뎌낼 수 있다는 것, 이것도 내 미래의 모습 중 하나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나를 위해서 지금까지 노력했던 모든 것들은 소중한 추억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포기하지 못합니다.
선과 아이는 오랫동안 함께 하며 서로를 위로하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고 슬픈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제는 훌쩍 커버린 아이와 선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전시회도 하며 과거, 현재가 된 미래,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줍니다.
어른이 된 아이와 아이 옆에서 미래를 함께 해준 선은 자신들이 그랬듯이 그다음 세대에게도 이런 행복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 큰 결심을 합니다. 바로 아이가 어릴 적 처음 선을 만났던 그 과거, 그 역사를 다시 한번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어떻게 했을까요? 아이는 선의 일부를 잘라 처음 선을 만났을 그때처럼 길바닥에 무심히 놓고 갑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이 그 선을 줍습니다. 다시 누군가의 호기심 충만한 미래가 시작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