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을 볼 수가 없어((72개월)
"할머니 나 궁금한 것이 있어"
궁금한 게 뭐야?
한동안 세계 수도와 세계 국기에 관심을 보이더니 요즘은 그리스 로마신화에 푹 빠져 지낸다. 기억하기도 어려운 수많은 신들의 이름을 말하며 퀴즈를 낸다고 할까 봐. 그 입에서 무슨 말이 떨어질까. 궁금한 것이 뭘까. 할머니가 답할 수 있는 궁금증일까.
"할머니 그런데 왜 내가 내 눈을 볼 수가 없을까?"
응, 눈을.
아 그렇네. 차원 높은 질문인데.
할머니도 클로이 예쁜 눈은 볼 수 있지만 내 눈은 볼 수가 없어. 왜 그럴까.
"이마를 보려면 하늘이 보이고 입을 보려면 배가 보여. 내 얼굴에 있는 건 다 볼 수가 없어 왜 그럴까? "
아, 정말 그렇구나. 할머니는 이제까지 당연히 거울을 봐야 내 얼굴을 볼 수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클로이가 정확하게 찾아냈구나 궁금할 만도 하다. 할머니도 잘 모르겠네.
“하나님은 왜 내 눈을 볼 수 없게 만들었을까? ”
그러고 보니 내 눈을 볼 수 없듯이 내 뱃속에는 뭐가 있는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수가 없네. 나의 뒷모습도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가 없지. 제일 가까이 있고 항상같이 있으면서도 볼 수가 없으니 궁금한 것이 참 많다 그지. 궁금한 것이 있어야 묻고 공부하고 그러면서 답을 찾게 되겠지. 앞으로 궁금한 것은 클로이가 연구하며 답을 찾아봐.
“왜 내 눈을 볼 수 없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