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산책의 효과(상편)
저는 약 8년 전에 혈압이 140 전후로 살짝 높아져서 약을 먹을까 말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약을 먹기 전에 우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보고 안되면 약을 먹어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집 근처의 신천에서 아침마다 약 30분씩 달리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하루는 넓게 잔디가 깔려 있는 것을 보고 맨발로 잔디밭에서 달리기를 하면 발바닥의 지압점들이 자극도 되고 발 근육도 좀 더 활성화가 되어 정맥 순환에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맨발로 달리기를 했습니다. 물론, 잔디니까 달리기가 가능했죠.
약 2개월 정도 꾸준히 한 후에 혈압을 확인해 보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에도 가끔 맨발로 산책을 하긴 했었지만 최근에는 거의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올 4월에 어마어마한 고지혈증이 확인되고 난 뒤에 어차피 고지혈증을 극복하기 위해 운동이 필요한데 "맨발로 달려볼까?" 하는 생각을 했죠.
저희 집에서 수성못까지는 걸어서 약 15분 정도이기 때문에 걸어서 수성못까지 가서 한 바퀴를 걷고 다시 집으로 오면 꼭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시간이 좀 빠듯한 날엔 달리기를 했죠.
수성못은 맨발로 산책하기 무척 좋은 곳이죠.
요즘은 저를 위해서(?) 고맙게도 맨발 산책할 때 신발을 보관해 두는 선반도 마련해 놓았고 발을 씻을 수 있는 곳도 만들어 두었더군요.ㅎㅎ
그런데 발은 집에 와서 씻는 경우가 많고 대개는 작은 휴대용 소독 티슈를 가지고 가서 맨발 산책 또는 달리기 후에 간단히 발을 닦고 옵니다.
맨발 산책이나 달리기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휴대용 소독 티슈 정도가 전부입니다. 집에 와서는 혹시 발에 상처가 있는지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소독 티슈만큼이나 중요한 또 한 가지는 용기입니다.
저는 평소에도 남들 눈치를 그렇게 보지 않는 편이라 괜찮은데 제가 해보니 너무 좋아서 다른 분들에게 맨발 산책을 권했습니다. 그랬더니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그리고 발에 상처가 날까 봐 두렵다는 분들도 있었고 벌레에 물릴까, 뭔가 더러운 것이 발에 묻을까 봐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여러분의 몸을 믿으세요. 발바닥은 생각만큼 그렇게 약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생각이 발바닥보다 더 약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용기를 내세요.
당뇨가 있거나 면역이 약하신 분들은 특별히 상처가 나지 않도록 부드러운 바닥에서 걸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맨발 산책 전에 파상풍 예방 주사를 미리 맞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한 분들은 너무 걱정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발바닥이 생각보다 튼튼합니다.
저는 아직 상처가 난 적이 없지만 혹시 상처가 생긴다 하더라도 맨발 산책이 주는 이득에 비하면 그건 충분히 감내할 만한 사소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약 안 먹고 고지혈증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보고 있던 중 혹시 맨발로 걷는 것도 논문이 있을까? 싶어서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접지 이론(earthing, grounding)에 근거하여 맨발 산책의 효과를 설명해 둔 논문들이 꽤 여럿 있었습니다.
아래는 다양한 접지 효과에 대한 간략한 설명입니다.
접지 이론은 인체는 물과 다양한 전도체인 결체조직으로 연결되어 있고 몸속에서의 신경전달, 호르몬 작용, 혈액 흐름 등은 전기적 상호작용이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 마디로 사람의 몸은 살아 있는 전기기구(?) 같아서 지구라는 큰 충전기에 제대로 전기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몸 안에 염증이 쌓이면 단백질 주변으로 양전하들이 쌓이는데 전자와 쌍을 이루지 못하면 염증이 더 심해지고 DNA 변형이 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유전자를 거의 무한정으로 가지고 있는 맨땅과 맨발이 만나면 몸속의 전기적 불균형이 땅에 있는 자유전자를 받아들여 중화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고층 건물보다는 단층 건물에 사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흙을 자주 밟고 사는 사람들이 병치레가 적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죠.
다양한 맨발의 효과를 설명하고 있는데 모든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습니다.
추가적인 논문 검색을 해 보았는데 골다공증과 면역 증강 효과는 연구방법 자체가 조금 애매한 연구라서 글씨를 작게 썼습니다. 나머지는 충분히 근거가 있는 주장이었습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을 두 가지만 얘기하자면 혈액을 묽게 한다는 것과 염증이 줄어든다는 것이었습니다.
1. 혈액을 묽게 만드는 것은 고지혈증 치료의 핵심
고지혈증이 결국에는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혈액을 묽게 하려고 항혈소판제(아스피린, 플라빅스 등) 약을 먹기도 하니까 이것은 고지혈증의 가장 중요한 합병증을 막는 핵심적인 내용이죠.
