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리더십"을 읽고 - Part 2
이 글은 내가 전체 임직원이 50명이 채 되지 않는 초기 스타트업의 인사 담당자이자 팀을 꾸려야 하는 신임 리더로 합류하여 2년간 300여 명이 일하며 20배 이상의 매출성장, 그 안에서 꾸준히 이익을 내는 조직으로 성장한 시기를 회고하며 과거의 나에게 현재의 내 생각을 전하는 글이다.
조직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나 사람은 선형적으로 성장한다. 나 역시 예외일 수 없이 그러했다.
하지만 더 나은 사람, 꾸준히 우상향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걸음으로 이 글을 시작한다.
성장하는 스타트업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자의, 타의로 대기업 혹은 기성기업들에 비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더(매니저)로 일할 기회가 찾아온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높은 열정을 갖고 임해 보지만 실무자로 일할 때와는 전혀 다른 어려움과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에 당황하게 된다. 그럴 때 더 좋은 매니저가 되기 위해 책도 찾아보고 선배들과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강의도 들어보며 각자 나름의 돌파구를 찾는다. 나 역시 커리어에서 아주 이른 시기 (5년 차)부터 리더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준비되지 않은 기회에서 스스로의 쓰임을 다하고 나를 믿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부단히 배우고 실행해 보고 성공과 실패를 통해 나아가야 했다. 그 과정에서 위와 같은 과정을 동일하게 밟아왔다. 그 과정에서 리더가 되고 인정받는다는 건 끝이 없는 여정을 걷는 과정이며 리더로서 정도(바른 길)에 맞게 그 역할을 다하고, 성공과 실패를 계속 오가며 구성원과 조직에 진심을 다하는 것이다.
이 책은 많은 분들이 '현인'이라 칭하는 신수정 KT 부사장님의 책이다. 커리어에서 이른 시점에 리더로 출발하여 다양한 규모의 조직에서 실전을 통해 쌓아 온 리더로서의 경험과 조언이 내게는 너무나도 와닿았다. 아직 리더로서의 가치관과 역할, 그리고 목표에 대해 충분한 내공을 쌓지 못한 현장의 수많은 리더분들의 나침반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아래는 각 파트를 읽으며 내가 공감이 갔던 주요 내용과 내 생각들이 정리되어 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책의 첫 파트이자 리더십에 대해 근본적인 요소를 다룬 부분에 집중하려 한다.
경식 생각 : 앞 글에서 조직에서 리더 역할을 맡은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리더의 핵심 미션이 무엇이고 어떻게 달성해 나가야 하는지를 알아봤다. 이번 챕터는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을 의도한 대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움직이기 위해 알아야 할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다.
보통 처음 리더가 된 사람들은 팀의 특정한 직무 영역, 혹은 한 팀을 맡아 일을 시작하게 된다. 구성원 한 명, 한 명을 이해하고 그들이 내가 기대한 성과를 달성하게 만드는 것도 너무 어려운데 이들을 조직이라는 하나의 유기체로 움직여야 한다는 조언은 너무나도 멀게 느껴진다. 나 역시 그랬다.
처음에는 각 팀원들이 갈망하는 요소, 가치에 기반하여 이를 개인의 목표, 팀의 목표와 연결하는 전략을 활용했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열심히 일을 하여 얻고자 하는 요소들이 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는 이들은 이를 위해 개인의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투자할 의지를 갖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렇기에 팀원들을 알아가며 그들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솔직히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혹자는 보상의 빠른 상승을 원하기도 하고, 혹자는 역량을 빠르게 성장시키기를 원하고 동료들에게 인정받기를 원하기도 한다. 이들이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성취할 수 있도록 팀에서 해야 하는 과업들을 분배하고 열심히 일하면 그것들을 얻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실제로 팀원이 3~4분 정도일 때 이 전략은 강력하게 작동했다. 그러나 팀이 성장할수록 모든 분들에게 그만큼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없다는 한계점도 명확했다. 이에 팀이 개별 파트로 나뉘고 성장하면서 새로운 전략을 고민했다.
