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병가 중입니다 2
다시 불안이 나를 휘몰아치는 시간이 왔다.
나는 그때처럼 몸을 한껏 웅크렸고
온몸에 에너지가 다 빠져나간 듯한 무기력을 느낀다.
그 시간이 다시 찾아오면
조금 다르게 대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달라진 것 하나 없이
똑같은 행동을 그저 반복하는 것 같아
마음이 꽤나 당혹스러운 채로.
나는 자주 누워있었고
나는 자주 날카로워졌으며
나는 이 시간이 지나가 주기만을 기다리며
그렇게 또다시 무력함을 느꼈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불안에서 더 이상 도망치지 않는다는 것.
나는 지금 내 불안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경험으로 인해 배운 점은
대게 불안은
내가 문제로부터 회피하고 도망쳤을 때
커졌다는 점이기 때문에.
최대한 덤덤한 척을 하며
불안을 노려본다.
그 안에는 여전히 ‘체면’이 남아있다.
여전히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다.
나를 위하려면
실제는 어떤지도 모르는
내 추측과 상상일 뿐인
남들의 시선을 무시해야 하는데
그게 여전히 참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이제
진짜 나를 위한 선택을 할 것이다.
남들이 비난할 거라는 생각은
그저 내 생각일 뿐이고,
그게 사실이라 한들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면
그냥 두 눈을 질끈 감아내면 될 일이다.
이 시간도 곧 지나갈 거라는 걸
이제는 알기에
웅크리고 있는 나를
다그치지 않을 거다.
곧 또다시 일어날 것도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