2. 염증을 억제하는 것은 콜레스테롤을 악질로 만드는 것을 차단하는 것
고지혈증에서 콜레스테롤 그 자체가 높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염증이 추가되어야 착한 콜레스테롤이 나쁜 콜레스테롤로 타락한다고 말씀드렸죠? 그러니 염증을 억제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좋은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성 염증이 억제가 된다면 그것은 암, 파킨슨, 알츠하이머 등의 모든 성인병과 퇴행성 질환에 희소식이 될 수 있습니다.
다발성 경화증은 면역과 염증에 의한 결과라는 정도만 알려져 있지 정확한 기전이 밝혀져 있질 않아서 아직도 근본적인 치료방법을 모르는 병입니다. 그런데 이 병은 고위도 지방, 즉 추운 지방에서 많이 발생하고 더운 저위도 지방에서는 많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저는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병들도 혹시 이런 맨발로 생활하는 비율이 낮은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추운 지방에서는 신체를 땅과 접촉하는 일이 거의 없을 테니까 말이죠. 물론 아직까지 이런 내용으로 연구한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만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쯤에서 접지 이론에 대해 좀 더 확인해 보고 지나가겠습니다.
인체는 인대, 근육과 힘줄, 뼈, 피부, 혈관 등 모든 기관들이 결체조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것은 마치 온몸이 전선으로 뒤덮여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몸에서 전기적 신호가 미치지 않는 곳은 하나도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인체는 하나의 전자기장이라는 에너지 덩어리 또는 "살아있는 전자 기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맨발로 땅과 만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맨발로 대지와 만나는 것은 대지에 있는 자유전자를 받아들여 인체의 결체조직에 보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체조직은 우리 몸의 구석구석을 그물망처럼 이어주는 모든 성분들을 말합니다.)
늘 절연체인 신발을 신고 땅과 직접적으로 만날 기회가 없는 우리 몸은 반복되는 산화 스트레스로 인해 전기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됩니다.
자유전자가 부족하여 전기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으면 염증이 잘 생기고 DNA가 변형이 되기 쉽죠.
신발을 벗고 맨발로 대지와 만나게 되면 염증 또는 산화 등으로 자유전자가 부족하여 전기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던 결체조직이 자유전자를 받아들여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몸을 전기적으로 안정한 상태로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과도한 염증도 호전이 되고 DNA 변형도 막을 수 있습니다.
맨발로 산책을 하면 전기적으로 중화를 시키는 것이지 우리 몸에서 꼭 필요한 염증반응까지 억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항염증제 약을 쓰는 것과는 다른 점이죠. 약이나 주사를 쓰면 몸에 꼭 필요한 염증인지 과도한 염증인지 가리지 않고 억제하지만 맨발 산책은 과도한 염증을 억제하는 중도에 가깝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사람은 하드웨어적으로는 핸드폰과 같은 전자기계인데 부도체인 신발을 신고 있다면 충전이 되질 않는다는 것이죠.
한 가지 핸드폰과 다른 점은 핸드폰은 충전이 안되면 며칠이면 방전이 되어 아예 먹통이지만 사람은 수십 년을 배터리가 간당간당해도 더 버틴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에너지 레벨이 다르기 때문에 마치 핸드폰이 배터리가 떨어질 때쯤 화면도 좀 어두워지고 반응속도도 떨어지는 것처럼 사람도 근근이 버티기만 할 뿐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할 수는 없습니다.
아래의 표는 사람의 몸이 어느 정도의 전기를 띠고 있는가를 확인한 것인데 접지 패드를 깔고 누워서 가슴과 배, 다리에서 전류량을 잰 것입니다.
접지를 하지 않은 사람보다 접지를 한 사람은 거의 1/100 수준으로 전기적으로 중립에 가깝습니다.
한마디로 접지를 하지 않은 사람은 휴대폰을 오래 쓰면 뜨끈뜨끈하게 열이 나는 것처럼 그렇게 과열되고 염증이 생기기 쉽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접지의 3가지 핵심 요소와 접지가 혈관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그림인데 모세혈관의 단면도입니다.
모세혈관은 가장 가느다란 혈관이고 혈관의 문제는 대부분 모세혈관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모세혈관에서 혈액 흐름이 느려지면 신경에 영양공급이 되질 않아서 말초신경염이 생기고 피부도 푸석해지고 근육에는 힘이 떨어지게 되죠. 일일이 얘기하기도 힘들 만큼 모세혈관의 혈액순환은 온몸 구석구석 영향을 주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심장에서 펌프질을 해서 혈액이 모세혈관까지 가면 굉장히 속도가 느려지게 될 텐데 실제 우리 몸의 혈액순환 속도는 그 정도로 느리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혈관의 내피세포 바로 위에 Exclusion Zone(EZ)이라는 배타 구역이 있는데 여기에는 Glycocalyx라는 다당 외피와 젤 타입의 코팅막과 같은 물이 있습니다. 배타 구역에 있는 물은 일반적인 수소 두 개, 산소 한 개의 H2O 형태의 물이 아니라 전자의 도움을 받은 수소 세 개, 산소 두 개인 H3O2 형태의 구조수라고 합니다.
