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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이 최고야

고구마 줄기 줘(70개월)

by 수국

콩, 팥, 완두콩, 고구마, 감자, 시금치, 숙주, 콩나물무침, 고구마줄기볶음, 두부 등 우리 농산물을 좋아하는 아이다. 특별히 삶은 옥수수와 낫또는 지금까지 변함없이 잘 먹는다. 어린아이가 토종 입맛인가 가공식품보다는 우리 농산물을 더 좋아하는 것이 신기하다.


어른만 사는 집에 갑자기 꼬마손님이 오면 아이 반찬이 만만찮다. 혹시나 싶어서 용가리치킨정도는 준비해 두었지만 참치, 햄, 소시지 이런 가공식품은 비상식량으로도 없다.


클로이 용가리 치킨 먹을래?

“응 “

알았어 구워줄게

“하나 먹더니 안 먹을래 맛없어. “

아프고 나더니 입맛이 더 없는지 먹는 게 영 시원찮다. 밥맛이라도 있어야 잘 먹을 텐데 입맛을 끌어당길만한 다른 반찬이 없는데 어쩌지.

“고구마줄기 줘.”

앵 고구마 줄기 볶은 것 달라고?

“네 “

툭 던진 한마디는 어른들도 호불호가 있을만한 고구마 줄기 볶음을 달라니 어쩌나. 우리 집에는 없어. 너 좋아한다고 너네 집에 다 줬는데 뭐랑 밥 먹지 반찬 줄만 한 것이 없네. 달걀 프라이 해줄까. 만만한 것이 달걀이다, 달걀 두 개 굽고 볶은 김자반 정도로 한 끼 얼버무린다. 시원한 콩나물국도 없다.


오늘은 너 잘 먹는 콩나물 국도 없네. 콩나물 국에 꽂혀서 한동안 냉장고에 콩나물국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오늘따라 콩나물국도 나박김치도 반찬이 모두 떨이가 났다. 귀한 손녀가 왔는데 해줄 게 없으니 대충 한 끼 넘어간다. 다음에는 너 좋아하는 것 많이 해줄게. 요즘 애들은 뭘 해 먹여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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