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검지

by 시와 카피 사이

<아빠의 검지>



아빠는 검지가 짧아

군대에 가지 못했다


골무를 낀 듯

뭉툭하고 단단한 검지


어릴 적 낚시바늘을 빼다

팔뚝만 한 고기에

손가락 마디를 잡아먹혔다는데


진짜인지는 모른다

정말 진짜인 것은, 그 검지로


30년 넘게 타자를 치고

사랑하는 여자에게 꽃다발을 전하고

어린 나를 겨드랑이 깊숙이 껴안아

끝나지 않는

하늘을 보여주었다는 것


훈련소 수료식이 막 끝난

스물한 살의 어느 봄


익숙한 얼굴을 찾아

군중 속을 두리번 거리고 있을 때


문득 내 손을 움켜쥐던

단단한 손아귀 하나


나의 좁은 손바닥 안에서

거센 지느러미처럼 꿈틀거리던

당신의 작은

검지,


고갤 들어

나를 바라보며


햇빛을 가리는 아버지의 손

그 한 마디 틈새로


기다란 빛이 든다




아버지는 검지손가락이 짧습니다. 남들의 절반쯤이나 될까요.


그래서 어딘가를 가리킬 때나 무언가를 누를 때, 검지 대신 중지를 사용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그 손의 악력에 대해선 알지 못했어요. 손을 잡아본 적이 없기에.


어느 날 문득, 아버지가 제 손을 움켜쥐었을 때 알았습니다.

검지가 짧다고 해서 악력이 약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직접 경험해봐야만 알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삶이 그렇고 사람이 그렇죠.


하지만 직접 모든 걸 경험해볼 순 없기에, 우리에겐

문학이 있고 이야기가 있는 거겠죠.


넷플릭스는 본인들의 비젼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야기는 사람을 움직입니다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더 많은 감정을 느끼고

새로운 관점을 접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습니다”


전쟁과 정치적 양극화가

점점 더 심해지는 이 시대에

이야기는 더욱 큰 가치를 갖게 될 겁니다.

결국

그 어떤 정치도 신념도 영웅도 아닌,


이야기가 지구를 구할 거예요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로 잇다.

-넷플릭스 한국 광고




*위 시는 자작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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