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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초하 May 13. 2024

그저 숨쉬듯 명상하며 마음 근력을 다지는 하루

명상 브런치 연재를 마치며

내가 브런치 연재글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연재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이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를 되새겨본다.


내가 명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6개월 정도?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3n년 넘게 단조로움의 극치를 달리는 인생을 살다가, 최근 몇 년간 이직 등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환경적 변화들을 겪었다. 평범하고 단조로운 인생에 최적화된 나의 멘탈은 유리 그 자체였기 때문에, 나에게 불어 닥친 여러 변화들을 온전히 받아들이는게 꽤나 힘들었다. 기분이 좋다가 나쁘고, 기쁘다 슬프고, 행복하다 우울하고, 매일이 혼란했다. 그중 나를 가장 힘들게 만들었던 건,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에서 오는 무기력감이었다. 끊임없이 물속에서 발장구를 치고 있지만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는 기분이었다. 남들은 계속 앞으로 진전하고 있는데, 나만 계속 제자리에 있는 기분이었다.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방법을 몰랐다. 그때 알게 된 것이 바로 명상이었다.

교보문고에서 "내면소통"이라는 책을 보았다. 쉽게 도전하기 힘든 두꺼운 벽돌책이었다. 부제에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마음근력 훈력"이라는 문장이 쓰여 있었다. 마음 근력이라는 단어가 좋았다. 딱 내가 키우고 싶은 근력이었다. 주변 환경에,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줏대 있게 사는 마음을 갖고 싶었다. 그런 마음을 갖게 해주는 훈련법이라니, 삶을 변화시켜 준다면야 두꺼운 벽돌책의 압박이야 기꺼이 이겨낼 수 있었다. 그런데 진짜 변화가 가능한 것일까? 나는 반신반의의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명상을 만났고, 명상을 배웠고, 명상을 실천했고, 내 인생도 달라졌다.


내가 배우고 느낀 명상은 하나의 과학이었다. 명상은 몸을 이완시키고, 편도체를 안정화하여 불안감을 낮출 수 있는 훈련법이다. 워낙 유리 멘탈이었던 나는 사소한 환경적 변화에 쉽게 예민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마치 잠깐 어수선한 모습에도 쉽게 비상벨을 눌러버리는 상황처럼 말이다. 명상은 습관적으로 비상벨을 누르던 나에게, 벨에 손이 가기 전 나 자신을 pause 시키고 판단하는 법을 가르쳐줬다. 명상을 통해 긴장이 이완되면 내 몸의 비상벨 스위치를 키는 편도체도 안정화된다. 편도체가 안정화되면 쓸데없는 불안감도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꾸준한 명상 훈련을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고 마음의 평안을 가져온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매일 명상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 5분씩 명상을 했고, 점심시간에 커피를 사러 다녀오며 걷기 명상을 했다. 명상을 하는 과정 속에서 수만 가지 딴생각하는 나를 알아차리고, 다시 내 마음을 호흡에 집중하기를 반복했다. 자기 전 명상 가이드를 틀어놓고 바디스캔을 하며 꿈나라로 갔다. 그렇게 내 삶 전반에 명상이 깊게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씩 달라지는 내 모습을 체감했다. 매일 아침 늦게 일어나 허겁지겁 출근하던 내가, 이제는 출근 전 1시간 일찍 일어나 나만의 개인정비 시간을 갖는다. 다이어리라곤 작심삼일로 끝냈던 내가, 2024년 1월 1일 시작한 다이어리를 아직까지 매일같이 쓰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명상을 하고, 책을 읽고, 하루를 계획하고, 일기를 쓴다. 매일 꾸준히 즐겁게 운동을 한다. 저녁에는 오늘 하루 감사한 일은 무엇이 있는지, 나에게 칭찬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 있는지 되새기고 곱씹는다. 하루하루를 휘발시키지 않고 꼼꼼히 복기한다. 그 덕분에 하루하루를 소중히 열심히 살게 되었다.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떠올렸다. 행복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같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그렇게 나는 조금씩 변화해가고 있었다.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내가, '사람은 변할 수 있다'라고 믿게 되었다. 내가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명상을 시작하며 나에게 달라진 변화는 믿을 수 없었다. 3n년간 뿌리 깊게 자리 잡혀 있던 부정적이고 염세적인 생각들, 게으르고 나태한 모습들, 예민하고 불안한 마음들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 긍정적이고,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마음이 조금씩 자라났다. 같은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게 되었고,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빠르게 알아차리고 한 발자국 떨어져 판단할 수 있게 되었으며,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과몰입하지 않게 되었다. 엄청난 변화였다. 그래서 내가 명상을 겪게 된 변화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이렇게 좋은 명상인데, 다른 사람들도 배우면 다 같이 얼마나 좋을까? 복음을 전파하는 기독교인의 마음이 이런 걸까? (나는 무교다.) 내가 배우고 몸소 체감한 명상의 이점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브런치 글을 쓰게 되었다. 명상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으며, 명상을 통해 달라진 인생을 공유하고 싶었다.


브런치 글을 쓰면서, 흔히 명상 하면 떠오르는 종교적이고 신비주의적이거나, 속세와 떨어져 살아야 할 것만 같은 고정관념도 깨고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정리하다가도, 세수 후 로션을 바르다가도, 점심시간에 커피를 사 오다가도, 동네를 산책하면서도,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게 명상이라는 걸 쓰고 싶었다. 적어도 내가 공부한 명상은 그랬다. 그저 지금 이 순간 나의 모습에 집중하고, 내 몸의 감각, 호흡에 집중하며 내가 몰입한 생각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되는 것이 전부였다. 너무 쉽게 도전할 수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말이다.


내가 전달하고 싶었던 일상 속 작은 명상이 글을 통해 잘 전달되었는진 모르겠다. 필력이 부족했고, 수행도 부족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너무 멀어서, 좋은 마음으로 쓰기 시작한 브런치 글이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도 많았다. 매주 일요일마다 글을 써야 한다는 사실이 스트레스일 때도 많았다. 내가 왜 사서 고생하는 거지?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는 수행이 부족하고,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내가 전하고 싶었던 작은 명상에 대한 연재를 마무리해보려 한다. 사실 말했다시피 나는 아직 수행이 부족하고 가야 할 길이 멀다. 잠시라도 마음을 놓치면 스트레스받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남을 시기하고 질투한다. 그래도 그런 마음에 너무 과몰입하지 않고, 알아차리고, 어떤 상황에도 내 행복을 기꺼이 선택하고 싶다. 최근에는 제대로 명상을 공부하고자 명상지도자 과정 수업을 듣고 있다. 매일 공부하고, 명상하고, 실천하며 마음 근력이 단단한 사람이 되기 위한 오늘도 숨 쉬듯 명상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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