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0년만 더 일해야지

초보 대표의 좌충우돌 사업일기 - 1월 10일 금요일

by 훈남하이 김대표

한 달에 한 번 머리를 하러 간다. 30대 전까지는 주로 커트만 했는데, 30대에 들어서니 이젠 새치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흰 머리가 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염색을 하지 않으면 옆 머리가 지저분해진다. 차라리 눈 내린 산자락처럼 온전히 하얗게 되면 좋으련만 아직 청춘의 끈을 잡고 있는 호르몬이 머리카락의 색소를 붙잡고 있는 탓에 흰 머리와 검은 머리가 남북전쟁마냥 공존하며 전투를 펼치고 있다. 물론 전세는 점점 흰 머리 쪽이 잡고 있는 듯하다. 그런 탓에 염색을 안 할 수 없다. 30대 중반에 흰머리로 다니긴 좀 그렇지 않은가? 적어도 50대가 되기 전까지는 염색 신세를 질 수 밖에 없다고 스스로 결론내리고 체념했다. 다만 머리할 때 배 이상 늘어난 비용과, 예전엔 멋을 내기 위해 했던 염색이 이젠 늙어 보이지 않고 지저분해보이지 않기 위해 해야 한다는 쓸쓸함이 아플 뿐이다.


3년 째 집 앞 단골 헤어샵에서 머리를 한다. 집 앞 미용실이지만 동네 미용실 같지 않은 세련된 시설을 갖춘 체인점이다. 늘 머리 담당은 현아 실장님이다. 3년 째 편안하게 머리를 맡길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갖춘 분이다. 그리고 3년 째 한 달에 한 번 만나다보니 대화도 어색하지 않다. 이상하게 미용실에 가면 나를 오픈하게 된다. 머리를 만져주면 편안함을 느낀다는 속설이 정설인가 싶을 정도로 샵에 가서 머리를 하면 괜히 수다력이 폭발한다.


오늘도 머리를 하며 실장님과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 중 둘 다 박장대소했던 대화가 있어서 옮긴다.


나 : 일 힘들지 않아요?

현아 실장 : 힘들죠. 그런데 보람 있어요.

나 : 오! 역시 긍정 마인드.

현아 실장 : 고객님(3년 째 내 호칭은 고객님이다)은 사업 어때요?

나 : 좋아요. 재밌어요. 힘들 때도 있지만. 난 딱 10년만 일하고 싶어요.

현아 실장 : 오! 나도! 10년만 더 하고 쉴 거 예요.

나 : 이 분 나랑 가치관 비슷하시네.

현아 실장 : 근데 왜 10년이에요?

나 : 그냥 5년은 너무 짧은 거 같고, 15년은 애매하고, 20년은 길어서? 그냥 10년이면 그래도 내가 사업해서 어느 정도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돈은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근자감?

현아 실장 : (웃으며) 고객님은 할 수 있을 거예요.

나 : 실장님은 왜 10년이에요?

현아 실장 : 고객님과 같은 이유!

나&현아 실장 : (둘 다 박장대소)

나 : 그런데 이러고 우리 내년에도 또 10년 뒤, 내 후년에도 또 10년 뒤라고 말하는 거 아니에요?

현아 실장 : (웃으며) 그럴 수 있어요.

나 : 그래도 10년 뒤 멋있게 사는 모습 생각하며 일 하는 거죠 뭐.


그렇다. 딱 10년 뒤. 40대 중반. 난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이 회사를 통해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회사를 만들고, 난 아등바등 매일 돈 걱정하며 살지 않는 나를 꿈꾼다. 사실 내년이 되어도 10년 뒤, 심지어 몇 년이 지나 내가 40대가 되어도 10년 뒤라고 말 할 수 있다. 다만 지금의 10년 뒤 내 모습을 꿈꾸며 오늘도 연료를 가득 채우고 달려갈 뿐이다. 어떻게 보면 10년 뒤 일을 그만둘 거라는 확신보다는 바람이 가득 찬 말은 오늘을 열심히 살 수 있게 만들어줄 힘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난 지금부터 딱 10년만 더 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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