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스타트업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
사람들이 말하는 '뷰티'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메이크업, 스킨케어, 이너뷰티 등의 제품만이 뷰티일까. 각자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 모두 다르기에, 어쩌면 이를 표현하는 방법도 무한한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스스로 행복한 외모가, 어떤 사람에게는 건강한 몸과 마음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내 몸에 새긴 타투나 자연스러운 노화가 아름다울 테니까. 결국 내가 가진 자신만의 개성을 이미지로 어필하는 모든 형태가 바로 뷰티 아닐까
[OPENING] ANTI ANTI-AGING (EDITOR 차영우 DESIGNER 최정현)
평소와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다가 어느 날, 입매에 생긴 팔자주름을 발견했다. 그 뒤에는 거울을 볼 때마다 얼굴과 목에 생겼다가 사라지는 주름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주름에 대한 공포는 느닷없었다. 앞으로 내 얼굴에는 주름이 생기는 일만 남은 것 같았다. 어떤 세포는 더 이상 되살아나지 않을 것이고, 주름은 표피를 넘어 진피에 자리잡을 것이었다. 그리고 잇몸에 생긴 염증처럼 만성이 된 통증이 잦아질 일만 남았다. 출근 준비하며 백색 소음처럼 틀어 놓은 TV에서는 피부 깊은 곳에서 콜라겐의 탄력을 찾아준다는 LED 라이트 마스크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출근길에 탄 지하철에 같은 얼굴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누군가는 지하철 좌석에 앉아서 펜슬형 아이브로우로 눈썹을 그리고 있다. 누군가는 눈을 감은 채 자고 있다. 책을 읽거나 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모두 다른 눈매와 다른 눈가의 주름을 가지고 있다. 문득 내 눈가의 주름이 신경쓰여서 리프팅 기능이 있는 아이크림을 검색했다.
얼굴에 주름이 늘어나는 것처럼 더 이상 젊지 않으면 멋과 아름다움도 사라질까? 앞으로 나에게는 깊게 패이는 주름과 만성 통증처럼 나쁜 일만 남아있을까? 하지만 내가 하는 걱정의 80%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기도 했다. 그래서 실제로는 어떤지 묻기로 했다.
1997년 마라톤 여자부 한국 신기록을 세웠던 권은주 (아식스 러닝클럽) 전 감독님을 만났다. 운동 선수들은 직장인들 보다 30년은 빠르게 은퇴를 맞이한다. 커다란 성과를 이룩했던 전성기가 끝나고도 이어지는 삶에 대해 여쭈었다.
60대 중반에 들어서야 시니어 모델 겸 배우의 커리어를 시작한 이향란 배우님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온갖 도리와 노릇을 마친 뒤에야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찾아 나선 용기에 대해 여쭈었다.
막연했던 노년의 삶을 다양한 색으로 칠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우야다 작가님과도 긴 대화를 했다. 지금껏 보지 못하고, 상상하지 못했던 내 모습을 만들어가는 상상력에 대해 물었다. 막연해서 두려웠던 것들이 실체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들었다.
며칠에 걸쳐 대화를 나눈 뒤, 나는 리프팅 기능이 있는 아이크림 검색은 그만두었다. 거울을 보면서 팔자주름이나 목에 생길 주름을 확인하는 일도 줄었다. 대신 자외선 차단제를 새로 구매했다. 미술사학자인 유홍준 교수님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나이가 들어야만 알게 되는 것들이 존재한다. 인터뷰를 하며 미리 답안지를 훔쳐본 기분이었다.
출근길에 접속한 인스타그램에는 박막례 할머니의 국수 밀키트 품절이 연신 화제였다. 여전히 내일은 알 수 없지만 가능한 무엇들이 희미하지만 확실하게 존재한다.
이렇게 뷰티 스타트업 '디밀'은 "고객의 아름다움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비전에 맞춰, 코스메틱 커머스에 이어 '라이프스타일'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표현으로 옮겨낸 디밀의 첫 번째 오리지널 콘텐츠 캠페인은 'Good aging'입니다.
차영우 에디터가 지금의 시간에 누구보다 충실하고 행복한 세 분의 인터뷰이를 만났습니다. 전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 권은주 감독님, 65세에 커리어를 시작한 배우 이향란님, 그리고 '우리 세대의 나이듦'을 그려내는 일러스트레이터 우야다님 입니다.
그리고 그 분들은 나이가 드는 것이 하나도 무섭지 않고, 오히려 내일을 기대하는 시니어의 삶에 대해 말씀 주셨어요. 앞으로 저희와 함께 뷰티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실까요?
첫 인터뷰는 지난 21년간 한국에서 여자 마라톤 최고 기록을 유지해온 권은주 감독과 함께 합니다.
https://brunch.co.kr/@1312capo/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