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그만둘 수 없었던 이유는 단순했다.
네가 내 시야에 들어 있어서.
눈을 감을 수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네 눈동자에는 내가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지만
내 눈동자는 한 순간도 빠짐없이 너로 가득했다.
너는 나의 일상이었다.
하고 싶던 말을 애써 전부 삼키고
너를 다만 바라보았다.
네 싱그러운 환희와
가끔 던져진 조약돌에 생겨나던 작은 일렁임과
언젠가 네 얼굴에 스치던 쓸쓸함까지도
나는 다만 바라보았다.
내 눈은 언제고 무너질 듯 흔들렸고
종종 말라 비틀어질 만큼 비를 쏟았지만
너는 단 한 번도 알아채지 못했다,
너의 눈은 나의 눈을 응시하지 않았으니까.
네 그 맑고 예쁜 눈은
언제나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나는
내 두 눈을
감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