그때부터 활용한 전략이 팀의 정체성, 철학을 정의하고 팀원들이 맘껏 그 방향으로 뛰어갈 수 있는 판을 설계하는 것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프로스포츠,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야구단의 감독, 단장의 매니지먼트 방식을 보면서 힌트를 얻었다. 엄청난 자본과 대중의 관심, 재능이 모이는 프로스포츠 영역에서 영원한 절대강자는 없다. 서로가 서로를 이기기 위해 꾸준히 분석하고 이를 전략으로 삼으며, 또한 전력을 상승시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강팀 또한 존재한다. 이러한 팀들의 특징은 정체성, 철학이 명확하고 그에 따라 목표와 전략이 세워져 있으며 이를 시스템으로 작동시키며, 팀의 구성원 모두가 그 철학을 동일하게 이해하고 각자 업무에서 발현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리더는 내가 속한 기업의 미션, 비전, 가치(MVC)에 맞추어 우리 팀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철학을 갖고 운영할지, 어떤 구조와 시스템을 갖고 업무를 수행할지, 이를 위해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에서 리더에게 기대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틀을 만드는 설계자(architect)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규모까지 이러한 틀을 설계하고 운영하며 목표를 달성해 낼 수 있는가가 조직에서 그 사람에게 부여할 수 있는 리더십의 권한과 책임 범위가 된다. 그러므로 리더로서 더 큰 조직을 이끌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면 내가 어느 정도의 규모까지 설계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스스로 객관화해 보고 이러한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꾸준히 도전하고 시도해야 한다. 성공과 실패의 과정 모두에서 다음 시도에 더 나은 결과를 위한 배움을 찾아야만 한다.
책에서 많은 배움을 준 문장들
사람을 움직이기 위해 조직 전체가 움직일 수 있는 틀과 방향을 설계하여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그 방향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는 게임할 수 있는 경기장과 룰을 설계하고 제공하는 것)
미션은 그 회사의 정체성, 추구하는 목적, 사업의 진화방향을 의미한다. 이러한 미션은 사람들에게 그 회사의 존재이유를 말해주고, 이 세상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이해하게 한다. 구성원들 또한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깨닫도록 하고 어떤 일을 해아 할지 무엇을 위해서 해야 할지를 알게 한다.
핵심가치는 회사의 기본원칙이며 행동의 룰이다. 그걸 무시하고 돈을 벌 다른 기회가 있을 때에도 도 ㄴ대신 선택할 베짱이 있어야 하는 가치다. 즉 그 회사의 정체성이며, 의사결정의 순위다.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세상에서 카멜레온처럼 변신해야지 무슨 가치냐고 말하는 리더들도 있다. 그러나 방법, 전략, 비즈니스 모델은 더 나은 방안이 있을 때 바꿀 수 있지만 핵심가치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그 기업의 정체성이 사라진다.
핵심가치는 돈을 버는 것을 방해할까? 그렇지 않다. 명확한 철학과 차별화를 통해 돈을 더 크게 벌게 하고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돕는다.
회사의 북극성 같은 미션과, 나침반 같은 핵심가치가 정해졌다면 구성원들은 어디로 향하여 어떻게 일해야 할지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에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어떻게 일할 것인지 방식이 정의되면 ~ 매 건마다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잔소리처럼 들리는 피드백을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 일하는 방식을 명료하게 정의하면 인력채용 시 지원자는 해당 회사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대략 추정할 수 있기에 자신의 가치에 맞는 회사를 선택할 수 있다.
미션, 핵심가치, 일하는 방식은 또한 그 회사의 브랜드, 기업문화와 서로 다 연결되어 있다. 이게 제각각 따로 노는 기업은 철학이 없거나 불분명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직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핵심비결은 목표관리다. 훌륭한 리더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이를 전달하고 공유한다. 이 목표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조직과 역할을 정립한다.
전략이란 무엇인가? 기업이 미래를 달성하기 위한 지도이자 우선순위다.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것은 전략이 아니다. 선택과 집중이 전략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집중할 것과 버릴 것을 정의하는 것이 전략이다.
리더들은 자신이 맡은 조직이 이루고자 하는 to-be의 모습을 정할 필요가 있다. 이 to-be 모습은 더 멀리 보아도 좋지만 약 3년 후 정도로 정하는 것이 실제적이다. 3년 후 그림을 그린 이후 이를 기반으로 1년 목표를 세운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로부터 현재를 만들고 미래를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역으로 해야 한다. 미래를 그리고 그 미래로부터 현재를 만드는 것이 더 낫다.
훌륭한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조직의 독특한 경쟁요소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기 위해 첫 째 고객들에게 물어보라, 둘째 구성원들에게 물어보라. 이를 모구 기록해 본 후 정리해 보라.
