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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다낭성 난소 증후군 (PCOS) 증상과 진단

복잡한 퍼즐 맞추기

PCOS는 참 교묘하게 우리를 괴롭힌다. 각 사람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내가 진료실에서 만난 PCOS 환자들은 정말 제각각이었다. 어떤 이는 생리가 불규칙해서 왔고, 또 다른 이는 여드름 때문에, 남성형 탈모가 진행되어 오기도 하고, 심지어 살이 자꾸 찐다고 찾아온 이도 있었다.


PCOS의 증상은 정말 다양하다.

생리 주기와 관련된 문제부터 시작해서 대사적, 피부, 심리적인 문제까지 포함하니 말이다. 그래서 환자마다 겪는 증상이 다르고, 이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거나 잘못될 수도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역시 '월경 불규칙'이다. 생리 주기가 35일 이상으로 길어지거나, 심지어 몇 달 동안 생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건 우리 몸에서 배란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는 '고 안드로겐혈증'이라는 게 있다. 어려운 용어지만, 쉽게 말하면 몸에 남성 호르몬이 많아지는 거다. 이로 인해 여드름이 심해지거나, 얼굴이나 몸에 털이 많이 나기도 한다. 심지어 탈모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다낭성 난소'라는 말도 들어봤을 거다. 이건 초음파로 봤을 때 난소에 작은 물주머니 같은 게 12개 이상 보이거나, 난소가 좀 부어 있는 거다. 이 작은 물주머니들이 바로 미성숙한 난포들인데, 이 녀석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문제를 일으키는 거다.

그리고 많은 PCOS 환자들이 체중 증가로 고민한다. 특히 뱃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건 우리 몸의 인슐린이라는 호르몬과 관련이 있는데, PCOS가 있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기 쉽고, 이로 인해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바뀌게 된다.

게다가 PCOS가 있으면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의 위험도 높아진다. 그래서 PCOS는 단순히 생리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 전체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이런 복잡한 PCOS를 어떻게 진단할까?

의사들은 '로테르담 기준'을 이라는 게 가장 많이 쓰이는데, 이건 앞서 말한 증상 중 두 가지만 있어도 PCOS라고 진단할 수 있다.


로테르담 기준 (2003년): 다음 세 가지 중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하면 PCOS로 진단한다:

희발성 또는 무배란 (Oligo- or anovulation)

고 안드로겐혈증 (Hyperandrogenism) - 임상적 또는 생화학적 증거로 확인

다낭성 난소의 초음파 소견 (Polycystic ovaries) - 난소에 12개 이상의 작은 낭종이 있거나 난소의 크기가 증가한 경우

이 기준의 장점은 PCOS의 다양한 임상 양상을 포함할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광범위해서 PCOS가 과대 진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런 기준만으로는 생리불순과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여러 가지 증상을 진단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혈액 검사도 하고, 초음파검사도 시행한다. 혈액 검사로는 호르몬 수치나 당 대사 상태를 확인하고, 초음파로는 난소의 상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거다.

그리고 중요한 건, PCOS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들도 꼭 확인해봐야 한다는 거다. 예를 들어, 갑상선 기능이 떨어져도 프로락틴이라는 뇌하수체 호르몬이 높게 측정돼도 생리가 불규칙해질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PCOS는 정말 복잡한 퍼즐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난 게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가 퍼즐 맞추기의 시작이다. 각자의 증상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혹시 이런 증상들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산부인과를 찾아오길 바란다. 함께 이 복잡한 PCOS 퍼즐을 풀어나가 보자. 건강한 삶을 위한 첫걸음, 바로 정확한 진단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꼭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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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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