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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ther K Nov 17. 2019

오피스텔로 이사한 이유

몸도 마음도 가볍게~

토지, 상가, 단독 주택, 빌라, 오피스텔, 아파트 등 부동산에도 많은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것은 아파트. 정보도 많고, 현대인의 주거형태로 단연 1위다. 하지만 서울의 아파트를 매입한다는 것은 요즘 같은 시대엔 소원해 보인다. 

빌라는 비교적 저렴하지만 수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전문가가 아니라면 섣불리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실제로 20년 동안 지하 빌라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더더욱 빌라는 흥미로운 투자처가 아니었다. 

요즘 단독 주택이나 전원주택이 떠오르고 있긴 하지만 마당 관리, 지붕 관리 등 신경 쓸 곳이 많다는 단점이 있어 일단은 넘어가도록 하자. 

상가는 상권 분석이 필수인데, 그나마도 요즘은 종로, 강남에도 공실률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하니 초보가 도전하기엔 위험하다. 

토지는 말할 것도 없다. 나에게까지 온 정보는 대한민국 모두가 알고 있는 정보이니, 경제적인 효과가 없다. 경계가 불명확한 경우도 많고, 지역의 발전계획과 결부되어 있다 보니 이를 이용하여 사기를 당하기도 십상이다. 가장 부가가치가 높다고 하더라도, 열심히 모은 돈을 날릴 수 있는 확률 또한 높다면, 그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하나씩 따지다 보니, 남는 것이 오피스텔이었다. 오피스텔은 사무공간으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요즘은 원룸의 다른 형태로 불리는 경우도 많다. 또한 “도시생활형”이라고 해서 오피스텔이지만 주거용으로 건축되는 건물도 많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서울의 오피스텔로 이사한 이유는 더 있다. 


1) 혼자 살기에 안전한 환경

서울로 이사 계획을 가졌을 때, 아무리 소형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1~2억대의 아파트는 없었다. 가격으로 고려해서 단독 주택의 한 층이나 빌라의 한 층에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무엇 하나 가격대가 만만치 않았다. 괜찮은 집이라고 생각되려면 2억은 훌쩍 넘는 금액을 필요로 했다. 

안전상의 이유도 있었다. 빌라나 다세대 가구의 한 곳에 정착했을 때 혼자 사는 집이라고 알려지면 택배 박스 하나밖에 대놓을 때도 조심해야 하는 세상이 됐다. 철저한 문단속은 기본이고, 안전을 위험했던 숱하게 많은 이야기들을 전해 들은 적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오피스텔은 안전한 생활환경이라고 생각됐다. 현관문은 입주키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했고, 수위 아저씨가 늘 문 앞에 계셨다. 이중창이었고, 복도에도 늘 불이 켜 있었다. 문 밖에 누가 있는지 인터폰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유사시엔 바로 경비실과 통화를 할 수도 있었다. 곳곳에 CCTV가 있었고, 앞집, 옆집에 누가 사는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개인주의적인 구조가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굳이 같은 층이라도 인사를 주고받지 않았고, 괜히 아는 척하지도 않았다. 서로에게 무관심한 편이 현대를 사는 미덕 같은 곳. 그런 곳이라 오피스텔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느껴졌다. 


2) 풀 옵션, 몸만 들어가면 됩니다

오피스텔의 가장 큰 장점은 풀 옵션이 아닌가 싶다. 아파트, 빌라, 다세대 주택 그 어디를 가도 오피스텔만큼 완벽하게 풀 옵션이 되어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옷장과 수납장, 책상은 물론 비데까지. 정말 여행용 트렁크에 옷만 들고 들어가면 된다.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이사하기도 쉽고, 관리하기도 쉽다. 게다가 신축 건물이고, 시공사가 브랜드 있는 곳이라면 구조도 괜찮고 단열과 방음도 훌륭하다. 충분한 수납공간까지 구비되어 있다면 금상첨화. 

전용면적이 20제곱미터 전후인 경우가 많아, 전기세, 가스요금, 수도요금도 많지 않고, 관리비도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는다. 공동생활이라 층간소음이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집세 이외에 가구, 가전 등으로 추가 요금이 들어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분명 매력적이다. 


3) 감당할 수 있는 투자규모

지하철과 가까울수록 오피스텔의 매매가가 높다. 하지만 서울의 아파트 가격에 비할 바가 아니며, 2억 원대로 충분히 내 월급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물론 은행 대출로 어느 아파트라도 투자를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달 월급으로 상환금을 감당할 수 있으려면 무조건적인 대출은 피해야 하므로 2억 원 전후의 물건이면 합리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처음 매입할 때는 10%의 계약금만 있으면 매입할 수 있고, 약 2년 후 입주할 때 전세를 들인 다면 2억 원 대 오피스텔이라고 하더라도 약 5천만 원 정도만 있으면 매입할 수 있으므로 5억, 10억 하는 아파트에 비해서는 세금이나 매입/매도 측면에서 훨씬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10억짜리 아파트에서 월세를 받기 위해서는 7~8억 이상의 금액이 필요하지만 2억짜리 오피스텔에서 월세를 받기 위해서는 1억~1.5억 정도가 필요하다. 물론 1~1.5억 도 굉장히 큰돈이지만 10억짜리 아파트에 비해서 월세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고, 또 월급만으로도 열심히 모아서 충당한다면 충분히 월세를 받을 수 있는 구조이다. 

사실 오피스텔에 투자를 하게 된 것도, 노후에 임대수익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전세입자가 살고 있는 형태라고 하더라도 내가 은퇴했을 때 월세 수익으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이 보다 좋은 투자처가 어디 있을까 싶다. 


오피스텔은 월세를 받기 위한 투자처

오피스텔 투자를 시작한 지 5년 정도가 되어 가는 요즘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오피스텔은 부동산을 매도할 때의 양도 차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월세를 받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가진 오피스텔의 경우, 매입한 지 약 4년이 지났는데, 처음 매입했을 때보다 약 2천만 원 정도밖에 오르지 않았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의 경우, 모두가 잘 알다시피 몇 억씩 증가한 것에 비하면 오른 것도 아닐 수 있다. 따라서 무리한 대출을 받아 교통의 요지에 오피스텔을 ‘전세를 들인’ 상태로 가지고 있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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