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보다 구조로 결혼을 설계한 두 사람의 이야기
결혼은 결국, 자기 자신을 아는 일에서 시작한다.
결혼 생활은 수많은 협의와 결정의 연속이었다.
어디서 살지, 무엇을 먹을지, 주말을 어떻게 보낼지, 돈을 어디에 쓸지.
이 과정에서 나는 내가 무엇을 포용할 수 있고, 무엇을 견딜 수 없는지 알아야 했다.
파트너의 어떤 면을 받아들일 수 있고, 어떤 것은 타협할 수 없는지.
그걸 모르면, 매일의 결정들이 우리를 지치게 만들 테니까.
나만의 기준이 서자, 함께할 사람을 고르는 일이 조금 명확해졌다.
기준을 가지고 만나보니, 관계가 무너지지 않았다.
갈등이 생기면 회의를 열었고, 역할은 서로의 강점대로 나눴다.
함께 세운 구조가 우리를 잡아줬고, 흔들리더라도 회복할 수 있었다.
신뢰가 쌓이며 감정이 더 피어났다.
그래서 깨달았다.
중요한 건 매일의 크고 작은 결정들을 함께 원활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나는 그걸 (인생이라는) 조별과제의 파트너라고 부르고 싶다.
조별과제에서 중요한 건 혼자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함께 유지 가능한 사람이 결국 오래간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과 지금까지 살고 있다.
이 글은 그 실험의 기록이다.
완벽한 답은 아니지만, 내 기준에선 꽤 성공적인 실험이 됐다.
그리고 발견한 게 하나 더 있다.
처음에 설렘이 크지 않아도, 계속하다 보니 좋아지기도 했다.
그것이 결혼이라는 장기 프로젝트에서 얻는 의외의 수확이 아닐까.
모쪼록, 당신도 좋은 파트너를 만나면 좋겠다.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되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