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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달 전등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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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레몬 Jul 10. 2022

나는 날다람쥐


바다에서 태어난 하늘 다람쥐가 있어요. 하늘 다람쥐 주변에는 온통 거북이 뿐이었답니다. 거북이들은 정말 빨리 헤엄쳤어요. 하늘 다람쥐도 거북이처럼 헤엄치고 싶었어요. 하지만 물속에서 헤엄치는 거북이들을 하늘 다람쥐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하늘 다람쥐는 거북이에게 외쳤어요. “어푸,어푸. 잠깐만 나 좀 기다려줘!” 하지만 거북이들은 하늘 다람쥐를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하늘 다람쥐는 열심히 수영을 연습하기로 결심했어요. “두고 봐! 내가 꼭 거북이보다 빨리 헤엄칠 거야.”


하늘 다람쥐는 하루. 이틀. 삼일. 일주일. 열심히 수영을 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어요. “드디어 거북이들을 따라 잡을 수 있어.” 날다람쥐는 친구 거북이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나와 시합하지 않을래? 내가 더 빨리 헤엄칠걸?” 거북이는 코웃음을 쳤습니다. “너는 절대 나를 못 이겨.”


거북이와 날다람쥐는 시합을 시작했습니다. 준비, 시작! 처음에는 날다람쥐가 거북이를 앞섰어요. 하지만 이내 거북이는 날다람쥐를 제쳤습니다. 날다람쥐가 빠르게 팔 다리를 움직여서 헤엄쳤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날다람쥐의 날개 같은 팔다리는 빠르게 헤엄치는데 방해가 되었어요. 물속에서 거북이는 너무 빨랐거든요. 


결국 거북이는 시합에서 졌습니다. 날다람쥐는 축 쳐진 어깨를 하고 거북이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이겼어.” 그러자 거북이가 날다람쥐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어요. “너는 대신 다른 걸 잘 할 수 있을 거야.”


날다람쥐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내가 뭘 잘할 수 있을까?’


그때, 날다람쥐의 눈에 높은 나무가 보였습니다. 날다람쥐는 나무를 향해 폴짝 뛰어 올랐어요. 날다람쥐는 단번에 나뭇가지를 붙잡았습니다. 나무 위에 올라간 날다람쥐는 좀 더 넒은 세상을 볼 수 있었어요. 날다람쥐는 세상이 이렇게 넓고, 나무가 이렇게 많은지 처음 깨달았습니다.


폴짝. 날다람쥐가 또 다른 나무로 날았어요. 수영을 할 때는 방해가 되었던 날개 같은 팔 다리가 도움이 되었어요. 날다람쥐는 새처럼 날아올랐습니다. 첫 번째 나무에서 두 번째 나무, 두 번째 나무에서 세 번째 나무로 날다람쥐는 빠르게 날았어요. “우와! 나 진짜 빠르구나.” 날다람쥐는 빠르게, 더 빠르게 날아다녔습니다. 


이제 날다람쥐는 거북이를 부러워하지 않아요. 거북이가 빠르게 헤엄치듯, 날다람쥐도 빠르게 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에요.


날다람쥐를 부러워하는 친구도 생겼습니다. 두더지에요. 두더지는 날다람쥐를 보고 말했습니다. “우와, 너 정말 빠르구나. 나도 너처럼 빠르게 날았으면 좋겠어.” 날다람쥐가 말했습니다. “두더지야, 너도 분명 잘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야. 단지 그게 나는 게 아닐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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