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폭우 속의 손』 2막 1절 「정비소의 빗물」

누군가의 침묵이 생명으로 향할 때

광주 북구의 한 자동차 공업사.

정비소 앞 도로는 이미 무릎까지 물이 차 있었다.

정문 앞 모래포대는 무용지물이었다.

빗물은 문틈으로 들어왔고, 사무실 바닥은 미끄러웠다.

최승일.

47세.

정비소 운영 15년 차.

기계처럼 일하는 삶에 익숙했지만,

이 날의 풍경은 낯설었다.

“여기까지 차오르면 끝이야.”

직원 둘과 함께 모래포대를 쌓던 그는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다.

갑자기,

도로 건너편 물결이 이상하게 일렁였다.

물 위로 둥근 물결이 번졌다.

비가 만든 흔들림치고는, 너무 살아 있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물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렸다.

한 사람…이었다.

회색 셔츠, 축 늘어진 팔.

그 팔이, 물 위로 잠깐 올라왔다.

“야… 야! 저기 사람 아니야?”

직원 한 명이 외쳤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래포대를 놓고, 그대로 달렸다.

물속을 걷는 건 아니었다.

뛰는 것도, 헤엄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앞으로 나아갔다.

물이 무릎을 넘고, 허벅지에 차올랐다.

발은 보이지 않았고, 발밑은 흐물거렸다.

“비켜! 맨홀이다! 조심해!”

누군가 소리쳤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노인은 그대로 있었다.

맨홀에 다리를 빼앗긴 채,

물 위에 절반쯤 드러난 몸으로.

얼굴은 반쯤 잠겨 있었고,

눈만 힘겹게 떠 있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노인의 팔을 붙잡았다.

“일어나세요! 잡으세요!”

그러나 손에 힘이 없었다.

노인은 팔을 늘어뜨렸다.

비는 더욱 세졌다.

도로 위를 떠다니던 페트병이

두 사람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최승일은 다시 한 번 노인을 끌어올리려 했다.

그러나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맨홀 아래로 끼어 있는 것이다.

몸이 젖어 무거웠고,

물은 계속 높아졌다.

“사람 좀 도와주세요!! 맨홀에 사람 껴 있어요!!”

그가 외쳤다.

하지만 아무 대답도 없었다.

그 순간,

비닐봉지가 얼굴을 덮쳤다.

그는 그것을 떼며 노인의 얼굴을 다시 봤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나무판! 판자 뭐라도 좀!! 얼굴 가리게!!”

그가 뒤쪽을 향해 소리쳤다.

정비소 앞에서 직원이 당황한 얼굴로 뛰었다.

최승일은 노인의 머리를 가슴 쪽으로 끌어안았다.

물이 콧등 위까지 차올랐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숨은 이미 멈췄을 것이다.

“살 수 있어요. 아직 괜찮아요. 제발…”

그의 입술이 떨렸다.

그리고,

자동차 한 대가 갑자기 방향을 잃고

급류를 따라 이쪽으로 떠밀려왔다.

다음은 2막 2절 「망설임 없는 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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