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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뇨뇨 Jul 09. 2024

매일 밤 먹을 수 있는 불로초, 버릴 건가요?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8시간씩 꼭 자라


보기만 해도 깝깝한 두께의 책이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전부다.

이 한 문장에 대한 근거를 700페이지에 거쳐 하나하나 설명한다.






Q. 갓생 살기에 동참하고 싶은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어요.

A. 사람은 저마다 하루에 최고의 컨디션인 시간대가 다릅니다.

낮 12시에 최고 각성 상태가 되어 저녁에 잠이 오는 사람이 있고,

저녁 6시에 최고 각성 상태가 되어 새벽에 잠이 오는 사람도 있죠.

이건 선천적인 거예요.

인간의 40%가 아침형, 30%가 저녁형, 나머지 30%는 혼합형인데 저녁형에 좀 치우쳐져 있거든요.

사람마다 최고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는 시간이 다른데,

무조건 일찍 일어나는 게 능사가 될 수 없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게 갓생을 사는 길입니다.

일찍 일어나야 갓생이라는 생각을 버리는 게 좋아요.

인류가 수렵채집하던 시절, 모두가 잠이 드는 밤에는 외부의 공격에 취약해지는 상태가 되죠.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이 모여 있으면 번갈아 잠을 자면서 보초를 설 수 있으니

생존에 훨씬 유리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저녁형 인간이 환경에 불리하게만 작용했더라면 진작 진화 과정에서 도태되었겠죠.




Q. 꼭 8시간씩 통으로 자야 하나요? 저는 밤에 6시간, 낮에 2시간 자는데 이렇게 자도 괜찮지 않나요?

A. 수면시간 동안 번갈아 가면서 비렘수면, 렘수면 상태가 나타납니다.

그러다가 수면 막바지쯤에는 주로 렘수면 상태가 되는데요,

렘수면은 정서 안정, 창의적 사고, 뇌의 기능 강화 등의 효과가 있어요.

그런데 8시간 자야 할 잠을 6시간만 자게 되면 수면 막바지에 몰아치는 렘수면 효과를 받을 수가 없게 되는 거죠.

특히 정서적인 면은 바로 나타나요.

실제로 제가 집-직장만 반복되는 일상에 회의가 들어서 잠을 최대한 늦게 자는 생활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낮에 점심을 먹고 모자란 잠을 보충하는 방식이었는데,

당시 제 정신 건강이 아주 안 좋았죠.

회의가 들어 잠을 적게 자면 우울해지고 우울해지니 또 늦게 자고, 또 잠이 모자라게 되고, 완전 악순환이었던 거죠.

잠은 통으로 자야 효과를 온전히 받을 수 있다는 점 명심하세요.




Q. 전 태어나서 꿈을 한 번도 꾼 적이 없어요. 제가 이상한 건가요?

A. 꿈은 매일 밤 꿉니다. 단지 기억을 못 할 뿐이죠.

꿈은 주로 렘수면 단계에서 일어나는데, 렘수면 단계에서의 뇌파는 깨어있는 상태와 거의 비슷해요.

보고 듣고 하느라고 뇌가 계속 움직이고 있는 거죠.

렘수면 단계의 특징이 근육 신경이 반응이 없는 거예요.

렘수면 상태에서 갑자기 깼을 때 몸은 움직일 수 없는 상태를 가위에 눌린다고 하죠.

꿈을 꾸는 렘수면 단계에서 몸을 움직일 수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꿈에서 하던 달리기를 현실에서도 하게 되면 자다가 갑자기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겠죠?

아마 렘수면 때 근육 신경이 단절되는 사람만 진화의 과정에서 살아남았을 겁니다.

꿈을 꿈 걸 기억 못 하는 건 그만큼 잘 잤다는 뜻이 아닐까요?

저 역시 일 년에 한두 번 꿈을 꿀 정도로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작년부터 수시로 꿉니다..

네, 나이가 들수록 잠의 질이 형편없어지거든요.




Q. 우리 아들이 올해 고등학생인데 새벽까지 뭘 하는지 잘 생각을 안 해요.

  아침에 일찍 학교도 가야 하는데 왜 저렇게 말을 안 들을까요?

A. 사람에게는 하루 주기 리듬이라는 게 있습니다.

언제 자고, 언제 일어나고, 언제 먹을지 몸이 알고 있다는 소리죠.

청소년시기가 되면 하루 주기가 짧아집니다.

밤잠이 없어지는 거죠.

전 세계 모든 청소년이 겪는 일입니다.

유별난 일이 아니에요.

청소년 시기는 몸의 성장이 극적으로 일어나는 단계라 충분히 잠을 자야 하는데 늦게 자게 되면

수면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겠죠.

미네소타 주에서는 아침 등교 시간을 7시 반에서 8시 반으로 늦췄더니 SAT성적이

600점에서 760점으로 올랐다고 합니다.

최대한 아이의 수면 시간을 보장해 주세요.

늦게 자는 건 상수로 치더라도 밤에 잠이 잘 들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Q. 자꾸 자라고만 말씀하시는데, 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A. 노화 방지, 기억력 증가, 치매 예방, 창의성 증가, 운동 능력 증가, 심장병 예방, 정서 안정, 업무 효율 증가,  학습 능력 증가, 면역력 증가, 피로 회복, 삶의 질 증가, 신진대사 증가, 감정 조절, 비만 방지

이걸 다 할 수 있는 영양제든 주사든 하나만 말씀해 보세요.

잠은 그냥 인간을 업그레이드시켜 줍니다.

불로초를 매일 밤 먹는다고 생각하세요.




Q. 잠 좋은 거 누가 모르나요? 잠이 잘 안 오는 걸 어떡해요?

A. 잠자리에서 휴대폰 하지 말기, 잠 자기 전 먹지 말기, 운동하지 말기 같은 규칙을 다 지켰는데 잠이 잘 안 오면 체온과 방 온도를 체크해 보세요.

높은 온도보다 낮은 온도가 수면에 훨씬 더 좋습니다.

이상적인 온도가 18.5도 일 정도로 조금 춥다 싶은 상태에서 잠에 더 쉽게 들 수 있죠.

잠들기 전에 흔히 하는 세수 역시 수분이 얼굴에서 증발하면서 열을 뺏어가기 때문에 체온은 낮추는 역할을 해요.

반신욕을 하면 신체가 이완되고 체온도 낮아지기 때문에 더 효과가 좋습니다.

잠잘 때 이불 밖으로 손발이 삐죽삐죽 나와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을 겁니다.

자는 중에 우리의 몸이 체온이 높다고 생각하고 체온을 낮추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죠.






이 책을 보고 주변에 하도 자라는 말만 하고 다녀서 잠선생이라는 별명까지 생겼었다.

안타까운 게 정말 노화가 진행될수록 잠을 질이 형편없어진다.

70대가 되면 20대 때보다 70~80%까지 잠의 질이 떨어진다.

잠을 제대로 못 자니 잠의 효과를 못 받고 잠의 효과를 못 받으니 몸이 점점 더 안 좋아진다.

제대로 악순환이다.

이전 회사에 다니던 동료를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5년 전보다 5년은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스트레스받는 건 똑같은데 뭐가 다르지 싶어서 생각해 봤더니,

다른 건 잠밖에 없더라.

어떤 화장품 피부과 시술보다 더 효과 좋다.

잘 자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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