이 구조수는 모세혈관 내벽을 코팅하고 있으며 전하를 띠고 있는데 적혈구와 전기적으로 상호작용하여 마치 자기 부상 열차가 마찰 없이 빠른 속도로 달리듯 적혈구가 모세혈관을 빠르고 쉽게 지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만일 이 코팅이 벗겨진다면 혈관벽은 쉽게 상처를 받고 혈액의 흐름도 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탄수화물의 악행이 또 나타납니다.
고 탄수화물 식사를 하면 이 다당 외피가 떨어져 나가면서 코팅이 벗겨져 혈관이 상처 나기 쉽고 혈액의 흐름도 방해를 받습니다.
첫째, 햇빛으로 부터 오는 광자가 있어야 합니다.
정오경의 햇빛에서 받는 광자가 접지에는 가장 유리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접지 이론을 믿는 사람들은 정오경에 맨발 산책을 하도록 권하죠. 점심시간에 잠깐이라도 주변에서 흙길을 찾아 맨발 산책을 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입니다.
둘째, 황산염 콜레스테롤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모든 콜레스테롤이 다 악당은 아닙니다. 정상적인 콜레스테롤은 호르몬의 재료, 비타민D의 재료, 신경의 구성요소 등으로 쓰이며 모세혈관에서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재료로도 쓰입니다.
셋째, 자유전자가 필요합니다.
염증이 있거나 몸이 대사과정을 지나면서 만들어 내는 수많은 활성산소들은 전자쌍이 필요한데 접지를 한다는 것은 대지로부터 이런 자유전자를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1. 혈액을 묽게 한다.
고지혈증과 염증은 혈액의 흐름을 느리게 하고 혈액을 뻑뻑하게 만드는데 맨발 산책을 하면 혈액의 점도를 낮춰서 묽게 만듭니다.
고지혈증이 무서운 이유는 어느 날 갑자기 심장이나 뇌에서 혈관이 막히는 일이 생기는데 이런 심혈관질환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 바로 혈액의 점도가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령, 당뇨, 고지혈증, 만성염증, 이미 한 번 이상 심장 또는 뇌혈관질환을 앓은 사람들과 같이 위험인자가 많은 사람들은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을 반드시 먹도록 되어 있습니다.
돈도 들지 않고, 약도 먹지 않고 기분 좋게 맨발 산책으로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이 아닐까요? 물론, 증상이 심한 분들은 약을 드시면서 맨발 산책을 병행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논문의 결론을 보면 접지가 적혈구의 전하를 증가시켜서 혈액을 묽게 하는데 이것은 가장 간단하게 심혈관계 위험성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적혈구는 하나하나 따로 떨어져서 다니면 가장 좋겠지만 몇 개씩 덩어리 져서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좌측은 적혈구가 덩어리 져서 혈액의 점도가 높고 혈액 흐름이 느려진 상태이고 우측은 덩어리 진 적혈구가 별로 없어서 혈액의 점도가 낮고 혈액 흐름이 원활한 상태입니다.
이 실험에서는 접지를 하면 접지하기 전보다 100개 이 적혈구 덩어리 중에서 4개 이상의 적혈구가 뭉쳐진 덩어리가 34.7%에서 15%로 줄어들고 하나씩 따로 떨어져 다니는 적혈구는 26.8%에서 43.1%로 높아졌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접지를 하면 적혈구가 덜 뭉쳐지고 점도가 낮아진다는 말이죠.
여기서 탄수화물이 혈관을 공격하는 방식을 다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 자료는 유투버 닥터 쓰리님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아래의 뇌 MRI 사진은 좌측이 정상이고 우측으로 갈수록 뇌혈관 중에 작은 혈관이 막혀가는 과정을 나타낸 것입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많이 하여 중성지방이 증가할수록 대뇌의 소혈관질환이 많아지고 중증도도 심해집니다.
LDL이 증가하면 오히려 대뇌의 소혈관질환이 줄어들고 중증도가 약해진다는 연구입니다. (물론 LDL이 염증이나 과도한 당에 의해 당화 되지 않아야 되겠죠.)
그러면 어떻게 탄수화물이 뇌의 소혈관질환을 일으키는 것일까요?
위에서 설명드린 모세혈관의 내피세포 위에 코팅된 구조수와 다당 외피를 기억하시죠?
다당 외피가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식사 전에는 머리카락처럼 수북하게 쌓여 있다가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면 급격히 줄어들고 식후 6시간이 되면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다당 외피는 구조수와 함께 혈관을 보호하는 코팅막인데 코팅이 벗겨진 혈관은 상처가 쉽게 나고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며 뇌의 소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뇌혈관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나머지 온몸에 있는 모세혈관들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며 혈관이 망가져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맨발 걷기를 통해 대지의 자유전자를 흡수하여 혈관 내벽의 코팅막을 유지하는 구조수를 튼튼하게 만들면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적혈구가 전자쌍이 부족하여 서로 밀어내는 힘이 약해지면서 엉겨 붙는 현상을 막아 혈액을 묽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맨발 걷기의 의미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가장 중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맨발 걷기는 혈관을 보호하고 혈액을 묽게 만들어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낮춘다
맨발 걷기가 혈액을 묽게 하는 것 외에도 얼마나 다양한 효과가 있는지 다음 시간에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