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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현 Apr 11. 2024

2023년 12월 3일 씩씩이
방광암 투병기

너와 내가 함께 견디는 시간

씩씩이는 오늘밤도 소변보는 게 고통스러운지 통증으로 낑낑 비명을 내지른다.

지속되는 불면의 밤에 피곤함이 온몸을 녹여 잠이 들었다가 비명소리에 번쩍 눈이 떠진다. 소변은 방광에 한시도 저장되지 못한 채 기저귀에 하루종일 새어 나오고 연이은 갈증에 씩씩이는 물통 앞을 떠나지 못한다.


씩씩이는 2-3일 전부터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다.

밥도 잘 먹지 못하고 그동안은 스테로이드약과 진통제를 고구마에 싸서 입안에 넣어줬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뱉어내고 있다.


제발 진통제라도 먹어줌 좋으련만ᆢ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곤 젖은 기저귀를 뽀송한 새 기저귀로 수시로 갈아 주는 것과 통증으로 잠 못 이루는 녀석의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것뿐이다.


씩씩이의 두 눈은 통증 때문인지 충혈이 되어있다.

숨소리는 얕고 거칠지만 심장은 아직도 잘 뛰고 있다.


난 씩씩이를 보내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제발 통증 없이 덜 고통스럽게 무지개다리를 건너기를 기도할 뿐이다.


오늘밤도 불면의 밤이 이어질 듯하다.

부디 엄마의 손이 약손이 되어 씩씩이의 틍증을 조금이라도 줄여 녀석이 잠시라도 편안히 잠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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