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진짜 마무리를 해야 될 때

저는 지금 병가 중입니다 2

by Slowlifer

칠월이 안오길 바랐던 것 같은데,

시간은 늘 그렇듯 훌쩍 흘러

다시 나를 그곳에 잡아 세우고선 말한다.


이젠 진짜 다시 마주 해야 할 때라고.

마주 하고 정리가 필요한 때라고.


많이 단단해졌다고 생각했는데

회사에 연락을 하는 것 자체가

내게는 여전히 힘든 일이었다.


딱 한 번만 하면 되는데

그 한 번이 어렵다.


분명 지나가고 나면

허무하리만큼 별 일도 아닐 텐데.


7월까지는 잊고 지내자 하며 미뤘는데

내일이면 진짜 7월이다.


이제는 더 미룰 수도 없다.

결국은 내가 다 감당해야만 하는 일이다.

처음부터 내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었다.


나는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최악의 상황을 최선으로 선택했다.


더는 잃을 게 없음에도

여전히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퇴사의 고민은 아니다.

그건 이미 오래전 결정 난 일이기에.


그저 다시 그와 마주하는 것이 두려운 것 같다.


내가 그와 마주 했을 때 나는

과연 도망치듯 병가를 시작할 때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인가, 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또 같은 모습일까 봐.


아닌 척

괜찮은 척

거짓된 웃음으로


그저 그 자리에서 빨리 도망치려 하기만 할까 봐.


글로 적어놓고 보니

내가 나를 압박하고 있었다는 것이 보인다.


달라져야 한다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그런데 나는 안다.

이미 나는 달라졌고


그때는 아닌 ‘척’이었지만

지금은 아닌 것이 되었다.


그때는 괜찮은 ‘척’이었지만

지금은 괜찮은 내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더는

거짓된 웃음을 지으며

내 감정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내가 할 일은

지금 내 의사를 밝히는 일뿐이다.


퇴사를 하겠다고.


아무것도 강요받을 것도

강요할 것도 남아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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