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 보면 정말 답답하고 미치겠는 순간이 있다. 특히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직원과 전화 통화를 하다 보면 화가 부글부글 끓다가 순간 끓어 넘치는 경우도 생긴다.
어느 날은 나도 모르는 순간 입 밖으로 욕이 튀어나와 버린 적도 있다. 순간 스스로도 너무 당황을 해서 누가 듣지는 않았나 주위를 살폈다. 못 들었는지 아니면 듣고도 못 들은 척을 해주었던 건지 다행히 나를 주시하는 눈은 없었다. 그런데 그 한 번을 계기로 욕은 이따금씩 튀어나왔고 스스로도 내가 이렇게 상스러운 사람이었나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조심스러운 마음이 드는 한편 묘한 쾌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욕을 하는구나~! 담배를 피우면 이런 기분인 건가?' 쓸데없는 생각이 꼬리를 물던 끝에 매일 욕을 하지만 전혀 욕처럼 들리지도 않고 심지어 정겹기까지 한 팀장님 한분이 생각나서 업무 얘기도 할 겸 조언을 구하러 갔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팀장님께 물었다.
"팀장님, 저 요즘 답 없는 거 하는 거 아시죠? 그 와중에 이상한 애들 때문에 열받는 일이 많아서 욕이 나와요. 근데 한동안은 상황이 나아지진 않을 것 같은데 팀장님처럼 욕처럼 느껴지지 않게 욕하는 비법 좀 전수해주세요. 저도 맘 편하게 욕 좀 하게요..."
팀장님이 껄껄껄 웃으시더니 "나 이렇게 되기까지 jola 오래 걸렸어. 젊어서부터 꾸준히 한 25년쯤 해야지."
"25년이요? 저 지금 마흔둘에 시작하면 67세에 자연스럽게 욕쟁이 할머니 되는 거예요? 아... 너무 멀었는데?!
또 다른 건 없어요?"
"있지, 난 욕할 때 특정한 사람을 응시를 안 해. 그 욕이 분명히 그 인간한테 도착할 거라 믿고 그냥 공기 중에 발사해버려."
그 얘길 듣고 한참을 깔깔대며 웃었다. 여하튼 그날 팀장님과 한참 웃으며 비법을 전수받고 난 후에 동료 몇 명에게 이 팁을 전수해주었다. 그 이후 일하다 미간을 찌푸리거나 한숨을 쉬면 메신저로 "발사해, 지금이야!"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화를 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