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단원이 되는 것.
오케스트라 소리를 제대로 감상하는 법은 연주하는 사람들 속에 파묻히는 것이다.
즉, 오케스트라 자리에서 같이 연주하는 것이다.
(미안합니다. 너무 현실성이 낮은 이야기였지요? 하지만 이것만큼 전율이 최대한으로 올라오는 감상은 없습니다.)
연주자들 속에 있으면 들리는 소리의 울림이 관객석에서 들리는 울림과 차원이 다르다.
특히 오케스트라에서 플룻 자리는 금관 악기 가까이에 있다.
곡의 절정에서 금관 악기가 굉장히 크게 소릴 낼 때는 발을 딛고 있는 바닥까지 그 소리의 진동이 느껴진다.
맞은편에서 현악이 한 무리가 되어 활과 팔의 움직임이 하나의 군무처럼 보이면서 음악이 들려올 때의 황홀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게 그동안의 노력을 모두 쏟아서 연주하다가 음악이 끝날 때, 음악이 끝나는 시점을 딱 잡기 위해서 지휘자를 본다. 그러면 지휘자와 눈이 마주친다. ‘우리가 긴 시간동안 노력한 게 곧 끝나가. 잘하고 있어.'라는 눈빛을 서로 교환할 때의 느낌이란. 전율이다. 전율이 흐른다. 그렇게 딱 음악이 끝나고 들려오는 박수 갈채 소리는 정말 벅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