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밝혀주는 명상의 맛

by 행부

‘그때 망하지 않았더라면, 명상을 시작할 수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올시다”인데요. 그렇게 보자면 망하길 잘했다 싶어요. (아, 아니에요. 진작 명상을 했더라면 안 망했을 텐데…)


시크릿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명상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했어요. 아주 세속적인 이유였죠.


딱 3분, 카레도 짜장도 뚝딱 완성되는 시간. 이 짧은 시간 동안 가만히 있는 게 뭐가 그리 어렵겠어요? 그런데 정말 어렵더라고요.


왜 눈만 감으면

코가 간지럽고, 배와 등이 가려울까?

혹시 다리로 벌레가 기어 올라오고 있나?

눈 뜨면 앞에 귀신이 앉아 있는 건 아닐까?


그 3분 사이에 어찌나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는지, 생후 6개월 된 리트리버가 주변을 뛰어다니는 것처럼 생각이 날뛰고 정신이 사나워졌어요. 이걸 한다고 원하는 게 이루어진다고 믿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고요.


이 답 없는 싸움을 몇 개월 동안 할 수 있었던 건, 오직 망한 덕분이었어요. 아니었으면 진즉 포기했을 거예요. 다행히 갈급함은 계속할 힘을 줬고, 몇 개월 뒤 ‘행부 부활절(!)’을 맞이하면서 명상 효과에 대한 믿음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명상은 삶의 일부가 되어, 어느덧 8년 차 명상러가 되었답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는 말할 수 있을까요?

“명상은 정말 원하는 것을 이루어 주나요?”


제 답은 “아니요”예요.

명상은 원하는 것을 끌어당겨 주지 않거든요.

대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환하게 밝혀줘요.

너무 선명히 보여서 가지 않고는 못 배기게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의지 부족 때문이 아니거든요.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기 때문이에요. 남들이 말하는 “그게 좋다더라”를 내가 원하는 것이라 믿고, 남의 욕망을 쫓다 보니 쉽게 지치고 말아요. 명상은 거기에서 벗어나 질문하게 해요.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이 질문으로 깊게 들어가게 해 줘요.


그래서 저는 명상이 삶을 바꿔준다는 말 대신, 삶을 바꿀 질문에 답할 수 있게 해 준다 말하고 싶어요. 머리가 아닌 마음이 내놓는 진짜 나만의 답을요. 그게 제가 8년째 명상을 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고요.


당신의 삶을 바꾸는 것은 상황이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의식이다.
- 에크하르트 톨레


다음 화에서는 명상이 어떻게 삶을 바꾸는지 구체적인 두 가지 효능에 대해 말씀드려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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