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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Sep 01. 2019

젖을 떼다

D+34

부 둥 꿈 공이의 이유식을 시작한 지 2주 차.. 이젠 넷다 사료를 아주 잘 먹는다. 넷이 밥그릇에 머리를 처박고 아주 열심히 먹고 똥도 어마 무지하게 자주 싼다. 넷이 돌아가며 오줌똥을 싸대니 이건 뭐 완전 개판이다 ㅠㅠ . 할 수 없이 우리가 집에 없는 동안과 잠자는 시간은 영역을 제한해서 작은방에 넣어 두기로 결정했다. 엄마, 아빠견은 자유롭게 거실에 두고 새끼들만 한방에 두니 첫날밤은 엄마를 찾느라 난리가 났다. 낑낑 소리로 시작해 점점 커져 나중엔 거의 비명을 질러댄다. 엄마 어디 갔어? 엄마 빨리 와 젖 줘, 나졸려 뭐 이런 소린가 보다. 새벽에 두세 번씩 일어나 이유식을 주고 오줌 치우고 똥 치우다 보면 잠을 잔 건지 싶다. 도 새벽 2시, 5시에 일어나 깽깽거려서 밥을 먹이고 계속 시끄럽게 해 대는 첫째 콧등을 몇 대 때려줬더니 그제야 조용히 잠을 잤다.    


젖떼고 시무룩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에 풀려나자 어김없이 엄마 젖으로 돌격하지만 엄마도 이젠 가차 없이 가버린다. 넷은 엄마 정말 이러기야?? 하고 매달리고 앵기고 몇 번 졸라대지만 결국 포기하고 잔다. 생후 한 달 만에 젖을 떼고 자립준비를 하는 걸 보면 사람보다 훨씬 키우기 수월한 건 맞는것 같다. 돌까지 적어도 일 년동안 사람 아기는 먹고 싸고 울어대고 꼼짝 못 하게 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게 키워놔 봐야 지들이 저절로 큰 줄 아니.. 새끼 강아지를 한 달동안 돌봐 온 둘째 아들은 똥오줌 치우기 힘들어 다 키우진 못하겠다고 한다. 우리야 예쁘니깐 참고 치우지만 입양 가서도 똥오줌 가리는 일로 주인들과 실랑이를 얼마나 할지 걱정이다.    


젖떼고 조금 여유로워진 달이


우리와 3년을 함께 산 엄마견 달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 입양돼서 케이지 안에 가둬뒀는데 날마다 케이지 안에 똥오줌을 범벅해놓기 일쑤고 발로 바닥에 매닥질을 쳐놔서 정말 하늘이 노래질 만큼 경악스러웠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다 6개월 정도 지나면서 지정장소 (우리 집은 베란다)에 변을 누기 시작해 1년이 지나면서는 소변이 마려우면 베란다 문을 긁으며 열어달라 하고 볼일을 다보면 밖에서 문을 긁어 신호를 보낼 정도다. 결국 개를 입양해서 적응시키고 사는데 6개월 이상이 걸다는 말이다. 만약 그때 달이를 어찌 키울까 자신 없는 마음에 돌려보냈다면 지금 이렇게 예쁜 아기들을 보지도 못했을 것 아닌가? 그때는 정말 지금처럼 착하고 똑똑한 엄마견이 될 줄은 꿈에도 못 꿨으니 말이다.


우리 부 둥 꿈 공이는 태어난지 한달이 되서야 이제 겨우 젖을 떼고 서서히 엄마 곁을 떠나 독립할 준비를 하는데 강아지 공장에서 태어나는 수많은 아기견들이 눈도 못 뜨고 팔려가 애견샵에 갇혀 주인이 나타나기만 기다리며 하루 종일 똥오줌을 싸고 잠만 자는 걸 생각하면 참 가슴이 아프다. 엄마 얼굴은커녕 젖도 제대로 못 먹어 본 불쌍한 아가들이 주인을 만나도 적응 못하고 사랑도 못 받다 파양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부디 불법 강아지 공장 번식장이 사라지길 바랄뿐이다.


대자로 뻗어 쿨쿨^^


엄마 젖을 떼느라 아쉬운 우리 부 둥 꿈 공 아, 이곳이 천국이란다. 부디 함께 있는 동안 행복하여라 그리고 엄마 곁을 떠나서도 사랑받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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