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빠의 육아 성장기

되집기 하나에도 마음이 출렁이던 날들

by 볼통통알파카

누군가는 말한다. 육아는 행복이라고.

그런데 막상 내가 그 안에 들어와 보니, 참 녹록지 않다.

매일매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아기가 그렇게 기특하고 사랑스러우면서도, 매일매일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어느 날부터 슬슬 아기가 목을 가누기 시작하더니, 뒤집기를 시도했다.

뒤집는 건 곧잘 했지만, 문제는 다시 돌아눕지 못한다는 것.

낯설고 어색한 자세에 불편함을 느끼는지, 아기는 자꾸 칭얼거리다가 결국 "빽!" 하고 소리를 질렸다.

그제야 알았다.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 작은 생명도 원하는 게 뜻대로 되지 않으면 화도 낸다는 걸.

그 모습이 어쩐지 너무 인간 같아서 놀랍고도 짠했다.

하지만 그런 감정적인 이해와 별개로, 현실은 정말 정신없었다.

특히 새벽 시간. 졸린 눈을 비비며 아기가 구토하지 않게 우유량을 조절하고,

뒤집기를 시도하다 픽, 하고 고꾸라지는 순간들을 지켜보며 재빨리 대응해야 했다.

아기가 머리를 박거나 팔이 깔리는 일이 없도록 밤새 귀를 곤두세웠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육아휴직 덕분에 이런 위기들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는 것.

아찔한 순간에도 아내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되었고, 둘이서 번갈아 가며 대응할 수 있었기에

서로의 피로가 덜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아기가 되집기까지 스스로 해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이젠 침대 안을 굴러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침대 창살에 머리를 박고, 발이 끼어 울고, 자다가 놀라 소리를 지르는 일이 반복됐다.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기도 했지만, 이대로 두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까 걱정이 앞섰다.

훈육이 통할 시기도 아니고, 무작정 야단칠 수 없는 이 시기.

우리는 빠르게 결정했다. 매트형 침대로 바꾸고, 함께 바닥에 눕기로.

그리고 몸을 잘 가누게 된 시점에, 아기에게 따로 잠드는 연습을 시작했다.

200일이 지나고, 우리는 조심스럽게 부부의 방에서 둘만의 밤을 다시 맞았다.


불안한 마음으로 잠들던 첫 주가 지나고, 어느새 아기는 도도도— 자기 방으로 향해 스스로 잠들기 시작했다.

그 작고 익숙한 발소리를 들을 때마다, 문득 웃음이 난다.

‘이제는 이렇게 컸구나’ 싶은 마음과 함께, 그 지난했던 시간들이 조금은 아득하게 느껴진다.

육아는 언제나 혼란과 성장을 동시에 품고 있다.

아기는 몸을 배우고, 우리는 마음을 배우는 시간.

완벽하진 않아도,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우리 가족의 모습에서

‘잘하고 있다’는 믿음을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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