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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성을 잡은 사회생활 방식

공격적으로 따지기 vs 무조건 수용하기. 둘 다 아니야.

by 선빵

직장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었다.
한 부류는 공격적으로 따지고 상사와 사이가 어긋나는 사람들.
다른 부류는 반박도 안 해보고 그냥 무조건 다 수용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 사이에서 공격적이어 보기도 하고, 무조건적으로 수용해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어떤 사회생활 방식이 맞는지 갈피를 잡지 못해 사회 생활한 첫 해부터 지금까지 혼란스러웠다.

그런데 말 같지도 않은 일을 당하면서

가장 적절하고, 나의 성향에도 맞는 방식을 찾게 되었다.

첫번째, 어떤 부조리함이 있으면 공격적으로 상사에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정중하게 이에 대해 말한다. 상사와 사이가 나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상사와 사이가 나빠지면 나만 괴롭더라. 그 인간이 나에게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은 너무나 많기에 치졸한 (그런데 신고하기에는 애매한) 괴롭힘을 당해야 한다.
단, 메신저를 보내서 기록이 남도록. 모든 것은 기록 싸움이더라. 메신저 보낼 때, 마지막에 “바쁘실텐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심기를 거스르지 않게 썼다.

두 번째, 직장 내의 사람들에게만 조언을 얻고 행동하는 것은 피한다. 노조에 전화해서 해결 방법을 물어본다. 직장 안 밖 모든 사람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들어본다. 결론적으로 노조가 큰 도움은 주지 않았지만 ’e 다산’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돼서 그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면 이렇게 작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아무리 현명한 사람이 조언해 준 것일지라도 그 조언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직장 내의 사람들 중에서 아무리 존경할만 하고 현명한 사람이 있더라도 그 사람의 의견이 전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그 예는, 이 사건이 벌어졌을 때, 해주신 조언은 “한 번 상사랑 얘기는 해 봐라. 하지만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엔 아마 그냥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였다. 노조에서도 ‘그럼 어쩔 수 없죠 뭐. 더 궁금한 게 있으세요?’라고 굉장히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래서 나도 그냥 체념해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계속 방법을 찾고 싶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길 잘했다.

네 번째, 공무원들은 문서에 죽고, 문서에 산다. 내 근거를 뒷받침할 문서를 찾는다. 저들은 “인사실무편람에 이렇게 나와있다~”만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말하는데, 인사 실무 편람에 나와 있지 않은 내용은 e 다산에 검색하면 관련 지침이 나온다. 혹은 인사 혁신처, 교육부, 교육청의 Q&A 게시판 등. 관련 지침을 찾았을 때도, 노조에 다시 전화를 했다. 노조에서 "메신저로 링크와 지침을 보내라. 상사한테 가는 것은 증거가 남지 않으니 무조건 메신저로 보내서 증거를 남겨라."라고 말했다. 이렇게 최대한 조언을 많이 얻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상사들에게 정.중.하.게.(하...) e 다산 링크와 지침을 첨부해서 보냈다.

결론적으로 내가 찾은 사회생활의 방식은 부조리함이 있으면 정중하게 이에 대해 반박해보고, 관련 지침을 찾아서 제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크게 손해 보는 것이 아니면, 정중하게 반박해보고 안 들어주면 그냥 수용하는 식으로 가는 것.


이게 내가 찾은 사회생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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