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 매버릭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
나는 항상 멋있게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이 한 켠에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이듦, 그리고 그 때의 삶의 태도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이 영화의 주제가 이럴 것이라고 생각지 못해서 더 큰 울림이 있었다.
1.나이 들수록 내가 맡는 책임의 크기가 커진다는 점.
메버릭은 구스의 아들이 해군을 지원하자 총 4번, 4년동안이나 지원을 막았다. 나는 ‘아무리 자신의 친구 아들이라고 하더라도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구스의 아내가 임종 전에 메버릭에게 아들에게 어떻게든 자신 아들의 해군 지원을 막아달라는 부탁 했다는 장면이 나온다. “엄마를 원망하는 것보다 차라리 날 원망하는게 낫지 않겠어?”라고 메버릭은 말한다. 나이들수록 어떠한 결정을 했을 때의 책임의 크기가 커진다. 메버릭은 차라리 루스터가 자신을 원망하고 무시하는 것을 택했다. 어른이어도 누군가가 원망하고 무시하는 것을 견디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루스터가 자신의 엄마를 원망하지 않도록 책임을 지는 점이 인상 깊었다.
2. 인생의 태도
탑건 2의 첫 장면은 ‘탑건 1때, 즉, 36년 전에 입었던 선글라스, 항공 점퍼, 오토바이가 하나씩 나오고, 메버릭이 선글라스와 점퍼를 착용한 뒤에 하얀 치아를 드러내고 웃으며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이다. 탑건 1에서 젊은 모습으로 오토바이를 타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이젠 얼굴에 주름이 많이 생겼지만 나이 들어도, 힘든 일이 계속 생겨도, 유쾌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지키고 이를 계속 해나가면서 인생의 쓴 맛을 버텨내는 삶의 태도가 한 장면으로 한 방에 완전히 느껴졌다.
3. 시대의 변화로 인해 나의 가치를 다시 입증해야 하는 점
메버릭은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파일럿이다. 하지만 그도 시대의 변화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다시 입증해야만 했다. 아니면, 그냥 끝. 전역해야하는 절벽을 마주한다. 치열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하이커리어로 만들었지만 커리어의 끝에 가까웠을 때, 다시 한 번 나의 모든 능력을 걸고 최대한으로 발휘해서 나를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5. 36년 후, 후속영화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1편은 1986년에 개봉했다. 2편은 36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2022년에 개봉했다. 24살이던 톰크루즈는 이제 60살이다. 내가 이 즈음에 봤던 영화가 36년 후 속편이 나온다면, 62살의 나는 어떤 마음일까, 62살때, 26살의 나를 바라보면 어떤 느낌일지 정말로 궁금하다. 1986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던 사람들이, 지금 탑건 2를 다시 극장에서 볼 때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되니까 더 눈물이 났다.
5.상급자의 반대를 맞서 이겨내는 점
총 두 장면이 있다.
1) 오랜 시간 팀원들과 공들여서 세상 앞에 나서기 직전인 전투기가 있다. 시험 당일, 상급자는 시험 중단 명령을 내린다. 이유는 상급자는 무인 전투기를 선호하고 유인 전투기를 쓸모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메버릭은 짙은 한숨을 쉰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끝내지 않는다. 상급자가 오기 전에, 전투기를 타고 날라?버린다. 그리고 보여준다. 마하 10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을. 이러기 위해서는 결단력, 그 결단에 대한 분명한 믿음, 그만큼 뛰어난 능력. 이 세가지가 있어야 한다. 그 세가지가 모두 있는 메버릭이 멋있었다.
2) 상급자는 아이스맨이 죽자, 메버릭을 바로 교관 자리에서 박탈하고 영구 비행 정지 명령을 내린다. 그러자, 그는 마음대로 전투기를 몰아서, 2분 30초보다 더 앞당긴 2분 15초 안에, 윙맨도 없이, 작전 시뮬레이션에 성공한다. 그리하여 자신의 작전 전략이 옳음과 자신의 비행 능력을 입증한다. 상당히 위험한 전략이었다. 목숨을 내놓아야 할 만큼. 그러나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자신의 전략이 옳았음을 입증하기 위해, 목숨까지 내놓고 마지막 비행일 수 있음에도 비행하는게 진짜 대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