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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익 Sep 06. 2024

#사례2의 함정을 찾아라

[구조적 사고., 논술] '숲과 나무 구분하기' 




# 사례1. 1980년대 신자유주의 물결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에 거세게 몰아쳤다. 자유무역주의를 앞세운 새로운 파도로 미국 제조업이 불황의 늪에 빠진 건 아이러니다. 미국민이 소비하는 신발과 옷의 97%가 동남아에서 만들어진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미국에 공장을 두었던 업체들아 공장을 동남아 등지로 옮기면서 백인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가속화했다.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에 나서자 미국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도 국가안보를 내세워 이를 저지하고 나섰다. US스틸은 철강와 카네기와 JP모건이 투자해 만든 철강업체로 20세기 초 미국 제조업 부흥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회사다. 자유무역의 물결로 값싼 철강제품과 자동차 등 완제품이 물밀듯이 수입되면서 US스틸이 경영난을 겪었고 급기야 일본제철이 인수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가 모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가로막고 나선건 합병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량해고가 예상돠는 US스틸 노동자들의 반발을 의식해서다.  


# 사례2. AI 기술의 발달이 미국내 제조업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 9월6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등 선진국이 해외로 떠난 제조업 공장을 본국으로 되돌리려는 이른바 리쇼어링 시도를 하는 배경에는 AI와 로봇 기술의 발달이 있다. 보도 내용을 요약하면 인건비가 비싸 공장을 해외로 이전했던 의류 와 신발업체들이 로봇 가격이 떨어지면서 공장을 미국에 지을 수 있게 됐다. 미국 민간연구소 ARM인스티튜트는 최근 로봇기업들과 티셔츠 제조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이 업체의 관계자는 "공장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들이면 고용증대 효과도 있다"며 "로봇이 단순반복적인 일을 오차없이 하는 동안 사람은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사례1.2를 본 A의 주장이다. 


AI와 로봇기술이 발전하면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는 기우에 불과해. 위 사례들을 보더라도 로봇이 오히려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잖아. 


문제


사례1.2를 참고해 A의 주장을 반박하시오. 


1. 해체 

사례1,2를/

참고해/

A의 주장을/

반박 하시오./ 

2, 개념,범주 

A의 주장: "위 사례(#사례1,2)를 보더라도 로봇이 오히려 (사람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잖아." 

반박: 어떤 주장, 의견, 논설 따위를 반대하여 말함

3. 요약


문제의 주문은 A의 주장으 반박하라는 것이다. 반박에는 사례1.2를 참고해햐 한다. 


일단 반박하는 문장을 요약해보자. 


"위 사례1,2가 로봇이 오히려 사람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주지는 않는다."


4. 확인, 예시

조금 이상하다. #사례1을 보면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 가격이 싸져 동남아에 공장을 지었던 의류나 신발 업체들이 미국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돼 일자리가 오히려 늘어날 수 있지 않은가. 


이런 문제를 접하면 '숲과 나무 구분하기'를 생각해야 한다. 사례1,2나 사례2 등의 나무만을 보면 A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건 사례에 매몰돼 숲을 보지 못하고 해당 나무만 보게되는 실수 때문이다 


이 문제를 풀려면 일단 숲과 나무를 다음과 같이 구분해야 한다. 


숲: 사람의 일자리. 

나무: 미국내 사람의 일자리. 


사례1,2는 자유무역의 발전으로 인건비가 비싼 미국내 일자리가 줄어든 것에 대한 내용들이다. 자유무역이 가속화하면서, 특히 중국의 WTO  가입 이후 미국내 공장을 운영했던 글로벌 기업들이 동남아 등지로 공장을 이전했다. 또 미국으로 값싼 동남아와 중국 등지의 생산품이 물밀듯이 수입되면서 US스틸같은 상징적인 기업들도 도산위기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로봇 가격이  떨어지면서 의류와 신발 업체들이 미국으로 공장을 다시 이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내 일자리가 다시 늘 수 있다는 내용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미국내 제조업에 대한 이야기다. 