미션, 핵심가치, 일하는 방식, 3년 후의 모습과 핵심전략, 1년 후의 목표 및 핵심과제를 문서로 명확히 기록하라. 더 좋은 것은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조직이 가야 할 바를 명확히 가시화할 수 있고, 모든 구성원들의 상호소통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그림을 그렸다면 목표와 전략을 기반으로 조직을 구성하는데, 전략을 실행가능하도록 구성한다. 부서의 목표와 전략과제를 기반으로 구성원 개개인의 목표, 책임, 역할을 명문화한다.
그리고 이를 회사의 인사시스템과 연결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모니터링하며 성과를 측정하고 피드백하며 평가하며 보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며 꾸준히 리마인드 한다.
경식생각 :
위의 조언들 대부분에 대해 전 조직에서 일을 하며 이미 인지하고 공감하고 실행한 것들도 많지만 성공이 압도적으로 많아 결과에 만족하냐 묻는다면 그렇지 못하다. 리더로서 많은 성장도 했지만 스스로 역량 부족을 많이 체감한 부분이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자면 조직의 미션과 비전이 비교적 명확했기에 이를 달성하기 위한 그라운드룰인 핵심가치를 성장한 조직, 사업구조에 맞춰 재정의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에 맞게 모든 구성원이 행동하고 업무를 수행하고 소통하며 의사결정하는 단계까지 충분히 내재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 작업은 보다 긴 호흡과 시간, 노력, 관심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체감했다.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팀이 성장하면서 팀의 일하는 방식이 각 파트별로 조금씩 달라지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개별 업무 특성상 존재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이를 좀 더 명확하게 정의하고 명문화하고 팀에 자리 잡도록 더 노력할 필요가 있었다.
목표와 전략의 경우, 스타트업의 특성 중 하나인 불확실성, 높은 변동성이라는 요소들로 인해 적절한 수준에서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했다. 책에서 나온 것처럼 3년 후의 모습보다 현실적으로 1~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회사의 성장 규모에 따른 팀의 성장 방향, 구조, 전략을 구상했다. 이 과정에서 도움이 되었던 것은 나름대로 더 성장한 조직에서의 업무 경험이었다. 여러 규모, 성장 단계의 조직에서 업무를 해보는 것이 설계자로서 일할 때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는 데 있어 리더로서 충분히 준비하고 대처하지는 못했다. 팀의 업무 수준이 더 상승하면서 그러한 일을 실행할 수 있도록 조직의 역량을 성장시키거나, 그러한 사람들을 새로 영입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너무나도 빠른 성장속도 안에서 모든 파트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준비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많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리더들은 이 부분에 있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최소 두 세 스텝 앞서서 상황을 대비하고 준비해 나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팀이 성장하면서 목표관리, 시스템의 중요성을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처음 조직을 맡을때 팀원 0명, 전체 구성원이 50명이 채 안되던 조직이 2년 만에 내가 맡은 팀의 구성원이 10명이 넘고, 전체 구성원이 250명이 넘어가는 단계로 빠르게 성장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입사 초부터 조직에 목표를 설정하고, 모니터링하며 주기적으로 성과를 정리하고 피드백하는 문화와 프로세스를 학습케 하고, 점차적으로 성장시켜 나갔지만 이 역시 좀 더 앞을 보면서 선제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디테일에 더욱 신경을 썼어야 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전사, 그리고 각 팀, 구성원들에게 기대/부여한 목표의 수준이 적절한지, 평가와 보상의 절차적 공정성이 확보되었고 구성원들이 이를 공정하다 느끼는지, 어떤 때 조직에서 구성원에게 더 큰 역할을 맡기는지에 대해 좀 더 디테일하게 고민하면서 개선해나가야 했다. 기획한 제도와 프로세스가 설계자의 의도대로 이해되고 작동하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 소중한 경험이었다. 함께 일했던 구성원 분들에게 이러한 부분에서 좀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해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부채의식을 여전히 크게 갖고 있다. 탁월한 리더가 되고자 하는 분들, 특히 성장하는 조직의 인사, 전략 등의 직무에서 이러한 설계자 역할을 담당하는 많은 분들이 이러한 부분을 참고하시면 분명 설계자의 의도대로 운영되는 프로세스,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쌓이는 구성원의 신뢰를 경험하실 수 있으리라 믿는다. 현재의 나 역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원래 이번 포스팅까지로 이 책을 정리하려 했다. 그러나 첫 번째 포스팅을 마치고 두 번째 포스팅을 쓰기 위해 책을 다시 읽으면서 너무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고 내게도 와닿아서 마지막으로 하나의 포스팅을 더하여 배움을 공유하려 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파워풀한 팀을 만들기 위한 실제적인 조언사항들을 갖고 내 경험을 이야기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