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조 Dec 23. 2023

업무를 대하는 마음

연봉엔 거품이 끼면 안 됩니다.

"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다."


모두의 워너비를 담은 문구다. 왜 '워너비'일까?


일한 만큼 버는 구조상 분명 이뤄지기 힘들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일한 만큼 좀 벌어봤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1인 사업체가 아닌 직장인인 이상, 하고 있는 업무보다 과한 대우를 받는다면 숙청 대상이 될 뿐이다. 그럼 회사에서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될까?



필자의 경우 현재 IT기업에서 기획자로 있으며, 사전조사/기획안 작성/기능 및 동작 설명/공지 작성/회의록 작성/내부 공유 메일 작성... 등등 글쓰기와 아주 밀접하다.

어느 누가 봐도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개발하거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간결하면서도 빈틈없이 작성해야 한다. 잘 쓰려면 당연히 많이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유튜브나 블로그로 사무용 글쓰기 방법을 많이 찾아보는 것도 좋고, 업무를 하면서 공유받는 문서 중 쉽게 읽힌다고 느껴지는 동료의 양식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글쓰기는 모든 업무의 기본이 된다.


현재 회사에 다닌 지는 3~4년 차지만, 본격적으로 기획업무에 투입된 지는 이제 1년 차다. 처음엔 기능 파악도 못하고 방향성도 엉뚱하게 잡아서 결과물이 생뚱맞아 몇 번이나 리젝 당했던지.

그 트라우마로 아직도 실장님께 보고드릴 때마다 긴장되지만 확실히 리젝 당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다시'가 아닌, 의견을 첨언해 주시는 정도에 이르렀다. 불과 몇 개월 만에 기획안이 바로 나올 수 있을 정도가 된 데에는 '일단 많이, 자주'하는 게 중요했다.


하나의 기획안이 나오기까지 많은 case들이 떠오른다. 기획안에 정답은 없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기능을 기획하더라도 기획자마다 다른 방향성이 나올 수 있다. 필자는 여러 방향성에 대한 기획안을 가안으로라도 모두 작성했다. 이 방법은 스스로 기능에 대한 공부도 될 뿐만 아니라 상사에게 내가 얼마큼 성의 있게 임하고 있는지 태도에 대한 어필도 가능하고 베스트 결정까지의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이렇게 다방면에서 심도 있게 일하고 말고는 스스로의 재량에 달렸다. 빨리 처리해야 할 일과 심도 있게 처리해야 할 일을 구분하고 양과 질을 잘 선택하는 것. 위에서 시키는 일만 수동적으로 하다 보면 '일 잘하는 직원'이 아닌 '회사의 부품'이 되고 만다.



그리고 일이 많은 것과 야근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지 말자. 간단한 업무로 시간만 질질 끌다가 야근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상사가 야근한다고 눈치 보면서 할 일도 없는데 남아있는 야근이 아니다.

하루 일과를 바쁘게 보내고도 시간이 가는 줄 몰라서 자연히 연장되는 근무를 두려워 말자. 변태 같은 말일지 모르겠으나, 필자는 업무가 적거나 조금이라도 텀이 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내 업무 시간에 공백이 생기면 나의 존재 가치가 줄어들까 봐. 물론, 건강한 생각은 아니다. 업무와 나의 존재성은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게 좋기는 하나, 아직 완성형 인간이 아니기에 매번 다잡으며 길을 찾는 중이다.

그렇지만, 일명 '월급루팡'은 절대 금물! 한가해서 좋은 점은 없다.


맡은 업무를 자유자재로 컨트롤하고 의사결정권에 조금이라도 지분이 생기면 점점 업무 속도가 나고 배테랑이 되어간다는 기분이 든다. 그럼 자연히 대우는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꼭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가 아니더라도 어딜 가나 업무 프로세스는 유사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자신이 생기면 연봉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게 된다. 돈을 좇지 말고 나의 실력을 키우는데 집중하자.

이전 01화 프롤로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