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자의 ‘위험관리’ 대해
세 번을 넘어지고 네 번의 일어서기를 하면서,
어쩌면 제가 가장 부족했던 요소가 바로 ‘위험관리’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브런치라는 공간에 글을 써 나가면서 너무나도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모르게 부담이라는 게 생겼나 봅니다.
오늘은 갑자기 글을 쓰면서 잘 쓰고 싶다는 생각에 점점 말고 꼬이는 등 횡설 수설 하는 저를 보다가
다시 생각을 고쳐 잡고 쓰고 있습니다.
‘그래 내 망한 이야기 하는 거로 하자, 뭘 얼마나 잘 쓰겠다고’
많이들 접하시는 위험관리는 전문가 분들도 너무나 많고 코칭, 멘토를 하시는 분들의 단골 메뉴가 아닌가 싶어,
저는 그냥 제가 겪었던 제 실수담 정도를 이야기드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세 번의 실패담을 다 이야기드리자면 글자수 제한이 있을 만큼 제 오류가 많았던지라 오늘은 친구분들과 같이 생각해 볼 만한 주제로
법적인 리스크, '법률 관련 위험관리'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드리겠습니다.
제 세 번째의 실패는 많이들 아시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BTS 화보집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실은 좀 복잡하기도 하지만, 크게 보면 지적재산권의 충돌인데, 책의 저작권과 연예인의 퍼블리시권이라고 불리는 일명 초상권의 충돌이었습니다.
일전에 어느 변호사님의 글에서도 비슷한 글이 있었지만 소위 돈이 되는 민형사 사건이 아닌 경우,
변호사님들의 관심도 그만큼 떨어지는데, 아마도 상표법, 저작권법, 초상권 등의 법률 분쟁이 그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BTS의 사진과 이를 취재한 글은 출판사 고유의 창작물이니 이는 출판사의 창작활동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VS
소속 아티스트의 초상은 그간 기획사의 많은 투자와 노력의 산물이며 권리이다. 이를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부분은 철저히 관리되어야 한다.
좀 복잡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저희는 전자인 출판사의 이야기를 듣고 정식 서지번호가 있는 저작물이라는 판단을 하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립하기 힘든 큰 손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은 BTS의 기획사인 빅히트의 손을 들어주었으며, 더욱이 저희가 거래를 하는 시점 이전에 동일 사유로 출판금지 가처분이 내려진 상태를
출판사에서는 저희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판매를 했습니다.
어떠신지요 좀 복잡할 수도 있기도 한데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저는 법률적인 부분의 판단에서는 최소한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계약을 했어야 했습니다.
좀 더 법률에 기초하여, 판례를 분석한 연후에 변호사의 판단을 따라서 계약에 임했더라면, 지금 이리 제가 큰 고통은 겪지 않았을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위험관리는 이 계약, 이 거래 한 번으로 내가, 혹은 내 회사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는가?
즉 위험을 계량화 하는 일에 절대적으로 소홀히 했습니다.
창업자는 사업하는 과정에서 일생일대의 기회가 생길 수도 있고 성장의 기회로 매출 채널이 확장된다거나, 좋은 상품의 제안이 올 수도 있습니다.
판단을 내기리에 앞서 이 거래, 이 계약의 위험에 대해서 계량화 해보시는 것을 진지 하게 추천드립니다.
이 거래가 이 계약이 잘 안 되면
1. 주어 담을 수 있나?
2. 실패하면 경상인지, 중상인지 치명상인지.
3. 아님 내 목숨을 내어놓고 거래를 해야 하는지.
저는 판단해 보고 의심해 보고 , 법률적인 검토를 해봤어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을 하신 분들은 애초부터 창업 자체가 위험을 무릅 쓰고 시작해야 하는 일이니 조금 차제 하고,
커리어를 쌓아 가시면서 위험을 회피하는 직종이나, 관련 일에 계시는 분들에게도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있습니다.
위험을 테이크하지 않는 일은 많고 그러한 직종이나 직군 역시 상당히 많으리라 봅니다.
창업이던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 가시던, 언젠가는 장사라는 것을, 사업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위험을 감수하는 일에 조금은, 아니 좀 더 많이 훈련이 필요하실 거라는 의견을 드립니다.
무역선이 가장 안전한 방법은 부두에 정박하고 있는 겁니다. 어떠한 위험도 없겠죠,
바다는 건너며 거친 파도와 풍랑, 해적 등의 위험이 일체 없습니다.
그런데 바다에 나가지 않는 무역선은 그 존재 이유가 없습니다. 항구에서 자리를 차지하느니 분해해서 고철로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항구에 정박하고자 하시는지 파도를 건너 먼바다로 나갈지는 친구분들의 선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위험관리는 일기예보도 들어 보고, 허리나 무릎이 쑤시는지, 태풍은 오지 않는지, 견딜 수 있는 파고인지,
오직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는 선장의 몫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