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휴가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

by 볼통통알파카

정신없이 달리는 일상 속에서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부모가 잠시 휴가를 즐기는 모습. 여기에 대해 말들이 많다. 누군가는 '부모가 아이 없는 시간을 즐긴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또 누군가는 '그럴 만도 하지'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나 역시 시간이 흐르며 생각이 바뀌어왔다.


20대 초반, 대학 새내기 시절엔 체력도 좋고 세상이 내 뜻대로 될 줄만 알았다. 그래서였을까. 육아로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렇게 힘들면 낳지 말지’ 하는 철없는 생각도 했었다.

20대 후반,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세상의 단면을 조금씩 마주하면서는 ‘그래도 하루쯤은 쉴 수 있지 않나’ 하는 정도로 인식이 바뀌었다.

그리고 지금, 직접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어보니, 아이 없는 오전 몇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게 느껴진다.


부모란 결국, 어린 시절의 ‘나’에서 조금씩 덜어내며, 다른 사람을 위한 삶으로 확장해가는 존재인 것 같다.

그렇게 서로 시간 맞춰 연차를 내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부부끼리 온전히 쉬어보았다. 예전처럼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책을 읽고, 동네를 천천히 산책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 이렇게 한 템포 늦춰진 순간을 누리니 마음에 숨통이 트였다.

함께 미래를 그려보기도 하고, 지금 우리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돌아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런 작은 일탈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래야 '나'라는 사람이 무너지지 않고, 아이에게도 '나'를 인식시켜줄 수 있다. 부모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나 자신. 그것이 결국,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 아닐까.


삶이 조금 각박해지면, 사람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그럴 때일수록 나는 어떤 방향을 선택하고 있는지 돌아본다. 불평과 피로로 가득 찬 시선이 아니라, 고마움과 회복을 중심에 두는 쪽을 택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이 하루의 휴식은 단순한 ‘쉼’ 그 이상이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를 다시 확인한 시간. 그리고 아이에게 어떤 태도와 마인드를 전해주고 싶은지도 더욱 또렷해졌다.

아이를 보내고 잠깐 쉬었다는 이유로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

그 시간은,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숨고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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