'AI와 로봇기술이 발전하면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는 미국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특정 지역이 아닌 글로벌 산업 전체를 포괄하는 일반적인 차원이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베트남에 있던 나이키 신발공장을 미국 텍사스로 이전한다고 가정해 보자. 베트남 공장 직원은 3000명이었다. 똑같은 규모의 공장을 지으면 미국내 일자리는 3000개가 늘어난다. 베트남에서의 일자리는 3000개가 줄어든다. 제로섬이다.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서 ARM인스티튜트가 개발한 로봇을 고용해 숙련노동을 하는 1000명의 인간 노동자만 고용했다고 하자. 글로벌 단위에서 사람의 일자리는 2000개가 줄었다. 따라서 A의 주장처럼 사례1,2가 AI와 로봇기술이 발전이 오히려 사람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걸 증명하지는 않는다. 


AI와 로봇기술의 발달로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로봇이 등장했다는 건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의미다. 이런 로봇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엔지니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등 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거나, 걱정할 만큼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거나,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은 다른 차원의 논쟁이다. 합리적인 CEO라면 로봇 사용과 로봇 운영에 필요한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로봇 사용으로 인해 해고한 직원 인건비의 총합보다 큰 수준에서는 절대 로봇사용을 결정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직종이 생기는 것을 새로운 일자리가 느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사례는 이미 넘쳐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글로벌 기준 산업계에 투입된 로봇의 수는 55만8000여대에 달한다. 이중 52%인 29만대 정도가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5. 수정
6. 반복

사례1,2는 AI와 로봇기술의 발달이 해외로 나갔던 의류나 신발 공장이 미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 현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로봇 가격이 싸지면서 미국의 고임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례2가 로봇 기술의 발전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란 우려와 달리 오히려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증거가 돨 수는 없다. 

7. 정리

위 사례1,2가 로봇이 오히려 사람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주지는 않는다. 사례1,2는 고임금 문제로 해외로 공장을 이전했던 제조업체들이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 가격이 떨어지면서 미국내로 다시 공장을 이전하는 리쇼어링이 가속화할 경우 미국내 사람의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에 국한된 얘기를 전체로 일반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례1,2는 자유무역의 발전으로 인건비가 비싼 미국내 일자리가 줄어든 것에 대한 내용들이다. 자유무역이 가속화하면서, 특히 중국의 WTO  가입 이후 미국내 공장을 운영했던 글로벌 기업들이 동남아 등지로 공장을 이전했다. 또 미국으로 값싼 동남아와 중국 등지의 생산품이 물밀듯이 수입되면서 US스틸같은 상징적인 기업들도 도산위기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로봇 가격이  떨어지면서 의류와 신발 업체들이 미국으로 공장을 다시 이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내 일자리가 다시 늘 수 있다는 내용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미국내 제조업에 대한 이야기다. 


'AI와 로봇기술이 발전하면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는 미국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특정 지역이 아닌 글로벌 산업 전체를 포괄하는 일반적인 차원이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베트남에 있던 나이키 신발공장을 미국 텍사스로 이전한다고 가정해 보자. 베트남 공장 직원은 3000명이었다. 똑같은 규모의 공장을 지으면 미국내 일자리는 3000개가 늘어난다. 베트남에서의 일자리는 3000개가 줄어든다. 제로섬이다.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서 ARM인스티튜트가 개발한 로봇을 고용해 숙련노동을 하는 1000명의 인간 노동자만 고용했다고 하자. 글로벌 단위에서 사람의 일자리는 2000개가 줄었다. 따라서 A의 주장처럼 사례1,2가 AI와 로봇기술이 발전이 오히려 사람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걸 증명하지는 않는다. 


AI와 로봇기술의 발달로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로봇이 등장했다는 건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의미다. 이런 로봇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엔지니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등 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거나, 걱정할 만큼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거나,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은 다른 차원의 논쟁이다. 합리적인 CEO라면 로봇 사용과 로봇 운영에 필요한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로봇 사용으로 인해 해고한 직원 인건비의 총합보다 큰 수준에서는 절대 로봇사용을 결정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직종이 생기는 것을 새로운 일자리가 느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사례는 이미 넘쳐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글로벌 기준 산업계에 투입된 로봇의 수는 55만8000여대에 달한다. 이중 52%인 29만대 정도가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사례1,2는 AI와 로봇기술의 발달이 해외로 나갔던 의류나 신발 공장이 미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 현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로봇 가격이 싸지면서 미국의 고임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례2가 로봇 기술의 발전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란 우려와 달리 오히려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증거가 돨 수는 없다. 

8. 감상
9. 비슷한 질문
10. 읽어볼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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