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가 만든 문제는 우리사회가 풀 수 있습니다.
'젊음의 노트'라는 노래를 기억하나요?
1986년 제7회 강변가요제 대상을 받았던 유미리의 열창과 하얗게 밤을 새웠던 청춘의 기억으로 인해 7080 애창곡이다.
안갯속을 걸어봐도 채워지지 않는 나의 빈 가슴
잡으려면 어느새 사라지는 젊음의 무지개여
커피를 마셔봐도 느낄 수가 없는 나의 빈 가슴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젊음의 고독이여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그려야 할까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써야만 하나
아름답고 신비로운 우리들 사랑의 이야기
이 세상에 살아있는 우리들의 모든 인생 이야기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채워야 하나
1980년대 청년들도 무지개(꿈), 사랑 이야기(연애와 결혼), 인생 이야기(일과 삶)로 빈 가슴을 부여안고 고독을 노래했었다. 그 당시에도 청년들의 고민은 있었지만, 그 고민은 '가능성과 선택'에 관한 고민이었다. '고민'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었다. 2016년 한 세대가 흐른뒤, '젊음의 노트'에는 포기해야 할 것이 많아졌다.
설 명절 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누구인지 몰라도,가장 힘든 '세대'는 누구인지 알 것 같다. 명절증후군을 가장 극심하게 겪은 이들은 바로 청년들이다. '이제는 취업했니?', '결혼은 언제 할 거니?'라는 질문을 피해서 커피 한잔을 위로 삼아 '카페'로 피난을 한다는 3포 세대 청년들의 마음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2016년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취업, 결혼, 출산 청년 3포 시대'에서 대인관계와 내집마련 5포 세대를 넘어서 7포 세대까지 왔는데, 아직도 더 포기해야 할 것이 남은 'N포 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1986년의 청년들은 '가능성과 선택에 대한 고민'이었기 때문에 아파도 청춘이었다. 하지만 2016년 청년들은 '답답함과 포기로 인한 절망'으로 아파할 희망도 잃어가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많은 기성세대는 아직도 청년문제가 심각하지 않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님들은 여전히 자녀의 취업문제, 결혼문제로 매우 심각하다.
상기의 글은 2016년 2월 지역의 민간연구소인 '대구사회연구소'에 기고한 칼럼의 일부 내용이다. 필자는 당시 (재)대구테크노파크에서 지역산업정책기획을 하고 있었지만, 지역발전에 대한 관심이 도시와 사회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이후 '포럼 창조도시', '대구사회연구소' 등 민간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당신의 자녀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청년이 겪는 사회문제입니다.
우리사회가 만든 문제는 우리사회가 풀 수 있습니다.
2015년 12월 3일 조한혜정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초청 강좌가 대구예술발전소(수창홀)에서 이루어졌다. '노령화 저성장 위험사회의 청년,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조건과 연대'라는 주제였다. 필자는 총괄사회를 맡아서 7개 모둠(조)별 토론을 진행하였었다. 대구시와 (사)대구사회연구소가 공동주최한 '제2회 대구사회혁신아카데미'이다. 조한혜정 교수는 산업화 세대, 민주화 세대, 정보화 세대 이후 소위 스펙세대로서 '각자도생'의 생존환경에서 '청년이 사라지는' 현실에 주목하고 출구를 마련해온 지식인이자 활동가이다. '비빌 언덕이 사라지는 상태'에서는 청년들이 '삶의 기획'이 불가능해졌으므로, 최소한 시민적 공공성을 살려서 '창의적 공유지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조한혜정 교수가 당시 센터장을 맡고 있던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하자센터'가 사례일것이다. 모둠(조)별 토론에 참여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생님의 자녀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청년이 겪는 사회문제입니다." 조한혜정 교수는 '벌새 이야기'로 강연을 마무리하였다. 총괄사회자로서 맺음말로 화답하였다. "우리사회가 만든 문제는 우리사회가 풀 수 있습니다."
숲이 타고 있었습니다. 숲속의 동물들은 앞다투어 도망을 갔습니다. 하지만 크리킨디란 이름의 벌새는 왔다갔다 하며 작은 주둥이로 물고 온 단 한방울의 물로 불을 끄느라 분주했습니다. 다른 동물들은 이런 그의 모습을 보고, "저런다고 무슨 소용이 있어"라며 비웃었습니다. 크리킨디는 대답했습니다. "나는 내가 할수 있는 일을 할 뿐이야."
2016년 1월 '시사IN'은 커버스토리로 '청년전쟁'을 실었다. '청년정책'을 두고 정부와 서울시와 성남시가 정면으로 충돌을 한 것이다. 경기 성남시는 성남에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 청년 1만 1,300명에게 분기별 12만 5,000원씩 연 50만 원을 지역화폐 또는 전자화폐로 지급한다. 서울시는 이른바 '사회 밖 청년' 3,000명에게 월 최대 50만 원을 6개월 동안 지원하는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을 추진하고 있다. 두 정책은 이미 시의회 의결로 예산을 확보했는데, 중앙정부의 동의 없이 두 지자체가 정책을 추진한다며 보건복지부가 최근 서울시의회와 성남시의회의 예산안 의결이 무효라며 대법원에 제소한 것이다. 기존에는 '취업시킨다'는 목표에 한정된 청년 일자리 정책이 있었다면, 서울시는 ‘청년수당’, 성남시는 '청년배당'이라는 새로운 접근을 시작하고 있었다.
2016년에는 서울시, 성남시, 광주시, 대구시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청년정책이 태동하고 있었다. 대구시는 전국 최초로 청년위원회를 구성(’15.2.)하고 청년기본조례를 제정(’15.12.)하였으며, 청년활동거점인 대구청년센터를 개소(’16.7)하고 청년정책과를 신설(’17.1.)하여 청년정책 추진기반을 구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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