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나요?
해달은 서로 손을 꼭 붙잡고 잠든대요.
자는 동안 파도에 떠내려가지 않게요.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거센 파도를 견디는 거예요.
그런 해달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우리도 해달처럼 살면 좋겠다 하고요.
사람도 다르지 않거든요.
인생이란 바다 위에서
이리저리 휩쓸리며 떠다니는 건 똑같으니까요.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잡아준다면,
훨씬 덜 흔들리고, 더 안전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 꽤 섬뜩한 기사를 봤어요.
우리나라 자살률이 OECD 평균의 세 배에 가깝다는 기사요.
우울증 환자수는 100만 명을 훌쩍 넘어섰고요.
우리는 해달이 아니라 외딴섬처럼,
뚝뚝 떨어진 채 살아가기에 그런건 아닐까 싶었어요.
혼자 밥 먹고, 혼자 잠자고,
혼자 고민하고 끙끙 앓으면서
인생이란 망망대해를 외롭게 표류하는 거예요.
거절당할까 봐,
부끄러울까 봐,
부담일까 봐.
혹시 그런 마음이 들킬까 봐
거리를 두고 애써 웃지만,
불 꺼진 집에 혼자 들어가기 싫은 날이 있잖아요.
가족과 함께 있지만 마음은 홀로 떠도는 날도 있고요.
'나만 이런 걸까' 싶어서
친구들에게 툭 까놓고 얘기해봤어요.
혼자 사는 형원이도,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기용이도,
돌아온 싱글 진수도
하나같이 말하더라고요.
"야, 너도? 야, 나도."
그날 우리는 술잔을 부딪치며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붙잡았어요.
떠내려가지 않게요.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하자.
아니야, 그냥 전화하자. 용건 없이 아무 때나."
하지만 정말 용건 없이 연락하기란 과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만의 새로운 안부 인사를 만들었어요.
"보드게임 한판?"
이제 40대 아저씨들은
두런두런 둘러앉아 보드게임을 해요.
게임판 위 말들은 경쟁하지만
서로의 마음에 손을 내밀어 붙잡은 채로요.
배나온 해달, 머리빠진 해달, 주름진 해달의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